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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 인정한 러, 북한군 훈련·실전 영상 잇단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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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스크서 ‘합동 군사 작전’ 펼쳐
번갈아 사격… 깃발 꽂고 환호도
작전 성공 후 손 흔드는 북한군과 러시아군 -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합동 군사 작전을 하는 북한군과 러시아군의 모습을 러시아 타스 통신이 29일 공개했다. 북한군(왼쪽)이 러시아군과 함께 주요 지점 점령 후 손을 흔들고 있다. /타스

작전 성공 후 손 흔드는 북한군과 러시아군 -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합동 군사 작전을 하는 북한군과 러시아군의 모습을 러시아 타스 통신이 29일 공개했다. 북한군(왼쪽)이 러시아군과 함께 주요 지점 점령 후 손을 흔들고 있다. /타스


북한군의 파병을 공식 인정한 러시아가 29일 북한군과의 합동 군사 작전 영상을 공개했다. 타스 통신은 이날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 수잔스키 지구 ‘해방 작전’에 참여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수잔스키 지구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해 8월 쿠르스크 기습 침공으로 일부 점령한 영토 중 하나다. 영상에서 북한군은 폐허가 된 건물에서 러시아군과 번갈아 가며 표적을 향해 사격하는 등 작전을 수행한다.

파괴된 교회로 보이는 한 건물에 깃발을 꽂는 장면도 나왔다. 러시아군이 러시아 국기를 건물에 먼저 꽂았고 뒤이어 북한군이 옛 소련 또는 공산당을 상징하는 낫과 망치가 그려진 붉은 깃발을 흔들기도 했다.

러시아 쿠르스크에 파견된 북한군이 지휘관의 지시에 따라 휴대용 대전차 로켓포 발사 훈련을 하는 모습. 북한군의 러시아 파견을 공식 인정한 러시아 국방부는 28일(현지 시각) 북한군의 현지 전투 훈련 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했다./TASS 연합뉴스

러시아 쿠르스크에 파견된 북한군이 지휘관의 지시에 따라 휴대용 대전차 로켓포 발사 훈련을 하는 모습. 북한군의 러시아 파견을 공식 인정한 러시아 국방부는 28일(현지 시각) 북한군의 현지 전투 훈련 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했다./TASS 연합뉴스


러시아는 전날엔 북한군이 쿠르스크에서 전투 훈련을 벌이는 영상을 처음 공개했다. 북한군의 모습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몇 차례 나왔지만, 러시아 국방부 차원에서 공식 영상을 배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날 공개된 76초짜리 영상에서 북한군 병사들은 훈련장에서 북한군 지휘관의 지시에 따라 소총 실탄을 사격하거나 휴대용 대전차 로켓포 RPG를 발사했다. 북한군 간부는 “마지막까지”라고 외치기도 했다.

러시아 교관의 수류탄 사용법 시범을 보고 수류탄을 투척하고, 참호 안을 달리거나, 야간에 군가를 부르며 이동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타스 통신은 “북한군은 12구경 산탄총으로 적의 드론(무인기)을 파괴하는 훈련도 받았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쿠르스크 지역 작전에 참여했던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 교관에게 총기 교육을 받고 있다./TASS 연합뉴스

러시아의 쿠르스크 지역 작전에 참여했던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 교관에게 총기 교육을 받고 있다./TASS 연합뉴스


영상 속 북한군 헬멧에는 러시아 애국주의의 상징인 ‘성 게오르기 리본’(게오르기옙스카야 렌토치카)이 십자 모양으로 부착돼 있었다. 검은색 세 줄과 주황색 두 줄로 이뤄진 줄무늬 패턴의 리본이다. 이 리본은 1769년 예카테리나 여제가 무공을 세운 군인들에게 수여한 ‘성 게오르기우스 훈장’ 장식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는 이 리본을 전승절(5월 9일)에 러시아군의 상징으로 활용해 각종 무기 체계에 달아 놓는다. 이를 북한군도 착용한 것이다.

러시아는 ‘쿠르스크 해방 작전’이 마무리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북은 북한군이 쿠르스크 재탈환을 위해 참전했다는 입장이라 파병 북한군의 철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 안팎에서는 파병 북한군이 현지에 남아 전후 복구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입장에서는 외화벌이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1만1000여 명 규모의 병력을 러시아로 파견했고 이 중 4000여 명이 죽거나 다치자 올해 1∼2월 3000여 명의 증원 전력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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