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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배추 재배, 기계화로 노동력 80%↓…국산 기계 개발

이데일리 김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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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정식기와 흙올림식 휴립피복기 개발
손 많이 필요한 아주심기 기계로 심도록
한 대당 1500만원 내외…일본산 보다 40% 저렴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정부가 밭농업 기계화율을 높이기 위해 고추·배추 밭에서 겸영으로 사용 가능한 국산 기계를 개발했다. 올해 안에 현장 실증시험을 통해 기계 개발을 완료한 뒤, 농업 현장 보급을 위한 지원도 뒷받침한다.

고령화 등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 농업 현장의 어려움도 해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경북 문경시 농암면 한 배추밭(사진=연합뉴스)

경북 문경시 농암면 한 배추밭(사진=연합뉴스)


30일 농촌진흥청은 밭농업 기계화율이 낮은 원인 중 하나인 정식(아주심기)의 기계화율을 높이기 위한 정식기와 흙올림식 휴립피복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밭작물 재배는 △경운·정지 △파종·아주심기 △비닐 피복 △방제 △수확 등의 작업으로 이뤄진다. 이 중에서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필요한 파종·아주심기의 기계화율은 18.2%로, 전체 밭농업 기계화율 67%를 크게 밑돌고 있다. 특히 고초와 배추의 아주심기 기계화율은 거의 0% 수준이다.

농진청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육묘산업과 연계한 고추·배추 겸용 정식기와 아주심기 전후 작업을 하나의 기계로 할 수 있는 흙올림식 휴립피복기를 개발했다.

고추·배추 겸용 정식기는 연약한 육묘를 다치지 않게 육묘판에서 뽑아 심는 농기계다. 기어만 바꾸면 고추에서 배추로, 배추에서 고추로 작물 전환이 가능해 연중 작업기 활용이 높아 경제적이다.


아주심기를 기존 농업 방식대로 했을 때 고추는 10a(아르) 당 12.8시간, 배추는 13.9시간 걸렸다. 하지만 정식기로는 2시간 만에 마쳐 작목당 노동력이 80%가량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

기존에는 아주심기 전에 두둑을 만들고 호스를 설치한 뒤 비닐을 씌워야 했다. 아주심기 후에도 작물을 심었던 구덩이를 다시 메우는 작업을 일일이 했어야 하는데, 이번에 개발한 흙올림식 휴립피복기로는 이 작업을 한 번에 할 수 있게 됐다.

기계를 이용한 아주심기를 할 때는 여기에 맞는 육묘 생산기술도 필요한데, 농진청은 민간 우수 육묘장과 협업해 모종 길이, 잎의 퍼짐, 뿌리 발달 등을 조절하는 등 정식기 이용에 적합한 육묘 생산기술도 개발했다.


농진청은 올해 주산지에서 고추·배추 겸용 정식기와 흙올림식 휴립피복기 현장 연시와 실증시험을 진행해 현장에 적합하도록 보완할 계획이다. 앞서 농진청은 대규모 산불 피해 지역 중 하나인 경북 의성을 찾아 정식기를 이용해 고추 아주심기를 지원하기도 했다.

기계 가격은 한 대당 1500만원 내외로 농진청 측은 추산했다. 국내에 있는 일본산 밭농업 기계가 한 대당 25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40% 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또 정부는 내년도에는 예산 반영 등을 통해 신기술 보급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조용빈 농진청 농업공학부 부장은 “농촌 노동력 부족 문제로 그 어느 때보다 밭농업 기계화가 절실하다”며 “기계화로 농가 소득까지 올려 농업·농촌의 지속 가능성을 한층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