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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루스벨트가 뉴딜 했다면 트럼프는 리얼 딜 하고 있어… 韓, 중요한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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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프로젝트 2025’ 총괄
폴 댄스 워싱턴 DC서 인터뷰
폴 댄스 전 ‘프로젝트 2025’ 총괄은 “한국은 미국 제조업 복원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폴 댄스 전 ‘프로젝트 2025’ 총괄은 “한국은 미국 제조업 복원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100년 전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뉴딜(new deal)’ 정책을 했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평범한 미국인의 삶을 위한 ‘리얼 딜(real deal, 훌륭한 거래)’을 하고 있다.”

미국의 보수 정치 전략가인 폴 댄스 전 헤리티지재단 ‘프로젝트 2025′ 총괄은 25일 워싱턴 DC 케네디 센터에서 가진 본지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100일을 “역사상 가장 놀라운 100일이었다”고 평가했다. 변호사 출신으로 트럼프 1기 때 연방인사관리처 수석보좌관, 주택도시개발부 선임 고문을 지낸 댄스는 2022년부터 차기 보수 정부의 국정 과제를 담은 ‘프로젝트 2025’를 집대성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경제·이민·낙태·외교 분야의 과격한 정책을 ‘극우’라며 공격하자, 지난해 7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트럼프 취임 후 ‘프로젝트 2025′에 담겼던 정책들이 그대로 시행되면서 재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한국은 미국의 제조업 기반 복원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게 될 나라”라며 “한미 관계의 미래는 밝다”고 했다.

−트럼프의 100일을 어떻게 봤나.

“마치 농구 경기의 ‘올코트 프레싱(전방위 압박)’처럼 매우 놀라운 속도로 일하고 있다. 상황이 그만큼 긴박하기 때문이다.”

−1기와 2기의 가장 큰 차이는.

“1기 때는 대선 승리를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트럼프의 약속을 이행할 준비가 된 사람들이 부족했다. 미국 우선주의에 헌신할 생각이 없는 워싱턴 주류에 많이 끌려다녔다. 지금은 구성원들이 매우 일치된 목표를 갖고 있고, 챔피언 수준으로 준비가 돼 있다.”


−지지율도 빠졌고 일부 지역에선 반(反)트럼프 시위도 있는데.

“평균적 미국인들은 트럼프를 보며 처음으로 나를 위해 싸우는 지도자가 나왔다고 여긴다. 우리 동네(사우스캐롤라이나)만 해도 워싱턴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워크(woke·진보의 ‘정치적 올바름’)’를 수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박해받았던 상황에서 벗어났다는 흥분이 느껴진다. 트럼프에 대한 피드백은 좌파가 통제하는 언론에 의해 왜곡된 것이 많다.”

−트럼프가 ‘프로젝트 2025’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보나.


“프로젝트 2025는 100개가 넘는 단체, 수천 명이 머리를 맞대고 만든 보수주의자들의 ‘위시 리스트’다. 하지만 이 모든 변화는 ‘트럼프 팩터(factor, 요인)‘가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정부를 개혁해서 국민에게 돌려주는 일을 트럼프가 하고 있다.”

−한국 등 동맹국에 대한 입장은.

“한국은 트럼프가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나라다. 우리는 모든 자유 세계를 위대하게 만들려고 하지만 일단은 ‘집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은 창의성, 생산성이 뛰어난 우리의 동맹이자 훌륭한 무역 파트너다. 특히 무역 분야에서 먼저 협상하려는 의지는 양국에 큰 혜택을 가져올 것이다. 찰스턴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새 대한항공 비행기를 봤는데 크고 아름다웠다. 두 나라 사이 증가하는 무역, 교류의 상징이고 미래는 매우 밝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동맹국에 관세와 방위비로 압박하나.

“트럼프의 발언 하나하나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말고, 한국 앞에 놓인 기회를 인식하라. (기업들은) 미국 내 제조업을 복원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미국 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할 수 있다. 미·중 관계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한국·일본 같은 나라가 최전선에 서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지금 무역 구조는 오래전에 만들어진 것이고, 시간이 흘러 미국 경제가 고갈된 상태다. 우크라이나에 폭탄을 제공한 뒤, 이를 대체할 폭탄을 만드는 데도 7년이나 걸린다. 우리는 기관총 하나도 (제대로)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 전 세계에 힘을 투사하고, 민주주의 수호자로 남기 위해서는 내부 정비가 필요하다는 걸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

−정부효율부(DOGE)와 이곳 수장인 일론 머스크에 대한 평가는.

“나는 ‘일론 머스트(must)’라 부른다.(‘일론이 해야 한다’는 뜻) 변화의 많은 부분이 그의 팀이 정부의 낭비와 사기를 입증하는 확실한 증거를 찾아냈기 때문에 가능했다. 머스크는 몇 달, 몇 년씩 걸릴 일을 인공지능(AI)의 힘을 이용해 해결했다. 내각 동료들과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그건 과정의 일부다. 그가 행정부에 계속 조언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앞으로 트럼프 정부의 도전 과제는.

“트럼프는 국가권력이 정부에 과도하게 집중됐던 걸 입법부로 재분배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삼권 분립의) 또 다른 축인 사법부가 이를 방해하기 위한 과도한 활동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이미 이민 문제, 대통령의 권한, 무역 문제 등과 관련해 지방 법원들이 행정 권력의 영역을 침범하려는 시도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트럼프가 하고 있는 건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관료제에 대한 공격이다. 사람들은 변화를 위해 투표한 것이지 선출되지 않은 판사가 만인을 위해 경종을 울리라고 투표한 것이 아니다. ‘활동가 법원’을 이용해 국민으로부터 나온 지침을 무시하는 건 결국 실패할 좌파 진영의 불행한 전략이다.”

☞프로젝트 2025

미국의 보수 성향 정책 연구소 ‘헤리티지재단’이 2022년 4월 출범시킨 미 연방 정부 재편 계획. 2025년 트럼프 재집권을 기대하며 보수 단체 100여 개가 참여했다. 2023년 낸 920쪽짜리 정책 제언집 ‘보수의 약속’의 부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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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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