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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효과’ 분기 사상 최대 매출… 반도체는 HBM 부진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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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분기 실적 발표

영업이익 6조6853억원 잠정집계
갤S25 흥행으로 MX 4.3조 기록
반도체 부문 DS는 1.1조로 감소

2025년 전반적 실적 ‘상저하고’ 기대
HBM, 2분기부터 판매 확대 전망

성과급 등 일부 자사주 지급 추진
“현재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전반적인 실적은 하반기로 가면서 개선이 확대되는 ‘상저하고’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30일 올해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발 ‘관세 폭탄’으로 악화된 글로벌 거시경제가 안정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렸다. 다만 삼성전자 실적의 향방을 가르는 메모리 사업에서 고객들의 관세 회피를 위한 선행 구매 현상이 지속될 경우 하반기 수요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1.2% 증가한 6조685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이날 공시했다. 매출은 10.05% 증가한 79조1405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매출로 기록됐다.


이날 공개된 사업부문별 실적을 보면 1분기 반도체 사업의 부진을 갤럭시 S25 시리즈의 흥행이 상쇄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8000억원 감소한 1조1000억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사업부는 8000억원 증가한 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TV 등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DA) 사업부는 영업이익이 2000억원 감소한 반면 삼성디스플레이와 하만은 각각 2000억원, 1000억원 증가했다.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5조1523억원)는 웃돌았지만, 한때 14조원(2022년 1분기)을 넘어섰던 삼성전자로선 다소 아쉬운 성적표다. 반도체 사업의 부활이 선결과제로 꼽힌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고전 중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승기를 잡는 것을 첫걸음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재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주요 고객사에 HBM3E(5세대) 개선제품의 샘플 공급을 완료했고, 2분기부터 판매 기업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HBM 판매량은 1분기에 저점을 찍은 후 매 분기 계단식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1분기 메모리 매출은 19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7% 감소했는데, 이는 HBM 판매 감소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임기 말인 지난해 12월부터 HBM을 대중국 수출 통제 대상 품목에 추가하면서 삼성전자의 중국향 HBM 판매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반도체 사업은 올해 내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분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유예하면서 사전 재고 비축을 위한 메모리 수요가 늘었는데, 이는 하반기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김 부사장은 “2분기는 고객사 부품 재고가 정상화되고 AI 수요가 지속하면서 메모리 시장 자체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견조하다”면서도 “하반기 수요는 향후 추가적인 관세 정책 변화와 선행 구매 수요에 대한 공급 여력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어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초과이익성과급(OPI)에 이어 장기성과인센티브(LTI)도 일부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말부터 지속된 위기 상황과 요동치는 주가 등에 대해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LTI는 만 3년 이상 재직한 임원을 대상으로 지난 3년간 경영실적에 따른 보상을 향후 3년 동안 매년 나눠서 지급하는 제도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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