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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홀로 '뒷걸음질' 임종룡號 우리금융, 보험사 인수 한 줄기 빛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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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한 실적 부진
보험사 인수 통한 비은행 강화 절실
동양·ABL생명 인수 시 10% 가량 순익 성장 기대


우리금융그룹이 올해 1분기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 친 가운데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보험사 인수를 통한 비은행 강화가 절실해졌다. /박헌우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올해 1분기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 친 가운데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보험사 인수를 통한 비은행 강화가 절실해졌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올해 1분기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순익이 그룹 전체 순이익을 넘어서면서 아쉬운 성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빈약한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그룹 실적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그룹 손익 방어를 위해서라도 보험사 인수를 통한 비은행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금융에선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시 10% 가량 순익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점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61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3%(2084억원) 급감했다. 이는 증권가에서 예상한 7700억원 규모의 전망치를 밑도는 수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1분기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한 노력으로 자본적정성을 대폭 제고했고, 분기배당 선진화 절차 도입 등 주주친화정책도 적극 이행했다"며 "2분기에는 증권사 영업을 본격화하고, 알뜰폰 등 사업 다각화로 그룹의 수익 창출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타 금융지주가 분기 기준 최대 수익을 내는 등 호실적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62.9%(6553억원) 급증한 1조6973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12.6%(1668억원) 증가한 1조4883억원, 하나금융은 9.1%(937억원) 늘어난 1조1277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써냈다.

특히 올해 1분기 우리금융의 그룹 순이익 대비 은행 비중은 102.8%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크다. KB 60.5%, 신한 75.8%, 하나 88%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63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 감소했다. 다만, 이는 우리금융의 순익을 웃도는 수치다. 그룹 순익에서 은행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은행 실적이 고꾸라지면 지주의 실적도 뒷걸음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4대 금융 시중은행 순이익을 살펴보면 신한은행 1조1281억원, KB국민은행 1조264억원, 하나은행 9929억원을 기록했다. 은행만 놓고 봐도 우리은행이 부진한 실적을 냈다.

카드와 캐피탈을 제외한 대부분 계열사의 순익 기여도가 미미하거나 마이너스를 보였다.


우리카드와 우리금융캐피탈은 각각 328억원, 306억원의 순익을 냈다. 우리자산운용 38억원, 우리금융저축은행 37억원, 우리금융에프앤아이 32억원, 우리투자증권 13억원, 우리펀드서비스 10억원, 우리PE자산운용 4억원 등 나머지 계열사의 순익은 크지 않았다. 우리자산신탁은 138억원 순손실을 기록했고, 우리벤처파트너스, 우리신용정보, 우리FIS, 우리금융연구소 등도 적자를 냈다.

우리금융은 빈약한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그룹 실적에 발목을 잡으면서 손익 방어를 위한 보험사 인수가 절실한 실정이다. 우리금융에선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시 10% 가량 순익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한다.

이성욱 우리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지난달 25일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보험업 진출은 지난 1월 자회사 편입 승인 신청서를 접수해 현재 금융위원회 심사 중"이라며 "인수가 완료될 경우 최종 재무 역량은 여러 가지 금융 환경 변화나 상황에 따라서 변동될 수 있지만, 그룹 자본 비율 영향은 크지 않으면서 현재 당사 당기순이익의 약 10% 수준 증액과 약 1%포인트 수준의 ROE(자기자본이익률)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인하나 보험업 규제 강화 등에 따른 보험사 건전성 관리 이슈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고, 자회사로 편입되면 향후 양사 자본비율을 보수적으로 관리할 생각"이라며 "인수 후에 킥스(지급여력) 비율을 비롯한 재무 건전성 개선을 경영 목표로 안정적 사업 구조를 구축하는 데 최우선을 둘 것이고, 지주나 그룹 차원의 자본비율을 추가 부담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우리금융그룹이 올해 1분기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 친 가운데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시 10% 가량 순익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사

우리금융그룹이 올해 1분기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 친 가운데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시 10% 가량 순익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사


이 가운데 금융위원회는 오는 2일 정례회의를 열어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 인수를 상정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달 28일 안건심사소위원회를 열어 동양·ABL생명 인수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했다.

동양·ABL생명보험 M&A는 매월 두 차례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결정된다. 정례회의에 안건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안건심사소위의 사전 검토를 거쳐야 한다. 소위는 지난 3월 27일과 10일, 지난달 18일(임시회의)과 28일 등 네 차례 회의를 열어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 인수건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등 금융위원들이 안건 상정 여부를 결정하면 2일 정례회의에 무난하게 안건이 올라갈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실태평가에 있어 3등급의 성적을 받았으나 금융위가 자본 확충, 내부통제 개선 등 조건을 달아 우리금융 M&A를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내부통제 개선과 자본 확충 계획 등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이와 관련한 사항을 금융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은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을 만나 주주환원 정책과 지난해 착수한 동양생명·ABL생명 인수와 관련된 그룹의 현황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가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집중 질의했고 임 회장은 "금융그룹의 경쟁은 포트폴리오의 경쟁이므로 보험사 인수가 중요하다"고 재차 설명하며 의지를 표명했다.

자본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의 경우 올해 1분기 기준 12.42%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 대비 0.2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연내 목표치인 12.5%에 근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와 금융권에서는 동양·ABL생명 M&A가 마무리된다면 우리금융 비은행 자회사의 성장과 수익 확보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중 보험사 인수를 기반으로 비은행 부문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재의 자본비율 개선 속도를 고려했을 때 주주환원율 우상향 기조도 변함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도 "우리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보다 낮았던 이유는 증권사 영업력 확대를 위한 비경상비용 반영과 비경상충당금 부담 확대가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이어 "아직 동양생명·ABL생명 인수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결정된다면 비은행 자회사의 성장과 수익 확보에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 결정을 앞두고 건전성 관리에 특히 힘쓰고 있다"면서 "대출 등 자산성장이 둔화돼 가고 있는 상황에 금리인하 예상에 따른 NIM(순이자마진) 축소가 더해져 은행 손익 비중이 압도적인 우리금융의 경우 보험사 인수를 통한 그룹 전체의 손익 방어가 절실할뿐더러 그룹사 간 시너지 확대에 기여함으로써 그룹 전체의 성장 및 고객, 주주 효익 증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보험사가 장기 투자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지속적 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회사의 펀더멘털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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