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국힘 토론도 잠식한 '한덕수 단일화' 논쟁[영상] : ZUM 뉴스

김문수-한동훈, 전대 전 결승토론

'한덕수 단일화' 관련 온도 차 여전
김문수 "무소속 출마 시 반드시 단일화"
한동훈 "지금은 말씀드릴 단계 아냐" 선 그어
메가폴리스·GTX 등 상대 대표공약 관련 공방도
"'反이재명'만으로는 대선 못 이겨" 공감대 형성

2025년 4월 30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선거 경선 결선투표에 진출한 김문수(왼쪽) 한동훈 후보가 TV토론에 앞서 스튜디오에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6·3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국민의힘 2강(김문수·한동훈) 후보가 최종 경선 토론에서 맞붙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관련 찬반 노선을 각각 대표해온 두 사람이지만, '한덕수 단일화'가 최대 화두가 되면서 기존의 대립 구도는 상대적으로 희미해졌다는 평가다.

두 후보는 출마를 위해 1일 사퇴할 것으로 알려진 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단일화에 대해 뚜렷한 온도 차를 보였다. 다만, '반명(反明) 빅텐트'를 펼칠 때도 당심(黨心)에 근거한 당 후보가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데엔 뜻을 함께했다.

金 "한덕수 출마 시 반드시 단일화" vs 韓 "말할 단계 아냐"

경선이 3차까지 진행되는 동안 후보들만큼 자주 언급된 한 대행의 이름은 TV조선이 주관한 지난달 30일 마지막 토론회에서도 숱하게 호명됐다.

정치 현안에 대한 두 후보의 의견 차를 알아보는 '오엑스(OX)' 퀴즈에서 첫 문항으로 등장한 질문도 '한 대행과의 단일화는 전당대회 직후여야 한다?'였다. 김문수의 '문'과 한덕수의 '덕'을 딴, 이른바 '을지문덕' 마케팅을 펼치며 단일화를 적극 밀어 온 김 후보는 즉각 'O'를 들었다.

김 후보는 "우리 당 후보가 뽑히는 시점을 전당대회로 본다면 (단일화는) 우리 당 후보가 뽑힌 다음이어야 한다"며 "뽑히기 전에 단일화를 논의할 수 없다고 본다"고 전제했다. 이어 "국민의힘 (최종)후보가 아마 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 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반드시 단일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실현 방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국민들이 볼 때 합당한 방법"으로 하겠다고만 했다. 김 후보는 "그 외에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서는 누구와도 단일화를 해야 한다. 반(反)이재명 전선에 빅텐트를 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 후보는 팻말을 가운데로 들어 O도 X도 아닌 '중립'을 택했다. 당 후보가 확정되기도 전에 앞서 야권 원로에게 단일화 배후지원을 요청한 당 지도부 등을 두고 "부적절하다"고 직격한 입장을 이날도 고수한 것이다.

한 후보는 "지금 국민의힘은 여기(최종경선)에 집중해야 한다"며 "언제, 누구와 단일화한다는 것 자체가 이슈가 크게 되는 것은 당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승리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후보가 된 다음에 우리의 승리를 위해 누구와도,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라도 협력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 그렇지만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 후보는 3일 예정된 전대에서 만약 김 후보가 승리할 경우, 실제로 한 대행에게 당 후보 자리를 내줄 의향이 있느냐며 김 후보를 공격하기도 했다.

이에 김 후보는 "당원과 국민이 애를 써서 뽑아준 후보가 (자리를) 양보한다면 명분이 있어야 한다. 어떤 명분으로 양보해야 한다는 건지, 질문 자체가 납득이 안 간다"고 받아쳤다. 그는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에게) 넘겨주기 위해 제가 이렇게 밤늦게까지 토론을 하겠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메가폴리스·GTX 등 정책 공방도…"反明만으로 대선 못 이겨"

2025년 4월 30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선거 경선 결선투표에 진출한 김문수(왼쪽) 한동훈 후보가 TV토론에 앞서 스튜디오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두 후보는 자신이야말로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호적수'임을 거듭 주장하면서도, 후반부로 갈수록 정책 공방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선 내내 비전 경쟁은 실종되고 '남은 것은 반명(反明)뿐'이란 당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한 후보의 '5대 메가폴리스' 조성 계획을, 한 후보는 김 후보의 광역급행철도(GTX) 전국 확대 계획을 두고 각각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공격했다.

김 후보는 "도시계획이라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것을 감안하지 않으면 공약이 '공(空)약'이 돼버리는 것"이라며 "특히 임기가 제한돼 있는 경우에는 문제가 있다. 더구나 한 후보는 (당선 시) 임기를 단축해 3년만 하고, 메가폴리스(구성)는 2년 만에 해내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2년 만에 그 엄청난 일을 한다고 했다가, 못 하면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고 다른 것(정책)도 안 된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한 후보는 "(저는) 분당이나 일산처럼 새로 도시를 올려 세우려는 것이 아니다. 그 도시에 산업과 주거를 집중시켜서 자연히 수요를 늘리는 방식으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오히려 김 후보가 말씀하신 GTX는 수도권 6개 노선도 (완공이) 안 된 상황인데 어떤 재정으로 하시겠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김 후보는 "교통이야말로 가장 보편적인 복지"라며 "(경기도지사 시절) 많은 전문가들과 연구하고 개발한 것이 GTX다. 시속 180km로 파주 운정에서 서울역까지 22분 만에 주파를 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도시교통 수단"이라고 확대 필요성을 내세웠다.

이재명 후보의 집권을 막는 것만이 출마 명분의 전부는 아니란 점은 두 사람 모두 강조했다. 두 후보는 '대선 승리를 위한 최고 전략은 반(反)이재명이다'란 항목에 일제히 'X'를 들었다.

한 후보는 "결국은 우리는 미래를 가꾸는 세력이다. 그 점을 설득할 수 있어야만 국민들께서 저희를 선택해주실 것"이라고 했고, 김 후보 또한 "이재명을 이기는 것은 최소한의 기본적인 목표고, 최고의 전략은 우리 대한민국을 더욱 위대하게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