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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양자 컴퓨팅 215조 투자 발표에 '트럼프 향한 액션'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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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 기자]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IBM이 향후 5년간 미국 내 제조 기반 강화를 위해 총 1500억달러(약 215조원) 규모의 양자 컴퓨터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적 제스처에 불과하며, 실제 투자 이행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비평을 내놓았다.

IBM은 28일(현지시간) 미국 내 제조업 및 첨단 기술 개발을 위해 총 150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300억달러는 금융권에서 사용하는 메인프레임 컴퓨터와 차세대 기술인 양자 컴퓨터의 생산 확대에 사용될 예정이다.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CEO는 "IBM은 114년 전 창립 이래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제조업에 계속 중점을 둬왔다"라며 "이번 대규모 투자와 제조 약속을 통해 IBM이 전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컴퓨팅 및 인공지능(AI) 기술의 중심지로 계속 자리매김하겠다"라고 밝혔다.

IBM의 발표는 애플, 엔비디아 등 다른 빅테크의 미국 투자 발표와 흡사하다. 애플은 지난 2월 향후 4년간 미국에 5000억달러를 투자하고 2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고, 엔비디아 역시 TSMC 등 협력사들과 함께 미국 내 AI 슈퍼컴퓨터 공급망 구축을 위해 같은 금액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IBM은 메인프레임 및 양자 컴퓨터 분야에 투입되는 300억달러 외에, 나머지 1200억달러의 구체적인 사용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투자 계획의 실제 이행 여부를 놓고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됐다.

특히 일부 분석가는 이번 발표를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생산 시설을 늘린다는 계획으로 강도 높은 관세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인텔과 같이 생산을 중국에 의존하는 기업에는 치명타다.


또 IBM은 지난주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 절감 조치로 인해 정부 계약 15건이 보류됐다고 밝혔다. 이는 6월 분기 실적 전망이 긍정적으로 제시된 데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을 초래한 악재로 작용했다.

길 루리아 D.A. 데이비슨 애널리스트는 "IBM이 양자 기술 등 신흥 분야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이번 발표에서 언급된 과장된 규모의 투자액은 미국 정부를 의식한 제스처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또 "빅테크 기업들은 이런 약속을 무역 갈등에 대한 방어막으로 활용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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