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국적 선수들 돕는 이주헌 팀장
NFL 거쳐 2023년 PGA 투어에 합류
세계 최고의 선수와 일한다는 자부심
필요로 하면 언제든 도울 준비돼 있어
NFL 거쳐 2023년 PGA 투어에 합류
세계 최고의 선수와 일한다는 자부심
필요로 하면 언제든 도울 준비돼 있어
![]() |
2023년 PGA 투어에 합류해 아시아 선수들의 적응을 돕고 있는 이주헌 팀장. 임정우 기자 |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골프는 최근 10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특히 전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아시아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임성재는 2018년 아시아 선수 최초로 PGA 투어 신인상을 수상했고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2021년 마스터스 정상에 올랐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기업들이 개최하는 PGA 투어 대회 수도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졌다.
앞으로는 아시아 선수들의 영향력이 PGA 투어에서 더욱 커질 전망이다. 출전권을 확보하는 선수들의 숫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PGA 투어의 2부 격인 콘페리투어를 누비는 선수들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얼마 뒤에는 출전 선수 중 30%가 아시아 국적을 보유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상상하기도 어려웠던 일들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는 특별한 조력자가 있다. PGA 투어 이주헌(영어명 Justin Lee) 팀장이다. 미국을 제외한 해외 국적 선수들의 PGA 투어, 콘페리투어 적응을 돕고 있는 그는 최근 PGA 투어 출전권을 확보하는 선수들의 국적이 다양해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에머리 대학교(Emory University)를 졸업한 뒤 2023년 PGA 투어에 합류한 이 팀장은 “세계 최고의 스포츠 단체 중 하나인 PGA 투어에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 콘페리투어를 거쳐 PGA 투어 우승자가 된 선수들을 보면 엄청난 성취감을 느낀다. 앞으로도 나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 팀장이 처음부터 골프 업계에 있던 건 아니다. e스포츠 프로 게임단을 통해 스포츠계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미국프로축구(NFL)에서 일했다. 그러던 중 PGA 투어의 채용 공개를 보게 됐고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인 골프를 업으로 삼게 됐다.
그가 PGA 투어로 이직하게 된 또 하나의 이유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선수들의 영향력이다. NFL과 다르게 PGA 투어에는 맹활약을 펼치는 아시아 선수들이 몇몇 있었다. 이 팀장은 이들을 돕고 더 많은 아시아 선수들이 꿈의 무대를 누빌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기 위해 PGA 투어에 왔다.
이 팀장은 “최경주를 시작으로 양용은, 배상문 등 언제나 PGA 투어에는 한국 선수들이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이들을 보며 성장한 만큼 언젠가는 꼭 PGA 투어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올해로 3년째 PGA 투어에서 일하고 있지만 아직도 꿈만 같다. PGA 투어에서 내게 부여한 해외 국적 선수들의 적응을 돕는 역할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PGA 투어를 누비는 아시아 선수들은 16명이다. 그중에서도 PGA 투어 출전권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는 한국이다. 임성재와 안병훈, 김시우, 김주형, 이경훈 등 7명이 PGA 투어를 주무대로 삼고 있다. 일본 국적의 선수는 마쓰야마를 포함해 5명이다. 중국과 필리핀은 PGA 투어 인터내셔널 선수 명단에 각각 3명과 1명이 이름을 올렸다.
콘페리투어에서 활약 중인 이승택과 배상문, 강성훈, 히라타 겐세이(일본) 등을 포함하면 아시아 선수들의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 이 팀장의 담당 업무는 PGA 투어뿐이다. 그러나 이승택과 히라타 등을 돕기 위해 이 팀장은 자신의 시간을 쪼개 사용하고 있다.
그는 “선수들이 필요로 하면 언제든지 내 시간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 PGA 투어와 콘페리투어 소속 선수가 아니라도 앞으로 도전할 계획을 갖고 있으면 도우려고 한다”며 “올해 콘페리투어에서 잘 하고 있는 이승택을 보면 정말 뿌듯하다. 앞으로 더 많은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선수들이 PGA 투어를 누빌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PGA 투어에서 해외 국적 선수들을 돕는 담당자가 생긴 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다. 아시아와 유럽, 남아메리카 등 출신 선수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PGA 투어는 해외 국적 선수들과의 관계 형성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한국은 PGA 투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 중 하나다. 단일 국가로는 9명의 잉글랜드 다음으로 많은 7명의 선수가 PGA 투어를 주무대로 삼고 있는 만큼 한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이 팀장을 선발했다.
이 팀장은 “PGA 투어에 올라온 채용 공고를 보고 깜짝 놀란 것 중 하나가 한국어 구사였다. 임성재와 안병훈 등 현재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이 PGA 투어를 주무대로 삼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1년에 30개가 넘는 대회에 방문해 다양한 선수들을 돕고 있다. 주변에서는 피곤하지 않는가라는 이야기를 자주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 팀원들 모두가 언제 어디에서라도 PGA 투어 선수들을 도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오는 2일(한국시간) 개막하는 더 CJ컵 바이런 넬슨과 제네시스 챔피언십 등 아시아 기업이 개최하는 PGA 투어 대회는 이 팀장이 더욱 신경쓰는 대회들이다. 이 팀장은 “아시아 기업이 개최하는 대회의 경우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선수들이 더욱 많이 출전하는 만큼 반드시 현장에 방문한다. 우리 소속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 노력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과 PGA 투어는 앞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한국과 일본 등에 직접 방문해 선수와 매니지먼트, 주니어 선수들을 대상으로 PGA 투어 진출 등에 대한 안내하는 설명회 등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미래에 대한 투자 없이는 최고의 자리를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아시아와 유럽,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에서 실력 있는 선수들이 PGA 투어에 모이면 더욱 더 인기 있는 투어가 될 것”이라며 “전세계 어디에서도 PGA 투어에 도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