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편향적…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 감세안 통과시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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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시건주 머콤 카운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행사에서 춤을 추고 있다./AFPBBNews=뉴스1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째를 맞은 29일(현지시간) 차기 교황이 누가 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내가 교황이 되고 싶다"고 농담하며 "특별히 선호하는 후보가 없다"고 밝혔다. 미시간주에서 열린 기념 집회 연설에서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 의장을 맹비난하며 취임 이후의 경제 성과를 자화자찬했다.
워싱턴 이그재미너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기념 집회로 향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이 되고 싶다"고 농담하며 "그게 내 1순위다! 아니다, 모르겠다. 선호하는 사람은 없다. 뉴욕 출신의 좋은 추기경이 한 분 계시니까, 어떻게 될지 봐야겠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말한 뉴욕 출신의 추기경은 2009년 전 교황 베네딕토 16세로부터 추기경 직위를 받은 뉴욕 대주교 티모시 돌란을 지칭한 것이다. 고인이 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뒤를 이어 차기 교황을 선출할 콘클라베는 5월 7일에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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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워런에서 열리는 취임 100일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 백악관을 나서면서 취재진을 만나 “내가 교황이 되고 싶다. 뉴욕이라는 곳에 매우 훌륭한 추기경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념 집회가 열린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북동쪽 머콤 카운티에서 파월 연준 의장을 비판하며 "그는 정말 일을 잘하고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 이달 초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해 비난한 후 파월을 해고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취임 100일 집회에서 다시 날을 세운 것.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연준을 비판해서는 안 된다"며 "그(파월)가 자기 마음대로 하도록 놔둬야 한다. 하지만 나는 이자율에 대해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관세정책이 경제를 성장시키고 제조업체를 미국으로 유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집회가 열리기 몇 시간 전 미국에서 완성되는 승용차에 사용되는 부품에 대한 관세(25%)를 2년 동안 한시적으로 일부 완화하기로 했다. 그는 이 조치가 기업들이 제조업을 미국으로 이전할 시간을 주기 위한 "약간의 유연성"이라면서 "도살하기 전 약간의 시간을 줬다"고 섬뜩한 경고를 날렸다. 집회 장소 인근의 디트로이트는 미국 자동차 산업 중심도시이며, 이곳이 속한 미시간 주는 지난 대선 7대 경합주 중 한 곳으로 트럼프를 선택해 그의 당선에 큰 영향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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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워런의 머콤 카운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만’이 쓰인 빨간 모자를 들고 워싱턴 백악관을 나서고 있다. /AFPBBNews=뉴스1 |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또 여론조사가 편향돼있다며 자신의 경제 정책을 추켜세웠다. 그는 집회 참석자들을 향해 관세 정책이 "아직 실제로 시작되지도 않았다"면서 중국과 같은 국가들과도 "(무역 협상이) 잘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몇 주, 몇 달 안에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감세안을 통과시키겠다. 여기에는 팁, 사회보장세, 초과근무수당에 대한 세금 면제가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제조업 활성화, 고임금 생산직 일자리 부활을 약속한 트럼프의 무역 정책을 옹호했지만 자동차업계는 트럼프의 자동차 관세가 공장 폐쇄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관세 여파로 스텔란티스는 일부 생산을 중단해 미시간, 인디애나, 캐나다 공장에서 임시해고가 발생했다. 지프 와고니어와 그랜드 와고니어 SUV를 만드는 디트로이트 외곽 워렌 트럭(Warren Truck) 조립공장도 엔진 부족으로 이달 생산이 일시 중단됐다. 이 공장은 5월 초에나 재가동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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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간) 미시간주 워런에 있는 매콤 커뮤니티 컬리지 스포츠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행사장에 도착하자 그의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AP=뉴시스 |
트럼프의 취임 100일, 대다수 미국인은 그의 경제 비전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ABC뉴스와 워싱턴포스트(WP), 입소스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9%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CNN 조사에서는 4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특히 응답자의 36%만이 트럼프의 경제 정책을 지지한다고 답했는데, 이는 그의 1기 때와 이번 임기를 합쳐 가장 낮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급진적 좌파 광인들"을 향한 비난도 잊지 않았다. 전임자 조 바이든 대통령을 수차례 언급하며 깎아내리는가 하면, 갱단원 혐의자들이 머리를 깎고 투옥되는 영상 몽타주를 지지자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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