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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뇌 적출 당했다"…러 잠입 우크라 女기자, 삭발 당한 주검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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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과 찰과상 등 고문 흔적 발견…사인은 불분명

2023년 여름부터 러 구금시설에서 갇혀 있다 지난해 10월 사망 통보



2021년 10월 우크라이나 법정에 선 빅토리아 로시나 기자의 모습. 2021.10.12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2021년 10월 우크라이나 법정에 선 빅토리아 로시나 기자의 모습. 2021.10.12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잠입 취재를 하던 우크라이나 출신 여기자의 시신이 훼손된 채로 발견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영국 가디언, 우크라이나 우크라인스카프라우다는 합동 탐사보도를 통해 우크라인스카프라우다 소속 빅토리아 로시나(28)가 약 1년간 구금된 상태로 지내다 사망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의 시신은 지난 2월 러시아가 반환한 757명의 우크라이나군 전사자 시신 속에서 발견됐다. 뇌, 눈, 성대 등의 부위가 없는 채로 발견된 시신은 처음에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관상 동맥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당국은 DNA 검사 등을 통해 시신이 여성이며 전쟁 시작 이후 가장 잘 알려진 민간인 중 한명이었던 로시나임을 파악했다.

초기 법의학적 조사 결과 그의 시신에는 전기 충격으로 인한 화상 자국, 엉덩이와 머리에 찰과상, 그리고 갈비뼈가 부러진 흔적 등 고문의 흔적이 다수 발견됐다. 그의 긴 머리카락은 모두 깎여 있었다.

그의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한 소식통은 그의 목에 있는 설골(舌骨)이 부러졌다고 전했는데 이는 질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다.

로시나는 2023년 8월쯤 러시아 점령지에서의 4번째 잠입 취재를 하던 중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 근처에서 붙잡혔고 약 130㎞ 떨어진 멜리토폴로 끌려갔다. 멜리토폴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운영하는 임시 구금 시설이 집중돼 있는 지역이다. 당시 그는 전선을 넘을 각오를 한 유일한 우크라이나 기자였다.


이후 그는 러시아 남서부의 타간로크로 옮겨졌고, 기소되지도 않고 변호사 조력도 허용되지 않은 채 시설에 구금됐다. 이곳에서 그를 본 한 목격자는 "로시나는 알 수 없는 약물로 가득 찼다"며 "도착하자마자 거의 미쳐버린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그는 식음을 전폐하고 체중이 30㎏ 아래로 떨어졌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이 감옥에서 15명이나 사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해 4월 로시나의 가족에 그가 살아있다고 통보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도 러시아에 수감자 교환 명단에 그의 이름을 넣어달라고 요청했고 로시나는 지난해 8월 부모와 연락해 "곧 풀려날 것 같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결국 로시나는 결국 28세 일기로 사망했다.

러시아 당국은 그의 사망 사실을 지난해 10월 통보했다. 그의 시신에는 고문의 흔적이 남아 있지만 우크라이나 검찰이나 언론도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로시나의 죽음을 둘러싼 전쟁범죄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러시아의 민간인 인질 납치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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