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트럼프, 가짜 사진 들고 “여기 갱단 이름 있잖아!”…기자회견 난장판

서울흐림 / 15.5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1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 미국 정부의 실수로 엘살바도르 대형 감옥으로 추방된 에브레고 가르시아의 손에 새겨진 문신을 보여주는 이 사진에서는 갱단 조직의 명칭인 MS-13이라는 글자들이 인위적으로 편집되어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1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 미국 정부의 실수로 엘살바도르 대형 감옥으로 추방된 에브레고 가르시아의 손에 새겨진 문신을 보여주는 이 사진에서는 갱단 조직의 명칭인 MS-13이라는 글자들이 인위적으로 편집되어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진에 인위적으로 편집되어 들어간 갱단의 명칭을 실제 문신이라고 주장하며 언론 인터뷰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에이비시(ABC)와 회견에서 미국 정부가 실수로 엘살바도르의 테러범수용센터(CECOT)로 추방한 킬마 에브레고 가르시아의 주먹뼈에 중앙아메리카와 미국에 분포한 악명높은 갱 조직인 마라살바트루차를 의미하는 ‘엠에스(MS)-13’ 문신이 새겨져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21일 소셜미디어에 나뭇잎, 웃는 얼굴, 십자가 그리고 해골이 각 손가락에 그려졌고, 그 손가락마다 M, S, 1, 3이라고 쓰인 문신을 가진 가르시아의 주먹을 보여주는 사진을 올렸다. 하지만, 이 사진에서 M, S, 1, 3은 디지털로 편집돼 인위적으로 삽입된 것이다. 가르시아의 주먹에 새겨진 나뭇잎과 해골 등 문신이 갱단을 의미한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삽입된 것이다.



미국 법원은 가르시아가 트럼프 행정부의 실수로 추방돼 엘살바도르의 대형 감옥에 수감됐고, 미국으로 다시 송환돼야 한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가르시아가 명백히 갱단의 일원이라며 법원의 명령 이행을 거부하고 있다.



이날 회견에서 진행자인 테리 모런은 트럼프에게 전화 한 통화면 가르시아를 데려올 수 있지 않냐고 물었다. 이에, 트럼프는 “그가 당신이 말한 대로 신사라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나, 그는 신사가 아니다”며 “내가 그런 결정을 한 사람이 아니다”고 정부의 법률가들이 그를 미국으로 데려오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M, S, 1, 3이라는 글자가 그의 손가락에 새겨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진행자인 테리 모런은 그것은 사진 편집된 것이라고 지적하자, 트럼프는 “헤이, 테리 그러지 말아라. MS-13이라고 쓰여있다”고 거듭 반박했다. 트럼프는 “사진 편집됐다고? 당신한테 일생에서 큰 기회를 줘서, 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 내가 당신을 몰랐기 때문에 당신을 (회견 진행자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에 모런은 그 문신을 그런 식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말하자, 트럼프는 “테리, 아니다, 아니다…그에게는 명백히 MS가 있다. 해석이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왜 ‘그가 그렇다’고 말하지 않냐”며 “다른 것으로 넘어가자”고 해 결국 소동을 끝냈다.



이 회견 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가르시아의 문신은 “폭력적인 갱의 휘장”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가르시아의 주먹에 MS-13이라는 문신이 없다는 사실을 트럼프가 왜 받아들이지 않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한편, 미국 언론들은 범죄 전문가들을 인용해, 가르시아의 주먹에 새겨진 나뭇잎 등 문신들이 MS-13 갱단을 상징하는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