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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간의 황금연휴가 시작된 1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서 SK텔레콤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6일까지 공항 이용객이 약 148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3일 약 21만 여명의 이용객이 몰리며 최대 혼잡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
SK그룹이 10만여명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유심(USIM)보호서비스 가입을 주문했다. 전체 그룹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유심보호 서비스 안전성을 부각하고, 몰려드는 유심 교체 수요를 조금이나마 줄이려는 행보다. SK텔레콤에 대한 책임 강화 요구와 동시에, 유심 해킹사태 이후 과도한 사회적 혼란을 줄이기 위해 차분한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1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구성원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SK텔레콤, SK㈜,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SK그룹 전 계열사 임직원 약 10만 명이 접속해 볼 수 있는 인트라넷에 게시했다.
유 사장은 현재 상황에 대한 진행경과 소개와 사과를 전하며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강조했다. 유심보호서비스는 유심 카드 또는 e심(eSIM)을 다른 사람의 기기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차단하는 서비스다. SK텔레콤은 2개월 내 1000만개 유심을 확보·교체할 예정이지만, 현재 확보 재고가 100만여개에 불과해 안전장치로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우선 독려하고 있다.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자는 1300만명을 넘어섰다.
SK텔레콤은 유심보호서비스를 가입하지 않은 이용자가 복제폰 등 피해를 당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100% 보상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체 유심 확보 전 이용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는 행보다.
이번 유심 해킹 사태로, 우선 SK텔레콤이 유심 교체와 피해 수습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데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미 발생한 유심해킹 사태에 대해 보다 큰 사회적 혼란을 줄이기 위해 차분한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전문가와 업계로부터 나온다. 유심 교체에 대한 과도한 공포증이 범죄자들의 또다른 먹이가 될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SK텔레콤의 유심예약이 완료됐다며 URL을 클릭하도록 해 악성앱을 설치하도록 스미싱 사례가 발생했다. SK텔레콤 공식 메시지에는 URL 링크가 포함되지 않는다. 또 일부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1만원짜리 유심을 15만원에 판매하며, 부당이득을 취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휴대폰 번호이동 시장도 유심 해킹사태 혼선을 틈타 특정 성지 스팟을 이용해 '공짜폰'을 제공해 과도한 이용자 차별을 유발하는 불법영업이 이어지고 있다.
또,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보다 근본적으로 통신망 안전과 진화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논의는 현재까지는 부족한 실정이다. 과거 통신사 해킹, 통신장애 사태, 화재 사태 등을 통해 각종 디지털 침해사고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구축하고, 통신3사, 정부, 전문가가 함께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이번 사태에서도 국민 불안이 어느정도 해소된 다음에는 통신망 안전을 위한 근본적 대안을 찾아야한다는 목소리가 전문가로부터 나오고 있다.
이성엽 고려대 교수는 “유심 해킹으로 인해 국민이 갖는 정서적인 불안감은 충분히 이해할만하다”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와 국회 입장에서는 객관적 시각을 견지하고 사건에 대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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