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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성과 없던 '빈집' 정책…범부처 대응으로 전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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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고령화 지역소멸, 전국 빈집 13만호
빈집 철거 후 토지 공공활용 시 세부담 완화
"빈집 민간활용 긍정적, 과감한 정책 필요"

다자요가 빈집을 활용해 리모델링한 공유숙박업소. 제주에 위치한 고산도들집 모습./사진제공=다자요

다자요가 빈집을 활용해 리모델링한 공유숙박업소. 제주에 위치한 고산도들집 모습./사진제공=다자요


정부가 13만 호에 달하는 전국의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이유는 그간 빈집 정책들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범부처 차원의 대응이 아닌 개별적인 대응만이 이뤄지면서 효과를 보지 못했다. 민간도 그간 요구해왔던 정책들이 담기면서 반기는 분위기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보는 지난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범정부 빈집 관리 종합계획 사전 합동브리핑'에서 "인구가 감소할수록 빈집이 늘어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저출생·고령화 추세에 따라 향후 빈집 발생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전국의 빈집은 모두 13만4900호. 이 중 42%(5만7223호)가 인구감소지역에 위치해 있다. 저출생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행안부·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등 범정부 차원의 '빈집정비지원팀'을 구성하는 등 빈집 관련 정책을 고심해왔다. 행안부는 특히 빈집 문제 해결과 종합 대책 마련을 위해 국내외 현장 행보를 이어 왔다. 충북 충주시 관아골, 제주 북촌포구집, 전남 강진군, 경남 고성군에 이어 1유로 빈집 정책을 선보인 이탈리아 마엔차시 등을 방문해 빈집 활용 모범사례들을 발굴했다. 김 차관보도 부산과 제주 등 빈집 문제가 심각한 지역을 직접 방문해 현장을 점검했다.

이번 종합계획에는 현장의 의견들을 상당 부분 반영해 민간의 빈집 활용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담겼다. 농어촌지역 내 빈집을 활용한 '농어촌 빈집재생민박업'과 빈집 소유자 대신 빈집을 관리·운영하는 '빈집관리업' 신설이 대표적이다. 국내 유일의 빈집 활용 공유숙박업체인 다자요의 남성준 대표는 "민간에서 빈집을 활용할 수 있도록 빈집재생민박업 등을 허가하는 내용의 정책들이 담긴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남 대표는 그러면서도 "지방을 살리려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과감한 정책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행안부는 세 부담 완화 등의 정책 효과를 평가한 뒤 필요할 경우 세금 감면 등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종합계획에 빈집 철거 후 토지를 공공적으로 활용할 경우 재산세 부담 완화 적용 기간을 현행 5년에서 활용 기간 전체로 확대해 주는 방안을 담았다.


아울러 철거 후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율(10%p) 배제 기간을 기존 2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담았다. 방치된 빈집이 공용주차장, 공원 등 지역사회를 위해 쓰일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박중근 행안부 균형발전제도과장은 "빈집 관리를 국가 차원의 업무로 전환하고 빈집을 방치하는 대신 지역을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게 종합대책의 핵심"이라며 "필요하다면 세제 감면도 가능한데 정책을 연구하는 과정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김온유 기자 on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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