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4월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 현재, 리그 타격 1위가 바뀌었다. 29일까지 타율 0.373으로 전민재와 약간 차이가 있던 한 선수가 하루 만에 4안타를 몰아치며 역전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삼성 외야수 김성윤(26)이 그 주인공이다. 김성윤은 30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 선발 2번 중견수로 출전, 6타수 4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하며 타율을 0.393까지 끌어올리고 중간 성적 1위에 올랐다.
29일 경기에서도 2안타 1타점에 빠른 홈대시까지 보여주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자리한 김성윤은 이날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주면서 4안타를 몰아쳤다. 최근의 상승세가 일시적이 아니라는 느낌을 경기장 곳곳에 뿌리고 있었다. 타석에서의 집중력이 눈에 보였고, 잘 맞은 타구가 외야로 날아갔다. 특유의 빠른 발을 활용한 번트 안타, 그리고 홈런까지 터뜨리면서 삼성 타선을 이끌었다.
1회 첫 타석부터 잘 맞은 중전 안타를 친 김성윤은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투수와 1루수 사이로 절묘하게 기습번트를 대 일찌감치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투수 문승원이 미끄러지며 잡으려고 했지만 김성윤이 먼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에 들어갔다. 위험한 플레이이기는 했지만 뭔가의 투지가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사실 시즌 초반에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4월 초까지도 그랬다. 확고한 주전은 아니었다. 그러나 김지찬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기회를 잡은 김성윤은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무려 0.488에 이르고, 10경기에서 20안타를 쏟아냈다. 볼넷도 5개를 고르는 동안 삼진은 단 3개, 도루까지 5개를 추가하면서 공·수·주 모두에서 만점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중간 타율 1위는 그 노력이 가져다 준 훈장이었다.
오랜 기간 2군 선수로 머물다 2023년 1군 101경기에서 타율 0.314를 기록하며 삼성 외야의 한 축으로 떠오른 김성윤은 지난해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1군 출전은 32경기에 불과했고, 타율은 0.243에 불과했다. 그나마 1군 출전 기록은 시즌 초반에 몰려 있었다. 5월 14일 이후 1군에서 사라졌고, 복귀한 것은 9월 말이었다. 김지찬이 완전히 외야수로 돌아서고, 장타력이 있는 외야수들이 중용된 사이 김성윤의 입지는 좁아져갔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달려든 결과 그 노력이 기회를 만나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해 한 차례 시련을 맛본 김성윤은 기회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많은 것을 느꼈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는 각오다. 김성윤은 “기회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수비 포지션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다들 경쟁이다 이야기를 하지만 그중에 좋은 기량을 계속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선수들이 시합을 뛰는 것이다. 스스로 경쟁이라는 생각에 너무 깊게 빠져들다 보면 될 것도 안 되더라.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너무 즐겁게 임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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