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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또간집' 출연자 조작 논란, 문제 맞지만…선 넘은 신상 털기

뉴스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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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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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또간집'이 일반인 출연자에 의한 조작 논란으로 비판받았다. 하지만 해당 인물에 대한 과도한 신상 털기 역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25일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수제에는 '또간집' 안양 편이 업로드됐다. 안양 편에서 풍자는 시민들과 인터뷰를 진행했고, 본인을 향해 달려온 한 시민에게 맛집을 추천받았다. 이 시민은 자신의 단골 식당이라며 한 참치집을 추천했고, 가족 혹은 지인 등이 운영하는 식당이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답했다.

그러나 해당 영상이 공개된 뒤, 한 누리꾼은 참치집을 추천한 시민이 그 식당의 딸이라는 댓글을 달았고 논란이 커졌다. '또간집'은 풍자가 각 지역 시민으로부터 여러 차례 방문한 맛집을 추천받아 직접 방문해 맛을 본 뒤 그 지역의 1등 맛집인 '또갈집'을 선정하는 콘텐츠로, 공정성을 위해 가족 혹은 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이나 프랜차이즈는 방문하지 않는 룰을 지켜왔다. 그런데 이 룰을 깨고 가족의 식당을 추천한 시민이 등장한 것이었다.

이후 구독자들은 그 시민을 비판하고 나섰다. 많은 누리꾼이 거짓 인터뷰를 한 시민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를 찾아 비판의 댓글을 남기며 그의 잘못된 홍보 방식에 항의했다. 결국 참치집을 추천한 시민은 '또간집' 영상에 댓글을 달아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 시민은 "많은 사람에게 가게를 홍보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부모의 식당을 추천했다, 인터뷰 중 부모님 가게가 아니라고 거짓말을 했다"라며 "내 욕심으로 오해와 피해를 드려 정말 죄송하다"라고 했다.

제작진 역시 "최근 공개된 ‘또간집' 안양 편에서 1등으로 선정된 맛집이 '또간집' 선정 기준을 어긴 사례가 확인됐다, 일반인 출연자분의 발언 중 '가족관계가 아니다'라는 내용이 사실과 다름을 직접 확인했다"라며 "당사자에게 직접 사실 확인했으며 거듭 사과의 뜻을 전해왔다, 이에 따라 전달된 포스터는 회수했고 해당 영상은 영구 삭제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일반인 출연자분의 신상정보나 과한 비방 댓글은 원치 않으며 삭제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뒤에도 누리꾼들의 비난은 멈추지 않았다. 적지 않은 누리꾼이 로드뷰 서비스에 있는 해당 식당의 '좌표'를 찍고 후기에 일부러 낮은 별점을 주는 이른바 '별점 테러'를 하며 이곳에 도를 넘어선 악플도 남겼다. 특히 해당 공간에는 이미 '또간집' 안양 편에서 삭제된 시민의 얼굴이 캡처 화면으로 박제돼 과도한 신상 털기 우려를 낳고 있다.


물론 이 시민의 행동을 옳지 않았다. 부모의 식당을 홍보하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또간집'이 수년간 지켜온 원칙을 깨고 욕심을 앞세운 것은 충분히 많은 이들에게 반감을 살만한 행동이었다. 그렇지만 그를 향한 비난의 수준 역시 '위험'하다. 논리적인 비판을 넘어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이미지까지 올릴 권리는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았다.

'심심한데 잘 걸렸다'는 식의 비난이 옳다고 할 수 있을까. 시민을 향해 독한 말을 내뱉기 전에 자신의 도 넘은 행동도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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