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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나 본 한덕수와 이재명[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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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나 본 한덕수와 이재명[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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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돈바스 영토 많이 근접…어렵지만 해결 가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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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이재명(왼쪽) 민주당 전 대표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연합뉴스

이재명(왼쪽) 민주당 전 대표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연합뉴스


김문수 이재명 한덕수 한동훈(직함 생략·가나다순). 30일 현재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이다. 며칠 전 모임에서 정국 상황이 화제로 떠올랐는데, 한 참석자가 이들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모두 엄청난 고집쟁이라는 주장이었다. 소통을 강조하는 이미지의 어떤 인물은, 직언하는 측근은 드물고 ‘예스 맨’에 둘러싸였다고 덧붙였다. 얘기를 듣고 보니, 필자가 직접 만났던 두 인물의 강렬한 인상도 함께 떠올랐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워싱턴 특파원이던 2016년 3월 20일(혹은 21일) 만났다. 장소는 우래옥. 이명박·오바마 회동이 이뤄질 정도로 명소였던 한식당이었다. 특파원 4명과 마주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법 지식에 기반한 행정감각을 과시했다. 도시계획에 대한 질의에, 경기지사와 성남시장의 권한 차이를 자세히 설명했다. 다수 법규의 연계와 한계를 소개한 뒤, 집행력에서 시장 권한이 도지사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합목적성을 강조하는 듯한 모습에서, 그의 꿈이 시장에 머무르지 않을 것임을 느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그가 경제부총리이던 2005년 재경부 출입기자로 대면했다. 그는 노무현 부동산정책의 최고 사령탑이었다. 아직도 논란 중인 종합부동산세도 그가 주도했다. ‘징벌적 세제’라는 여론 비판에 대통령을 대신해 정면으로 맞섰다. 역대 정권을 거치며 주미 대사, 무협회장 등 경륜을 쌓으며 합법 경로로 주어진 정책은 몸 사리지 않고 이행하는 게 관료의 도리라는 소신을 보여줬다. 불법 계엄에는 달랐지만, 윤석열 정부 국무총리로 귀환했을 때도 그랬다.

□변수가 남았지만, 이 전 대표와 한 대행은 4명 가운데서 앞선 주자로 평가된다. 치열한 삶이 공통점이지만, 이들은 그 대상에선 차이가 난다. 이 전 대표의 치열함이 ‘스스로 설정한 목표를 어떻게든 이뤄내는’ 것이라면, 한 대행의 그것은 ‘맡겨진 당면 과제를 잘 해내려는’ 치열함이다. 달리 비교하자면, 투자 수익률과 위험으로도 설명이 가능할 것 같다. ‘저위험·저수익’이 한덕수 포트폴리오라면, 이재명 포트폴리오는 ‘고수익·고위험’에 비유될 수 있지 않을까. 최종 승자가 유권자들의 위험선호도에 달린 셈이다.

조철환 오피니언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