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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13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위키드’…“어느 시대나 공감하는, 연대와 공존의 이야기”

헤럴드경제 고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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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위키드’ 오리지널팀 내한
7월 12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개막

뮤지컬 ‘위키드’

뮤지컬 ‘위키드’에서 글린다 역을 맡은 코트니 몬스마와 엘파바 역을 맡은 셰리든 아담스가 부르는 ‘널 만났기에’(For Good) [에스앤코 제공]

뮤지컬 ‘위키드’에서 글린다 역을 맡은 코트니 몬스마와 엘파바 역을 맡은 셰리든 아담스가 부르는 ‘널 만났기에’(For Good) [에스앤코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12.4m의 타임드래곤, 수천 개의 비눗방울과 함께 등장하는 글린다의 버블머신, 엘파바의 짜릿한 플라잉….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화려한 무대 매커니즘과 곳곳에 내려앉은 철학적 메시지까지. 뮤지컬 사상 가장 완벽한 이야기 구조와 무대예술로 매만진 작품이다. 진정한 ‘기록의 아이콘’인 초록마녀가 마침내 돌아온다. 전 세계를 사로잡으며 나라마다 ‘브로드웨이 센세이션’을 불러온 바로 그 작품, 뮤지컬 ‘위키드’다.

13년 만에 오리지널팀 내한을 성사시킨 신동훈 에스앤코 대표는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공연 업적을 만들어가고 있는 ‘위키드’를 준비하며 세계적인 슈퍼스타를 초청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며 “이 작품이 변화의 신호탄이 돼 침체된 한국 뮤지컬 산업의 새로운 서막을 열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키드’는 초록색 피부를 갖고 태어난 엘파바가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가장 거대한 블록버스터’로 불리는 뮤지컬은 스토리와 무대 연출, 연기 등 삼박자가 어우러진 이상적인 작품이다.

2003년 미국에서 초연한 뒤 브로드웨이 최초 주간 박스오피스 500만 달러를 달성(2024년 12월 기준)했고, 웨스트엔드에선 주간 박스오피스 최고 기록(2025년 1월)을 세웠다. 전 세계 16개국에서 6개 언어로 번역돼 70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역대급 블록버스터다.

오는 7월 공연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뮤지컬 ‘위키드’에서 글린다 역할을 맡은 코트니 몬스마는 “‘위키드’는 어떤 사회, 어떤 시대에서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뤄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았다”며 “우리가 사는 사회와는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탈출구 같은 작품”이라고 했다.


뮤지컬 ‘위키드’에서 글린다 역을 맡은 코트니 몬스마와 엘파바 역을 맡은 셰리든 아담스[에스앤코 제공]

뮤지컬 ‘위키드’에서 글린다 역을 맡은 코트니 몬스마와 엘파바 역을 맡은 셰리든 아담스[에스앤코 제공]



이 작품에서 온몸을 초록색으로 물들인 엘파바 역할은 특히나 상징적이다. ‘위키드’의 음악을 총괄하는 뮤지컬 슈퍼바이저 데이비드 영은 “엘파나 역할은 뮤지컬 산업에서 가장 도전적이며 힘든 역할 중 하나”라며 “노래만 잘해야 하는 것이 아닌 연기도 잘해야 하는 데다 캐릭터의 연약함, 진솔함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내한에선 셰리든 아담스가 엘파바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아담스는 “(‘위키드’는) 주요 무대에서 주연을 맡은 첫 데뷔작이자 어릴 적부터 간직한 꿈”이라며 “엘파바는 굉장히 도전적이고 힘든 역할이라 공연에 들어가기 전부터 연기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하며 하루를 보내곤 한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아담스 개인에게도 위로와 성장의 계기가 됐다. 그는 “학교 다닐 때 따돌림당하거나 소외된 경험이 있다”며 “내게 ‘위키드’는 남들과 다른 점도 당당하게 받아들여도 괜찮다는 것을 가르쳐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엘파바와는 달리 모두에게 주목받는 또 다른 주인공 글린다 역의 몬스마는 “글린다는 태어날 때부터 많은 특권을 가진 캐릭터”라면서 “엘파바를 통해 긍휼과 연민을 배우고 점차 바뀌어 가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난 연기를 잘 못해 내가 글린다 자체”라며 “글린다라는 역할은 내가 살아온 시간 안에서 삶의 경험이 쌓이듯 달라진 시대와 어우러져 코믹 연기 요소가 묻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통역이 필요 없는 몸 개그 요소는 누구나 좋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뮤지컬 ‘위키드’의 음악 슈퍼바이저 데이비드 영 [에스앤코 제공]

뮤지컬 ‘위키드’의 음악 슈퍼바이저 데이비드 영 [에스앤코 제공]



장수 스테디셀러인 만큼 달라진 시대를 반영해 조금 더 매만진 부분도 있다. 특히 음악과 유머의 속도 조절은 바쁘고 빠른 사회를 살아가는 ‘현재의 관객’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장치다.


데이비드 영은 “모던해진 사회에 걸맞게 음악도 빨라지고 가벼워지면서 더 발랄해졌다”며 “코미디도 현재의 우리 사회에 맞게 바뀐 부분들이 있으니 찾아보면 재밌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동화 같은 무대와 마법처럼 이어지는 환상적 세계관은 정교하게 직조된 서사와 보편적 가치를 담아내며 관객에게 사고의 확장을 가져다준다. 이 작품의 메시지는 결국 차별과 혐오를 넘어 연대와 공존으로 향한다. 어느 시대에나 ‘위키드’가 공명하는 이유다. 뉴욕타임스는 작품에 대해 ‘이 시대를 정의하는 뮤지컬’이라고 했다.

아담스는 “이야기는 인류가 궁금해하는 것들, 호기심을 갖는 것들을 다루며 정치적 요소들, 사회에서 다뤄야 할 어려운 문제들을 깊이 있게 건드린다”며 “저마다 사회적 위치는 다르지만 지금 내가 있는 곳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작품”이라고 했다. 몬스마도 “(‘위키드’에선) 작은 사랑도 멀리까지 닿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누군가를 섣불리 판단하거나 나와 다르다는 편견 대신 서로를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전한다”고 했다.

한국 관객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은 특히나 높다. 데이비드 영은 13년 전 지휘자로 내한 공연을 함께 한 기억을 떠올리며 “2012년 마지막 공연 때 출연자 출입구에서의 광경을 잊지 못한다”며 “축구 팬들이 와 있는 것처럼 다 모여 노래를 큰 소리로 불러줬다”고 했다. 몬스마는 “우리 작품을 처음 보는 사람은 물론, 50번째 보는 회전문 관객들도 뮤지컬에 대한 사랑을 느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연은 7월 12일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시작, 11월 부산, 내년 1월 대구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