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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오요안나 친오빠 "가해자들, 날씨 전하며 안온한 일상…2차 가해 통탄"[전문]

스포티비뉴스 장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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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친오빠가 애끊는 심정을 토로했다.

오요안나 친오빠는 4월 30일 고인의 생일을 맞아 “오늘 요안나가 평소 좋아하던 음식들을 소소하게 준비하여 생일상을 차렸다. 매년 축하해줬던 생일인데 이제 연락해도 받을 수 있는 동생이 없다는 게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오요안나의 친오빠는 동생의 SNS에 글을 올리고 “누구보다 밝고 열심히 살았던 동생의 휴대전화에서 자신의 사후를 대비한 듯한 증거 모음집을 보며, 동생의 마지막 선택이 충동적인 감정에 의한 것이 아니었음을 느껴 여전히 통탄스럽다”라며 “저희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동생이 겪은 괴롭힘은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 번쯤 겪을법한 부당한 일이 아닌,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갈 만큼의 심각한 수준의 괴롭힘’이었다는 사실”이라고 오요안나가 극심한 괴로움으로 고통스러워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제 동생은 끔찍한 괴로움 끝에 삶을 포기하는 선택을 내렸는데, 누군가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게 날씨를 전하며 안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라며 “제 동생은 세상에서 사라졌는데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모습이 저희에겐 2차 가해로 느껴졌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유가족들은 가해자들과 이를 방관한 이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표하길 바란다. 저희 동생이 하늘에서라도 편히 쉴 수 있도록, 억울함을 꼭 풀어주고 싶은 마음에 입장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활동한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비보는 3개월 뒤인 12월 알려졌는데, 이후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유서가 나오면서 사망 전 고인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MBC는 사망 원인과 진실 규명을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지난달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의혹과 관련한 현안 질의가 열렸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모친은 “(유가족은) 이번 사건이 정쟁화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며 “딸은 착하고 순수한 아이였다. 그냥 있는 그대로 사실만 밝혀진다면 부모로서 바랄 게 없다”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다음은 오요안나 친오빠의 글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오요안나 친오빠입니다.

먼저 동생의 죽음에 애도 해주시고 명복을 빌어주신 모든 분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오늘 요안나가 평소 좋아하던 음식들을 소소하게 준비하여 생일상을 차렸습니다. 매년 축하해줬던 생일인데 이제 연락해도 받을 수 있는 동생이 없다는 게 여전히 믿기지 않습니다.

누구보다 밝고 열심히 살았던 동생의 휴대전화에서 자신의 사후를 대비한 듯한 증거 모음집을 보며, 동생의 마지막 선택이 충동적인 감정에 의한 것이 아니었음을 느껴 여전히 통탄스럽습니다.

저희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동생이 겪은 괴롭힘은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 번쯤 겪을법한 부당한 일이 아닌,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갈 만큼의 심각한 수준의 괴롭힘’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제 동생은 끔찍한 괴로움 끝에 삶을 포기하는 선택을 내렸는데, 누군가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게 날씨를 전하며 안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 동생은 세상에서 사라졌는데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모습이 저희에겐 2차 가해로 느껴졌습니다.

유가족들은 가해자들과 이를 방관한 이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표하길 바랍니다.

저희 동생이 하늘에서라도 편히 쉴 수 있도록, 억울함을 꼭 풀어주고 싶은 마음에 입장을 표합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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