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선거를 관리하겠다던 한덕수 권한대행이 직접 선거에 뛰어들었습니다. 정치부 강희연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강 기자, 한덕수 대행 출마를 놓고 사실상 국민의힘 특정 계파의 기획 아니냐, 더 나아가 윤 전 대통령의 뜻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어요?
[기자]
친윤계 의원들이 한덕수 대행 지지로 쏠리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얼마 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대통령과 당과의 관계가 수평적이지 못했다'는 취지로 반성의 뜻을 내비칠 정도로 대선 국면 들어서서는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사이에 연결 고리가 약해지는 분위기입니다.
'윤심'만으로 한 대행이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움직였다기 보다 영남권에 기반을 둔 당내 주류 세력들이 주축이 되어 한 대행을 대선판으로 데려왔다고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할 것 같습니다.
[앵커]
탄핵 반대를 주장하던 국민의힘 의원들을 말하는 거죠?
[기자]
그동안 한 대행 출마를 공개적으로 띄워 온 사람들, 대표적으로 윤상현, 박수영, 성일종 의원 등입니다.
실제 이들 중 일부는 현재 김문수 경선 후보 캠프에 합류해 있습니다.
한 대행과의 단일화에 가장 열려 있는 김 후보를 지지해 사실상 한 대행을 최종 후보로 만들려는 포석을 깐 행보란 해석이 있었는데요.
김문수 캠프에선 이런 본심이 공개적으로 나오기도 하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박민식/김문수 캠프 전략기획본부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김문수와 한덕수, 문덕쌍수라고 우리는 일컫는데요. 을지문덕 장군이 살수대첩에서 수양제를 격파했듯이 문덕쌍수가 힘을 합쳐서 이재명을 격파할 수 있다…]
경선 중인 한동훈 후보는 한 대행을 지지하는 세력에 대해 "이들의 목표는 대선 승리가 아니라 자기들 기득권을 유지하는 데 있다"는 취지로 비판하고 있는데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한 대행 출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큰데, 무엇보다 계엄 사태의 책임이 있지 않냐는 거 아닙니까?
[기자]
한 대행은 현재 내란 혐의를 받는 피의자입니다.
경찰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서 수사에 대한 부담을 안고 선거를 뛰어야 할 걸로 보이는데요.
한 대행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다만, 윤석열 정부 내내 국무총리를 지냈고 내란사태 당시 국정의 2인자였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계엄으로 야기된 대선에 뛰어든 것을 두고 출마 명분이 약하단 지적이 당 내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게다가 선거를 관리해야 할 권한대행이 직접 선거에 나가고, 이것 때문에 또 대행의 대행 체제가 만들어지게 됐어요?
[기자]
한 대행이 사퇴함에 따라 최상목 경제부총리의 권한대행 체제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한 대행은 민주당의 탄핵 소추에 의해 직무가 정지됐을 당시에도 헌법재판소에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해 탄핵심판을 신속히 심리해달라"는 의견서를 4차례나 냈는데, 복귀한 지 39일 만에 대행직을 다시 던진 겁니다.
오늘(1일) 대국민 담화에서도 "전 세계 통상 질서가 급변하고 지정학적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지만, 한 대행의 출마로 우리 경제의 대내외 불확실성이 더 커졌단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강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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