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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신곡 낸 김현성 "다시 데뷔하는 기분, 기적 같아"

연합뉴스 이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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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발성 장애 극복…"김현성이 돌아왔다는 말 듣고파"
조영수·김이나 의기투합 '다시 사랑하려해'…"'헤븐'·'소원' 장점 들어간 정통 발라드"
가수 김현성[넥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가수 김현성
[넥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노래하는 순간이 다시 돌아와 기적 같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신곡을 녹음하고 들려드리게 된 순간이 오디니, 믿기지 않을 만큼 기분이 좋고 감격스럽습니다. 다시 데뷔하는 기분입니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헤븐'(Heaven)과 '소원' 등의 발라드로 큰 사랑을 받은 가수 김현성은 지난 15년간 원치 않는 오랜 공백기를 견뎌야 했다.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근육 긴장성 발성 장애'는 미성과 고음을 무기로 삼던 그에게 깊은 생채기를 남겼다. 그가 지난 2021년 JTBC 경연 프로그램 '싱어게인 2'에서 처절한 '헤븐' 무대로 시청자와 심사 위원에게 안타까움을 안긴 건 이 때문이었다.

김현성의 컨디션이 '바닥'을 찍던 시절 녹음실에서는 그를 두고 '끝났다'거나 '목소리가 갔다'는 뒷말까지 돌았고, 이는 비수가 돼 그의 가슴에 꽂혔다.

김현성은 이 기간 잠시 가수의 길을 접고 약 3년간 일반 회사에 다니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싱어게인 2' 출연 이듬해인 2022년 조영수 작곡가가 이끄는 넥스타엔터테인먼트에 합류해 차근차근 목을 가다듬었다. 목 상태가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희망을 품었고, 컨디션이 잠시 내려가더라도 '뚜벅뚜벅' 연습과 재활을 멈추지 않았다.


두려움을 떨쳐내고 날아오르는 데 성공한 어린 새의 이야기를 담아 김현성이 2022년 내놓은 책 '어린 새'는 결국 자기의 이야기였던 셈이다.

김현성은 이로부터 약 3년이 지난 2025년 5월 드디어 새 디지털 싱글 '다시 사랑하려 해' 발매를 앞두고 있다.

김현성은 지난달 서울 강남구 소속사 넥스타 사옥에서 기자들을 만나 "다시 음악을 하게 돼 기쁘다"며 "책의 이야기처럼 치유돼 날아오르는 새가 되기를 꿈꾸며 연습했다. 책에서는 새가 빠르게 회복하는데, 나는 3년 반이나 걸렸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중요한 부분은 내 (높은) 음역대가 다 회복됐다는 것"이라며 "원래는 고음에 대한 공포심이 있어서 요즘 유행하는 잔잔한 노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연습하다 보니 음역대가 가장 먼저 회복되더라. 이번 신곡의 고음은 '헤븐'의 가장 높은 음과 같을 정도로 내 원래 타고난 음역과 거의 같다"고 설명했다.

'다시 사랑하려 해'는 스타 작곡가 조영수와 유명 작사가 김이나가 의기투합해 만든 노래로, 이별 후의 아픔과 사랑을 갈망하는 감정이 묘사됐다. 오랜만에 다시 무대에 서는 김현성의 이야기로도 들려 뭉클함을 안긴다.

가수 김현성[넥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가수 김현성
[넥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현성과 그의 아내인 걸그룹 배드키즈 출신 니카는 몇 달 전 달리는 차 안에서 이 노래를 처음으로 조영수 작곡가에게 받아 처음으로 들었다. 그는 가슴 한편이 '찡하게' 울리는 것 같았고, 아내는 아예 옆에서 '펑펑' 울었단다.


김현성은 "김이나는 내가 담아내고 싶었지만 모호하게 상상만 하던 이야기를 잘 그려냈다"며 " 힘들었던 나의 이야기를 아픈 스토리가 아니라 사랑 이야기로 빗대 표현해줘서 탁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영수형(조영수)이 곡을 잘 쓰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부르는 내 입장을 고려해 마음을 많이 써줬더라. 나를 다시 잘 되게 해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보여 뭉클했다"며 "'소원'의 미성과 '헤븐'의 리듬감과 고음을 절묘하게 녹여냈다"고 덧붙였다.

김현성은 이번 노래가 완성되자 '싱어게인 2'에서 그를 심사하고 눈물을 보였던 후배 가수 규현에게 먼저 들려줬다. 흘러간 가수가 오랜만에 방송에 나와 노래를 못 부르고 끝나버릴 수도 있었던 자리를, 당시 방송에서 규현이 마음을 써 주면서 스튜디오의 공기와 흐름이 바뀐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 컸기 때문이었다.

김현성은 "노래를 준비하면서도 이 곡의 첫 청자는 규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혼자 하곤 했다"며 "매니저를 통해 리스닝 세션(사전 음악 감상) 참여를 부탁했는데 다행히 바로 응하는 답장이 왔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가수 김현성[넥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가수 김현성
[넥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면서 "이번 곡은 발라드 장인들이 모여 만든 이 시대에 듣는 정통 발라드 프로젝트"라며 "AI(인공지능)의 도움을 얻어 내 과거 목소리를 복원시키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였는데, '소원'·'헤븐' 때와 비슷한 목소리가 나와 너무 기뻤다"고도 했다.

김현성은 앞으로 다양한 무대를 통해 오랜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아직 '실패한 가수'라는 꼬리표가 완전히 떨어진 건 아니지만, 이번 복귀를 통해 그간 자신을 응원해준 이들의 마음에 보답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또한 "나는 록 느낌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팝적인 섬세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가수"라며 "'김현성이 돌아왔다'는 말을 가장 듣고 싶다. 그 한마디를 듣고자 여기까지 왔다"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김현성다운 음악을 계속하고 싶어요. 오랜만에 녹음실에 들어가니 신인 가수처럼 너무나 기분이 좋았거든요. 하하."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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