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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이혜영 "난 정신병원 가야 하는 사람...연기가 살게 하죠" [mhn★인터뷰②]

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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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킬러 변신' 이혜영 "파과, 하고 싶지 않았는데..." [mhn★인터뷰①]에 이어서...


(MHN 장민수 기자) 60대 여성 킬러 조각, 60대 여성 배우 이혜영. 누군가는 주류에서 멀어진 존재라고 할지 모르나, 영화 '파과'를 보면 조각도 이혜영도 여전히 중심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혜영은 1981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데뷔한 후 45년 가까이 배우로서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20대부터 60대까지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을 맡아왔다.

그리고 이번 '파과'에서 나이와 성별, '레전드'라는 수식까지 공유하는 조각을 연기했다. 조각과 처한 상황이 닮은 부분도 있다. 그런 그는 현재의 위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는 "과거에는 여자 배우의 역할은 남자의 상대적 존재였다. 근데 이제는 독립적인 여성 캐릭터도 다양해졌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나 "그렇다고 뭔가 대단하게 볼 것도 없다"라며 "여배우, 여자를 떠나서 한 인간으로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한 개인으로서의 존재를 강조했다.

이혜영과 영화의 인연은 참으로 오래됐다. 한국 영화계 거장인 이만희 감독의 딸이기도 한 그다. 그러나 이혜영은 자신이 배우가 된 건 부친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아버지는 우리를(가족을) 너무 고생시켰다. 자기가 하는 것에 모든 걸 바치는 스타일이다"라며 "날 배우가 되게 만든 건 영화와 극장. 내가 본 나의 세계지 아버지에 관한 건 없다"라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랜 시간 배우로 활동했으나 "배우라는 직업은 늘 고통스럽다. 고통에 익숙한 사람이 배우를 하는 것 같다"는 이혜영. 자신이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이기에 배우라는 직업과 잘 맞는 것 같다고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나는 내 마음대로 사는 게 늘 두려워서 통제 좀 해달라고 한다. 다행히 결혼, 자식, 안정된 가정 속에서 연기가 안정적이 됐다"라며 "난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정신병원 다녀야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배우이기에 그런 게 좀 용서되는 것들이 있다. 나 스스로는 불안한 사람이다. 연기를 통해서 날 살아가게 했을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 자유분방함과 통제의 적절한 조화가 배우로서 이혜영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낸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자신의 스타일이 독특하다고 해서 독보적인 능력이 있다고 보지는 않았다.


이혜영은 "연기할 때 내가 잘났다고 생각하고 한 적은 없다"고 겸손했다. 이어 "누구의 통제에 들어간다고 누가 책임지는 게 아니다. 내 방식대로 살았을 뿐이고 그 안에서 연기를 했으니 연기도 그렇게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고 돌아봤다.

이혜영은 '파과' 개봉 이후, 오는 5월 8일 개막하는 국립극단 연극 '헤다 가블러'를 통해 무대에서 관객과 만난다.


그는 "연극은 일회성이라 더 좋은 게 있다. 보면서도 계속 바뀐다. 배우가 무대 올라가면 연출이 통제를 못 한다. 배우들끼리 뭔가 달라져 있기도 하다. 매번 새로운 관객이 올 때마다 새로워진다"라며 무대에서 선보일 새로운 연기에 대한 기대도 당부했다.

사진=NEW, 수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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