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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고정밀지도 데이터 요구…자율주행 택시 진출 위한 갑질”

헤럴드경제 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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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고정밀지도 데이터 요구…자율주행 택시 진출 위한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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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위치기반 모든 서비스에 영향
택시·대리운전 등 관련업계 타격 불보듯
소상공인업계, 정부에 불허 강력 요청
구글의 자율주행 택시인 웨이모 드라이버를 탑재한 차량.[연합]

구글의 자율주행 택시인 웨이모 드라이버를 탑재한 차량.[연합]



구글이 한국 정부에 고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구한 것과 관련, 주요 국가 자산의 해외 유출 우려와 함께 국내 소상공인업계에도 타격이 우려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소상공인연합회는 30일 논평을 내고 “고정밀지도 해외반출은 국가 중요 자산을 고스란히 갖다 바치는 꼴이 될 것으로 보며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단호한 의지를 가지고 대처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인 구글은 지난 2월 대한민국 정부에 고정밀지도 데이터의 반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008년 이후 벌써 4번째 요구다.

구글은 전국 1:5000 수치 지도와 함께 향후 업데이트될 디지털 지도 데이터를 구글 미국 본사와 해외 데이터센터로 반출할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고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통상적인 지도 기능은 1: 2만5000 축척 지도로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이같은 고정밀지도 반출 요구는 단순히 구글 맵만이 아닌 자율주행 등 다른 산업에 활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1:5000 지도는 우리 국토 내 상세한 정보가 담긴 지도로 공공기관, 병·의원, 학교, 호텔, 아파트 단지와 골목길, 소상공인 업체 등이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지도가 반출될 경우 자율주행 기술뿐만 아니라 위치기반 모든 서비스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우려가 있다는 게 소공연의 입장이다.


소공연은 논평에서 “지도 정보는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공간정보산업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의 근간으로 이같은 구글 측의 요구는 전세계적인 플랫폼 기업의 갑질이나 다름없는 무리한 요구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구글의 요구는 높은 인구 밀도, 빠른 기술 수용성, 잘 갖춰진 도시 인프라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기에 매력적인 한국 시장에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우려는 서울시도 지적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4일 고정밀 지도 반출에 대한 우려의 입장을 밝히고 국내 택시 및 대리운전 등 관련업계 일자리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밝힌 바 있다.

소공연은 “서울시의 지적처럼, 정부가 고정밀 지도 반출을 허용한다면 택시업, 대리운전업 등 소상공인은 물론 관련한 수십만 명의 일자리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으며, 소상공인 생태계는 무너져 내릴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고정밀지도 해외반출은 가뜩이나 어려운 소상공인 생태계가 무너져 내릴 단초가 될 수 있는 만큼, 거대 플랫폼 기업의 패권적 행태에 정부가 의연히 대처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유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