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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tech easy talk #6 양준균 퍼플아이오 리더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B2B와 B2C 마케팅의 전략을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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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이지 토크 여섯 번째 시간, B2B 마케팅과 B2C 마케팅의 접근 방식과 전략 소개
양준균 퍼플아이오 비즈니스 석세스파트 리더… 10여년 간 주요 기업에서 쌓은 마케팅 노하우 공개
B2C 마케팅은 ‘상징’과 ‘판타지’에 집중, B2B 마케팅은 확실한 비즈니스 가치 제시해야
ⓒTech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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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B2B(기업 간 비즈니스)와 B2C(기업과 소비자 간 비즈니스)에 적용되는 마케팅은 전혀 다른 것으로 여겨져 왔다. 실제로 마케팅의 대상도 기업과 소비자라는 점에 차이가 있고 그로 인한 접근방식과 전략 역시 매우 다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디지털 마케팅에 AI(인공지능)가 접목되고 기업 고객과 개별 소비자의 특성과 니즈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되는 상황에서 때론 두 영역 간 경계가 교차하는 부분도 생겨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마케터는 어떤 전략과 접근법으로 각각의 고객을 공략해야 할까?

이에 테크 이지 토크(tech easy talk)에서는 지난 28일 양준균 퍼플아이오 비즈니스 석세스파트 리더와 함께 그 답을 찾아봤다. 테크42가 주최하는 테크 이지 토크 여섯 번째 시간, 양 리더가 제시한 주제는 ‘B2B 마케팅 vs. B2C 마케팅’이다.

프롤로그, B2B 마케팅과 B2C 마케팅의 최신 트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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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B2B 마케팅은 특정 기업을 중심으로 맞춤형 전략을 짜는 어카운트 기반 마케팅(ABM, Account-Based Marketing)과 IT의 관점에서 고객의 고충을 이해하고, 문제 해결 방법에 관한 신뢰할 수 있는 인사이트와 조언을 제공하는 사고 리더십(Thought Leadership) 콘텐츠가 효율적인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 고도화된 CRM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 데이터를 세분화하고 자동화된 마케팅 퍼널 관리를 통해 리드(잠재고객)를 효율적으로 육성하는 전략이 필수화되고 있다.

반면 B2C 마케팅은 최근까지 iOS 트래킹 제한과 구글이 서드파티쿠키 지원을 중단(다만 최근 구글이 크롬에서 서드파티쿠키 지원 중단을 철회했다)하는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예고 등으로 퍼포먼스 광고 효율이 급락하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B2C 마케팅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고가 상품 출시, 번들 판매, 한정판 제품 출시 등을 통한 프리미엄 전략 강화와 함께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 확장, AI 개인화 추천,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해 왔다. 또한 고객 획득 비용 증가에 따른 대안으로 CRM(고객관계관리) 강화 역시 대두됐다.

이에 양준균 리더는 서울 역삼동 창업가 플랫폼 마루360에서 진행된 ‘테크 이지 토크’에서 B2B 마케팅과 B2C 마케팅의 특징과 차이점을 설명하며 각 분야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과 인사이트를 소개했다.


B2B만이 존재하던 세상, 온라인과 함께 탄생한 B2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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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균 리더는 한양대학교에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고려대학교 Korea MBA, 뉴욕주립대 글로벌 패션경영자과정을 수료한 마케팅 전문가다. 이랜드 패션사업부를 시작으로 CJ ENM, 쿠팡, 네이처앤네이처 등에서 콘텐츠, 커머스, 리테일 분야를 두루 섭렵하며 커리어를 쌓아왔고, 현재 코오롱 퍼플아이오에서 AI 기술 기반 온사이트 마케팅 SaaS 솔루션 ‘코드앤버터(CODE N BUTTER)’의 마케팅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이날 양 리더는 커뮤니케이션(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이후 콘텐츠를 제작하던 경험부터 기업 고객을 상대하며 커리어를 쌓아온 과정을 언급하며 B2C 마케팅과 B2B 마케팅의 차이를 이야기했다. 현업에서 그가 경험한 B2C 분야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마케팅을 해야 하는, ‘돈을 쓰기는 굉장히 쉽지만 벌기는 쉽지 않은’ 영역이었다고. 반면 B2B는 니치(niche, 틈새)한 영역의 소규모 고객 그룹과 소통하며 지속적인 관계를 끈끈하게 가져가는 영역이었다. 이와 같은 특징으로 인해 흔히 ‘B2B는 이성적이고 B2C는 감성적이다’라는 적근법이 일반화돼 있기도 하다. 하지만 양 리더는 “뻔한 접근법과는 좀 다른 관점으로 보고자 한다”며 조선시대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와 현대 지도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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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지리적으로 볼 때 중심지와 변방은 늘 존재해 왔어요. 중심지는 소비와 문화의 중심이 됐고 도시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중심지의 기능을 보완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죠. 지도를 보여드린 이유는 맥락을 말씀드리기 위해서예요. 지리적으로 중심지는 항상 문화와 소비가 중심이 되고 돈이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가장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하죠. 이런 특징은 중세 유럽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요. 이어 제국주의 시대에도 본토는 문화와 소비의 중심지고 식민지가 생산을 담당했죠. 결국 과거에는 중심지와 변방 간의 B2B 마케팅만이 존재했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러면서 양 리더는 이렇듯 B2B 중심의 공고한 형태가 변화를 맞이하게 된 과정을 유럽과 미국을 넘어 일본과 한국, 중국 등으로 산업화가 이어진 과정을 통해 설명했다. 물물 교환 시대를 넘어 금과 화폐가 거래수단이 되는 자본주의가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쥐게 되며 ‘중산층의 부상’과 ‘글로벌화’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가 필요한 자본주의 시스템 하에서 소비자들에게 ‘필요 이상의 지출을 하도록 하기 위한’ 수단으로 등장한 것이 B2C 마케팅의 시초가 됐다는 것이 양 리더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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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양 리더는 그러한 B2C가 더욱 꽃을 피게 된 것은 인류가 ‘온라인 시대’를 맞이하면서부터라고 말을 이어갔다. 초기 온라인은 전통적인 시장에서 취급하는 물건들을 다루지 않은 채 오프라인의 카피 버전과 같은 느낌으로 시작됐지만, 이후 이어진 기술적 혁신과 코로나19와 같은 질병의 대유행이 반복되며 온라인 전환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 됐다는 것이다.

양 리더에 따르면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변화는 다시금 B2B 영역의 변화를 유도하기도 했다. 디지털 전환이 된 세계와 기존 세계가 연결되는 과정에서 과거 오프라인 영역을 연결하는데 특화됐던 B2B의 역량이 다시금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B2C 마케팅은 ‘상징’과 ‘판타지’를 파는 것

지리적 역사적인 관점에서 B2B와 B2C의 진화 과정을 설명한 양 리더는 본격적으로 각각의 특성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먼저 B2C 마케팅과 관련해 양 리더는 가장 큰 특징을 ‘상징’과 ‘판타지’라고 언급하며 자신의 경험을 사례로 언급했다.

“제 첫 커리어는 패션기업이었어요. 굉장히 재미있는 것이 패션 분야에서는 5만원짜리 옷과 100만원짜리 옷은 만져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어요. 원단부터 틀리죠. 쉽게 말해 고객이 100만원짜리 옷을 사게 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납득할 수 있는 무언가를 줘야 해요. 한편으로 뷰티 분야는 좀 달라요. 50만원 제품과 5만원 제품이 있다고 할 때 두 제품의 성분에 그만큼의 차이가 있냐고 한다면 사실 그렇진 않아요. 이 경우 성분보다는 판타지를 판다고 할 수 있어요. 플라시보(위약효과)와 실제 치료 효과 중간 어디쯤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도 그렇습니다. 이들 B2C 마케팅의 특징은 진짜 상품 자체를 넘어 고객이 원하는, 보이지 않은 상징을 팔아야 한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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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양 리더는 “B2C 영역의 제품 특징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고 누구나 돈만 내면 살 수 있다는 것”이라며 “원가는 몇 배든 고객이 돈을 내면 거래가 성립되는 굉장히 비이성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고, 논리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하면 답을 얻을 수 없는 영역”이라고 구분하며 말을 이어갔다.

“B2C 마케팅에서 사람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뮤즈를 내세우고, 상징물을 제시하는 것은 실제와 다른 판타지를 주입해 만족감을 채워주기 위한 전략이예요. 저희끼리는 농담으로 B2C 마케팅을 잘하는 사람은 훌륭한(?) 가스라이팅을 할 수 있다고도 하죠. 결국 B2C 마케팅의 본질은 고객들에게 1만원짜리 물건을 팔면서 10만원어치의 만족감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B2B 영역에서 마케팅 조직보다 세일즈 조직이 더 큰 이유

B2C의 무수히 많은 사례를 소개한 양 리더의 이야기는 이내 B2B 마케팅으로 옮겨졌다. 양 리더는 “대기업을 보면 B2B 사업은 세일즈(영업) 중심으로 조직돼 있다” 그 이유를 설명했다.

“사실 기존 B2B 영역에서 마케팅이라는 용어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해요. 적어도 한국 기업의 문화에서는 그렇죠. 기업의 형태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소상공인이라고 할 때 그 비율은 1%대 99%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매출을 다 합쳐도 대기업 수준이 될까 말까예요.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대기업이 만들어 내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B2B 기업들 중 상당수는 대기업 산하 기업인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B2B 마케팅은 앞서 제가 언급한 중세 봉건시대 시스템과 닮아 있다고 할 수 있어요. 대기업은 왕이고 계열사는 제후고 그 밑에 이들을 대상으로 세일즈를 하는 기업들이 있고 맨 마지막에 프리랜서가 있죠. 그간 한국의 B2B 영업은 이런 구조로 이뤄지고 계층화가 굉장히 심했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러면서 양 리더는 “B2B 영역은 굉장히 폐쇄적이면서도 한편으로 DB가 핵심인 분야”라고 강조했다.

“B2B 마케팅은 행사에 가서 수많은 고객들을 만나고 그들의 DB를 차곡차곡 모아 정리하는 거예요. 최근에 제가 하고 있는 업무 중에 하나 입니다. B2C의 경우 불특정 다수가 고객이니 휴대전화 번호 등은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하지만 B2B의 경우는 어떤 고객들을 어디서 어떻게 모았고, 향후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중요해요. 그 히스토리를 남기고 정리해 그에 맞게 소통하는 것이 너무 중요한 업무죠. 적어도 B2B 마케팅에서 CRM(고객관계관리)란 고객을 분류하고 관계에 대해 기록해 DB화 하고 그 히스토리를 정리해 조직 내 누구와도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리드 전환율을 높인 사례를 언급한 양 리더는 “도구(솔루션)를 통해서 고객을 관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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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행사에서 양 리더는 B2C 마케팅의 특성과 B2B 마케팅의 특성이 교차되는 최근의 시장 상황을 언급하기도 했다. 명품 브랜드의 경우 VIP 고객을 1대 1로 대응하는 B2B 전략을 도입하고 있고 광고비 상승으로 인해 객단가가 높은 제품만 광고 효율이 유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양 리더는 “퍼포먼스 마케팅의 효율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고객 획득 비용이 증가한 것”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경향은 AI와 Sas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도구가 고도화되며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 양 리더의 설명이다. 누구나 광고와 콘텐츠 제작이 가능해지며 기존 대기업 중심의 외주 방식은 한계에 직면했고 저비용 SaaS 솔루션이 이를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때에 중요한 것은 결국 브랜드와 기술력이다.

“최근에 제가 컨설팅을 하면서 소상공인 분들을 많이 만나는데 꼭 말씀드리는 것이 제발 B2C는 하지 마시라고 해요. 만약 브랜드나 상표권을 가지고 있으면 상관이 없지만 그것이 없는 상태에서 B2C 마케팅을 하려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광고비를 써야 하거든요. 소상공인은 자체 브랜드나 상표권이 없으면 B2C보다는 납품처부터 찾아야 해요. B2B 거래를 할 수 있는 고객부터 찾거나 VIP를 상대할 수 있는 초 프리미엄 상품을 만들어 낼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죠.”

결국 맨땅에서 시작하는 소상공인 혹은 스타트업의 경우는 광고비 부담이 없는 프리미엄 B2C 마케팅이나 납품처만 공략하면 되는 B2B 마케팅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다. 발표 말미, 양 리더는 “이러한 변화는 결국 B2B와 B2C의 경계가 사라지고 마케팅 전략이 융합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향후 변화를 전망했다.

“요즘 대세는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라고 하지만 저는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라디오만이 가지고 있는 기능이 있다고 생각해요. 넷플릭스가 커지는 만큼 라디오의 존재 가치도 분명 상승할 거라고 믿습니다. 결국 B2B와 B2C 마케팅, 그리고 지금 변화하고 있는 트렌드도 이와 같은 관계로 갈 거라고 봐요. 철강과 조선 등 특정 분야는 여전히 과거 B2B 마케팅 방식으로 갈 것이고, 소비재 분야는 넷플릭스처럼 변할 수도 있겠죠. 결국 B2B와 B2C의 모든 경계는 무너지고 있고 여러분들은 각자가 계신 사업 영역의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트렌드에 맞게 적절한 생존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지금의 뉴노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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