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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유심해킹 사태] SKT 위약금 면제 핵심 쟁점으로...유영상 “법률 검토 후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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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분야 청문회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분야 청문회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국회에 출석해 최근 가입자 유심(USIM) 정보가 탈취된 데에 거듭 사과했다. 국회의원들은 해킹사고 후 번호이동하려는 가입자에 대한 위약금 면제를 강하게 압박했다. 유 대표는 이번 사태가 통신사 역사상 최악의 해킹 사고라는 점을 인정하며 해지 위약금 면제도 법률적으로 종합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연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번 사건이 통신사 역사상 최악의 해킹 사고라는 데 동의하느냐”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이 SK텔레콤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번 유심 해킹 사태로 확인된 비정상적 데이터 이동은 9.7GB 정도다. 아직 정부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단말기고유식별번호(IMEI)를 제외한 가입자식별번호(IMSI)와 인증키 등 가입자의 유심 고유정보가 대량 유출된 것에 대해 사안의 심각성을 인정한 것이다.

이날 과방위는 SK텔레콤 측의 고객보호 조치가 안일했다고 지적하면서 계약 해지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킹 피해를 우려한 가입자들이 다른 이동통신사로 대거 옮겨가는 움직임이 나타난 가운데 위약금을 폐지해 고객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 요금제 이용약관 제44조 제1항 제4호에 따르면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해 해지할 경우 위약금 납부 의무가 면제된다. 이날 최민희 위원장과 김현 간사를 비롯한 과방위 의원들은 “이번 사태는 귀책사유가 SK텔레콤에 있다”며 “약관에 의거해 위약금을 전면 면제해야 한다”고 전향적 결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종합적으로 검토해 말씀드리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위약금 면제 가능 여부에 대해 법무법인 3곳에 법률 자문을 의뢰한 상태”라며 “SK텔레콤의 고의 또는 과실 여부, 조치 노력, 이용자 침해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약관에 위약금 면제 요건만 명시됐을 뿐 귀책사유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어 추가적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아직 정부 합동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위약금 면제의 귀책사유를 논하기는 다소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 대표도 “회사 최고 의사결정권자는 이사회로 내부적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법률적으로 검토해서 문제가 없으면 위약금을 폐지하는 쪽으로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분야 청문회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유심 해킹 사태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분야 청문회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가 유심 해킹 사태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SK텔레콤 입장에서 해지 위약금을 면제할 경우 대규모 가입자 이탈이 우려된다. 실제 유심 재고 부족과 명확한 피해 규모와 사건 경위 파악이 늦어지면서 불안감을 느낀 가입자의 이탈이 늘고 있다.


유심 무상교체를 시작한 이후 이틀간 7만명 넘는 가입자가 SK텔레콤을 떠나 다른 통신사로 옮겨갔다. 첫날인 28일에 3만4132명이 이탈한데 이어 전날에는 3만5902명이 다른 통신사로 번호이동했다. 순감 규모는 5만8000여명에 달한다.

이대로면 점유율 40% 방어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SK텔레콤 회선은 전체의 40.4%를 차지했다. 2021년 42.9%에서 꾸준히 내림세다. 해킹 사태 이후 가입자 순감은 평상시 일평균 대비 200배 수준이다.

SK텔레콤은 고객 불편 해소와 보호 조치에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하면 유심교체와 버금가는 안전 효과가 있다”면서 “불법 복제로 인한 피해 발생시 100% 보상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6월 말까지 유심 1000만개를 추가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유 대표는 “초동 대처에 있어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고객 신뢰 회복과 고객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과 재발 방지를 약속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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