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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심장’ 단 팰리세이드 HEV, 패밀리카 시장 판 뒤흔들다

동아일보 양평·강화=김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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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맑음 / 13.9 °
2.5L 터보와 전기모터로 역동적 주행

큰 차체에도 전기차처럼 정숙한 실내

넓은 공간과 기능 차박-캠핑에 최적화

L당 11km 넘는 연비로 경제성도 입증

최근 현대자동차의 신형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모델을 타고 경기 양평군 두물머리(위쪽 사진)와 인천 강화군에서 ‘차크닉’(자동차와 피크닉의 합성어)을 했다. 이 차량은 넓은 공간감에 V2L과 스테이 모드 등 고전압 배터리를 활용한 다양한 기능을 갖춰 야외 나들이를 떠나는 가족들에게 ‘최적의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양평·강화=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최근 현대자동차의 신형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모델을 타고 경기 양평군 두물머리(위쪽 사진)와 인천 강화군에서 ‘차크닉’(자동차와 피크닉의 합성어)을 했다. 이 차량은 넓은 공간감에 V2L과 스테이 모드 등 고전압 배터리를 활용한 다양한 기능을 갖춰 야외 나들이를 떠나는 가족들에게 ‘최적의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양평·강화=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최근 인천 강화도와 경기 양평군 두물머리 등 약 200km 거리를 현대자동차의 신형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주행해 봤다. 그 결과 국내 패밀리카 시장에 신선한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메기’가 될 것으로 느껴졌다. 현대차그룹의 2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TMED-2)을 처음 적용한 이 모델은 단순한 동력원 변화에 그치지 않고 오랜 시간 기아 카니발이 주도해 온 시장 구도에 의미 있는 균열을 예고하고 있다.

주행 성능은 기대 이상이었다. 새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전기모터의 개입 구간이 확대돼 일상 주행에서 엔진 작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부드럽고 조용했다. 2.5L 터보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은 334마력의 시스템 출력을 발휘하며 2t이 넘는 차체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특히 저속과 중속 구간에서는 전기모터의 즉각적인 토크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특유의 둔중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도심, 국도, 고속도로 등 다양한 환경에서 주행해 본 결과 부드럽고 정숙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감각이 인상적이었다. 도심이나 저속 구간에서는 전기차(EV) 모드가 자주 작동해 가솔린 모델과는 확연히 다른 프리미엄 감각을 전달했다. 6단 변속기와 결합한 터보 엔진 역시 가속 시 부드럽게 반응했고, 엔진 개입 시 진동과 소음도 이전 세대 대비 뚜렷하게 줄었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진가는 가족과 함께하는 야외 활동에서 두드러졌다. 시승 첫날, 강화도 해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이불 위에 누워 바다를 바라보니 부슬비 속 차 안에서 즐기는 ‘우중차박(雨中車泊)’의 낭만이 느껴졌다. 1∼3열이 모두 벤치형 시트로 구성된 9인승 모델은 평탄화가 쉬워 차박 환경을 손쉽게 만들 수 있었다. 어린이 1명을 포함한 3인 가족이 누워도 공간 여유가 있었다.

약 2시간 반 동안 차 안에서 휴식을 취하며 공조기를 켜두었지만 ‘스테이 모드’ 덕분에 엔진이 실제로 작동한 시간은 20여 분에 불과했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주차 상태에서 배터리 시스템을 모니터링하면서 인포테인먼트와 공조 시스템을 장시간 사용할 수 있다. 엔진이 작동할 때도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이 적어 전기차에서 쉬는 듯한 정숙함이 돋보였다.

차량의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활용해 뜨거운 물을 끓여 컵라면을 먹는 경험도 색달랐다. 이전에는 전기차에서만 누릴 수 있던 전기 활용이 하이브리드에서도 가능해 차박이나 캠핑을 즐기는 이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올 것 같았다.


다음 날 양평 두물머리로 이동하는 길, 극심한 정체 상황에서도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넓은 실내와 보스(BOSE)의 고급 오디오 시스템 덕분에 쾌적한 휴식 공간이 됐다. 에어컨을 충분히 가동해도 연료비 부담이 적었고, 넉넉한 적재 공간은 야외 활동에 필요한 물품을 모두 싣고도 여유로웠다.

연료소비효율은 대형 SUV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공인 복합 연비는 L당 14.1km(이륜구동, 18인치 휠 기준)로 실제 주행에서는 도심 정체 구간에서 L당 11∼13km, 고속도로 정속 주행 시에는 16km대까지 나왔다.

다만 언덕길이나 고속 주행 시 엔진이 본격적으로 개입할 때 들리는 엔진음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전 세대 하이브리드보다는 소음이 억제됐지만 급가속 시에는 여전히 엔진의 존재감이 느껴졌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익스클루시브, 프레스티지, 캘리그래피 등 트림별로 4968만∼6326만 원에 판매된다. 가솔린 모델 대비 약 700만 원 높은 수준이다.

양평·강화=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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