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국정원 "북한군 1만5000명 파병, 전쟁 장기화로 절도·음주 등 일탈행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6월19일 베트남으로 출발을 하기 전에 평양 순안 공항에서 열린 작별식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참석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우리 정보당국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약 1만5000명 가운데 사망 600명을 포함해 총 470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정찰위성, 지대공 미사일, 무인기 등 첨단기술을 넘겨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0일 국회에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비공개 현안 보고를 받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전했다.
국정원은 이날 현안 보고를 통해 "북한은 2차례에 걸쳐 1만5000명을 파병해 러시아의 쿠르스크 탈환에 조력했다"면서도 "최근 교전 횟수가 감소하고 파병 장기화로 북한군 내부에선 과음, 절도 등 일탈행위가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군 사상자는 사망 600여명 포함 4700여명으로 추산된다"면서도 "북한군은 참전 6개월이 지나면서 초반의 미숙함이 줄어들고 무인기 등 신형무기 장비 사용에 익숙해지며 전투력이 상당히 향상된 것으로 분석한다"고 했다.
국정원은 "북한은 파병과 무기수출 대가로 러시아와 금속, 항공, 에너지 등 14개 부문에서 산업 현대화를 논의 중"이라며 "군사적으로는 정찰위성, 발사체(로켓), 무인기 실물, 전자전 장비, 대공미사일 SA-22 등을 제공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5일 "김정은 동지께서 4월4일 조선인민군(북한군) 특수작전부대들의 훈련기지를 방문하시고 종합훈련을 지도했다"라고 보도했다. / 사진=뉴스1 |
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결심만 있으면 7차 핵실험은 언제든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핵실험을 위해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등도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이날 북한의 대외정책 분석에 관한 보고도 이뤄졌다. 북한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핵군축 협상을 염두에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직접 비난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국정원은 판단했다. 핵군축은 핵무기를 줄이는 것을 말한다.
국정원은 다음달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러시아 주장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날'(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김 위원장의 직접 참석 대신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대체 인사 참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봤다.
국정원은 북중 관계와 관련해선 "북한은 중국과 러-우크라 종전에 대비한 '리스크 헤징'(위험 회피) 차원에서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중국의 '북한 길들이기'가 지속적으로 진행돼 답보 상태에 있다"고 보고했다.
이외에도 국정원은 지난해 6월부터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등 군사기지를 무단으로 촬영한 중국인의 범죄가 약 11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촬영 대상은 군기지, 공항·항만, 국정원 등 핵심 군사시설 등에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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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러 첨단기술 받은듯"…신형 구축함 레이더, 러시아 기술 형상과 같아
북한과 러시아의 함정에 탑재된 위상배열 레이더. 관련 기술은 이지스함의 핵심 기술이다. / 사진=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
북한과 러시아의 함정에 탑재된 방공무기체계가 거의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 사진=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
북한이 5000t(톤)급 신형 구축함인 '최현호(號)'를 물에 띄운 지 나흘 만에 실사격 훈련에 나선 것은 러시아의 첨단기술을 이전 받은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현호는 북한판 이지스함으로 평가되는 함정으로, 이지스함의 핵심 기술인 '위상배열 레이더' 등이 러시아 기술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북한의 신형 구축함의 위상배열 레이더 탑재 방식과 복합 방공무기는 러시아 기술과 유사하다"며 "함정에 탑재된 북한판 '판치르' 복합방공무기는 러시아제를 복제한 수준으로 형상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첨단 군사기술을 이전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구축함을 진수한 직후 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선 것은 이례적으로 전력화 속도도 예상보다 빠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최현호의 첫 무장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시험 발사는 지난 28~29일 진행됐으며 △초음속순항미사일 △전략순항미사일 △반항공(대공)미사일 △127㎜ 함상자동포 등에 관한 무장 시험이 이뤄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30일 미사일총국과 국방과학원, 탐지전자전총국이 구축함 '최현'호에 탑재된 무장 체계들의 성능 및 전투 적용성 시험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등 구축함의 첫 무기체계 시험을 지난 28일~29일에 진행했다고 전했다. / 사진=뉴스1 |
김 위원장은 시험발사 현장에서 "령해(영해)에 침입하는 적이나 격퇴하는 기존 구축함은 믿음직한 해상 방어수단이라고 할 수 없다"며 "강력한 공격능력을 전제로 하는 주동적이며 공세적인 방어체계를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북한은 최현호의 배수량이 5천t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현호는 길이 142m, 폭 22m에 70여개의 수직발사대를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 함대지, 함대공, 함대함 미사일을 모두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360도 전방위 감시가 가능한 위상배열 레이더와 함께 근접 방어 시스템까지 갖춘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이날 해상에서 초음속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를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현호 개발은 해상에서도 '핵공격'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두려는 의도 등으로 풀이된다. 이 함정에는 탄도·순항미사일 발사대 70여개를 장착해 바다 위에서도 전술핵공격을 자행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최현호는 내년 초 동해에 전력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최근 해군력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해상 기반 전술핵 공격 능력 확보 뿐 아니라 전략핵잠수함(SSBN) 건조까지 천명했다. SSBN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뜻한다. 북한이 건조 중인 핵 관련 잠수함은 배수량이 5000~6000t급으로 추정된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8일~29일 신형 구축함 '최현'호에 탑재된 무장체계들의 성능 및 전투적용성 시험이 진행됐다고 30일 보도했다. 북한은 구축함에서 초음속순항미사일 등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 사진=뉴스1 |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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