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3社
전체 좌석 줄이되 프리미엄석 늘려… 우선체크인-어메니티 혜택 등 제공
시장 포화속 ‘양보다 질’ 전략 승부… 가격경쟁력 앞세워 대형社와 경쟁
전체 좌석 줄이되 프리미엄석 늘려… 우선체크인-어메니티 혜택 등 제공
시장 포화속 ‘양보다 질’ 전략 승부… 가격경쟁력 앞세워 대형社와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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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거리 노선에서 승객을 많이 실어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던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최근 잇달아 고급 좌석을 늘리고 있다. 포화된 LCC 시장에서 차별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과 함께 대형항공사(FSC) 승객 수요까지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이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7월 24일 운항을 시작하는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비즈니스 라이트’ 좌석을 갖춘 항공기를 투입할 계획이다. 비즈니스 라이트는 좌석 3개가 들어가던 면적에 2개 좌석만 배치해 여유 공간을 넓힌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이다. 제주항공은 올 2월에도 B737-8 항공기를 새로 들여오며 비즈니스 라이트석을 갖춘 항공기 라인업을 기존 4대에서 5대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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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좌석 고급화 흐름은 LCC 전반에 퍼져 있다. 진에어는 2014년 좌석 간 간격이 일반석보다 15cm 더 넓은 ‘지니 플러스’ 좌석을 도입했고, 2021년에는 전용 카운터 우선 체크인 등 서비스 혜택까지 더한 ‘지니 비즈’ 좌석을 신설했다. 티웨이항공은 2022년 A330-300 항공기에 플랫베드형 ‘비즈니스 세이버석’을 도입한 데 이어 올해 2월부터는 B777-300ER 항공기에서 ‘수퍼 프리미엄 존’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주요 LCC들이 ‘양보다 질’ 전략을 선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이코노미 좌석은 비수기나 항공권 공급이 과잉될 때 가격을 크게 낮춰 판매하거나 비어 있는 경우가 많다. 2010년대 후반부터 신생 LCC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시장 포화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전체 좌석 수는 줄더라도 수익성이 높고 고정 수요층이 있는 고수익 좌석을 늘리는 방향으로 경영 방향을 바꾼 것이다. 같은 등급 좌석이 대형항공사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전용 카운터 우선 체크인, 빠른 짐 찾기와 같은 각종 서비스와 기내식, 어메니티까지 제공하다 보니 실제 이용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제주항공 비즈니스 라이트석의 경우 이용객 수가 2023년 3만7000여 명에서 2024년 4만4000여 명으로 19% 증가한 바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FSC 역시 일등석을 축소하고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항공은 B777-300ER 항공기에 일등석을 없애고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설치하기로 했다. 단가가 1000만 원이 넘는 일등석의 경우 충분한 수요를 확보하지 못하면 큰 손해로 직결된다. 이에 일등석을 없애면서 확보한 자리에 운영비용이 낮고 수익성은 일반석보다 좋은 중간 등급의 좌석을 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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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와 FSC의 타깃 수요층이 겹치며 ‘고객 모시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관광객이나 단체 수요에 집중해 왔던 LCC들이 수익성이 높은 기업 고객까지 전환 유치에 나섰다”며 “비즈니스와 이코노미 사이 중간 등급 좌석에서 대형항공사와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종호 기자 h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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