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차기 교황 후보로 거론되는 추기경 15인. (맨 위 왼쪽부터 오른쪽) 마테오 주피(이탈리아), 페터 에르되(헝가리), 프리돌랭 암봉고 베순구(콩고민주공화국), 피터 턱슨(가나), 마리오 그렉(몰타). (가운데 줄 왼쪽부터 오른쪽) 피에르바티스타 피차발라(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 장마르크 아블린(프랑스), 피에트로 파롤린(바티칸 국무원장), 안데르스 아르보렐리우스(스웨덴),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필리핀). (맨 아래 왼쪽부터 오른쪽) 클라우디오 구게로티(이탈리아), 로버트 프란시스 프레보스트(미국), 찰스 마웅 보(미얀마), 장클로드 홀레리히(룩셈부르크), 티머시 돌런(미국). [AFP=연합]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봐(Imagine there’s no Heaven)’. 존 레논의 대표곡 ‘이매진(Imagine)’ 속 가사다. 차기 교황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67)이 과거 무대에서 해당 곡 일부를 부른 사실이 알려져 보수 진영의 공세를 받고 있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30일(현지시간) “타글레 추기경이 2019년 존 레논의 대표곡 ‘이매진’을 부른 영상이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재확산되고 있다”며 “교황 선출을 앞두고 의도적인 공세라는 분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논란의 초점은 ‘천국이 없다고 상상해봐(Imagine there’s no Heaven)’라는 가사다. 반기독교적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해당 문구를 유력 교황 후보가 공개석상에서 불렀다며 보수 성향 가톨릭 매체인 ‘라이프사이트뉴스’ 등은 “충격적”, “무신론적 찬가를 부른 것이 교리적 배신” 등으로 비판했다.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67). [AP=연합] |
하지만 실제 영상에서 타글레 추기경은 문제로 지목된 가사를 부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해당 구절은 아예 생략됐다”며 “전체 영상을 보면 몇몇 가사는 의도적으로 빼고 부른 정황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이탈리아의 유명 가수 잔니 모란디 역시 과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앞에서 ‘이매진’을 부를 때 반종교적 가사는 수정해 불렀다고 덧붙였다.
타글레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노선을 잇는 인물로, 교계 안팎에서는 ‘아시아의 프란치스코’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그는 동성 커플의 축복 허용 등에서 보수 진영과 온도 차를 보여왔고, “동성애자에게 가혹한 잣대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는 다음 달 7일 열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