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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자동차·부품 관세를 완화하면서 수익성 악화를 고민하던 완성차업계와 관련 부품업계는 숨통이 트였다. 현대차·기아와 같은 미국 내에 공장을 둔 완성차 업체는 한층 부담을 덜 수 있게 돼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외국에서 수입한 부품으로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의 관세 부담을 2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철강·알루미늄과 같은 밀접한 관세와의 중복 적용도 없애기로 했다.
두 가지 모두 미국 내 자동차 생산업체의 관세 부담을 완화하는 조치로 완성차·부품 업체들의 미국 내 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시간을 주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3일부터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했으며 다음달 3일부터는 자동차 부품으로도 관세 부과를 확대할 예정이었다.
완화 조치는 미국 내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현대차·기아와 같은 미국 내에서 완성차를 생산하는 외국 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미국에서 조립한 차량의 권장소비자가격(MSRP)의 15%에 해당하는 부품에는 첫해 동안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2년 차에는 이 비율이 10%로 줄기 때문에 미국 내 차 부품 자급률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자동차 관세를 완전히 면제받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에 현대차그룹은 관세 대응 태스크포스(FT) 전사 차원에서 대응 체계를 가동할 정도로 비상에 걸렸지만 이번 조치로 최악은 면했다는 분위기다. 가격 상승 압력에서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부품 관세의 일부를 환급받으면 차량 가격 인상 폭을 낮출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이미 미국 앨라배마와 조지아에 공장을 운영 중이어서 부품 관세 면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GM이 한국에서 만들어 미국에서 판매하는 일부 차종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다만 수입차에 대한 25% 관세는 유지되기 때문에 현지 공급망 재편과 현지 생산 확대는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내 부품 조달과 생산 비중을 더 늘리라는 요구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의 미국 부품 현지화율은 각각 12.2%, 19.8%에 불과하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 능력을 20만대 증설해 미국 내 현지 생산을 연간 120만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부품 공급·물류를 포함한 미 현지화 전략을 수립하고 현지 공장의 생산 효율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전무)도 "미국 생산 차량을 현지서 판매하는 구조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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