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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대만, 정치적 분열…라이칭더 총통 탄핵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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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주민소환 운동 ‘격화’
국민당서 첫 구속자 나오자
야당 “파면 운동 벌이겠다”

대만의 정치적 분열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여야가 상대 의원을 겨냥해 주민소환 운동을 벌이는 중 야당인 국민당 고위 당직자 가운데 첫 구속자가 나왔다. 야당은 오는 5월20일 취임 1주년을 맞는 라이칭더 총통(사진) 탄핵 운동을 예고했다.

29일 대만 중앙통신사·자유시보·연합신문망에 따르면 천진룽 국민당 신베이시 본부 서기가 이날 새벽 구속됐다. 신베이지방검찰청은 전날 국민당 신베이시 본부를 압수수색하고 당 관계자 4명을 조사했다.

검찰이 국민당 지역위원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은 대만 야당인 국민당과 민중당이 집권 민진당 의원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주민소환 운동 때문이다.

대만의 주민소환제는 지역주민 15% 이상의 서명을 받아 주민투표를 실시해 선출직 공무원을 파면할 수 있는 제도다.

지난해 여소야대 구도로 의회가 출발한 가운데 국민당이 올해 2월 정부 예산안을 대폭 삭감하자 민진당과 라이 총통은 국민당 등 야당 의원에 대한 주민소환 운동을 벌였다. 야당도 민진당 의원에 대한 주민소환 운동으로 맞불을 놓았다.

검찰은 이달 중순부터 주민소환 운동 과정에서 국민당이 서명을 위조했다며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검찰은 지난 15일에도 국민당 지역사무실 등 30곳을 수색하고 20여명을 심문했다.


야당은 집권당이 수사기관을 동원해 입법부를 탄압한다며 반발했다. 지난 26일에는 1만명이 참여하는 라이 총통 반대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주리룬 국민당 주석은 다음달 라이 총통 취임 1주년을 맞아 라이 총통 탄핵안을 발의하고 파면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만 선거법상 총통은 취임 1년이 지나야 탄핵할 수 있다.

검찰 수사에 대해 ‘독재’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라이 총통은 “우리가 이렇게 할 수 있는 것도 결국 대만은 민주주의 국가라는 의미”라며 “독재와 싸우고 싶으면 톈안먼 광장에 가라”는 발언으로 맞받아쳤다.

주 주석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라이 총통 탄핵 운동을 더 가열하게 펼칠 것을 전 당원에게 당부했다.


라이 총통이 탄핵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입법원은 총 113석으로 민진당이 51석이고 국민당 52석, 민중당 8석, 무소속 2석 등 야권이 62석이다.

총통 파면법에 따르면 전체 의원 4분의 1(29명) 이상이 탄핵안을 발의하고, 3분의 2(76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민진당에서 14명의 이탈표가 나오지 않으면 탄핵은 불가능하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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