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풍운아' 홍준표의 끝내지 못한 '라스트 댄스'…"자연인으로" 정계 은퇴

서울구름많음 / 14.1 °
[the300]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후보자 선출을 위한 3차 경선 진출자 발표에서 결과 발표 후 기념촬영을 마치고 무대를 내려가고 있다.2025.04.29. /사진=뉴시스 /사진=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후보자 선출을 위한 3차 경선 진출자 발표에서 결과 발표 후 기념촬영을 마치고 무대를 내려가고 있다.2025.04.29. /사진=뉴시스 /사진=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29일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대구시장직을 내려놓고 마지막 대선 출마라는 배수진을 친 홍 전 시장의 대권 도전은 당내 결승 진출 좌절과 함께 아쉽게 막을 내렸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2차 경선 결과,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3차 경선(결선)에 진출했다고 발표했다. 기존 4명의 후보 중 안철수·홍준표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홍 전 시장은 "지난 30년간 여러분의 보살핌으로 참 훌륭하게 그리고 깨끗하게 정치인생을 오늘로서 졸업하게 돼서 정말 고맙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시민으로 돌아가겠다.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좀 편하게 살도록 하겠다"며 "이번 대선에서 저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감사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선거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2025.04.29./사진=뉴시스 /사진=조성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선거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2025.04.29./사진=뉴시스 /사진=조성우


홍 전 시장은 이어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수고하셨다. 오늘 조기졸업했다"며 "이번 대선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재차 말했다. 이어 "지난 30년 동안 저를 돌봐주신 국민 여러분 그리고 당원동지 여러분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며 "이제 저는 서울소시민으로 돌아가서 시장통에서, 거리에서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그런 일개 시민으로 남았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더이상 정치를 안 하겠다"며 "이제 갈등의 현장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감사드린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이 고개 숙여 인사한 뒤 퇴장하자 지지자들이 박수치며 "홍준표"를 외쳤다.

이어 캠프에서 홍 전 시장의 비서실장을 맡은 김대식 의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김 의원은 "30년 동안 당과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홍준표 후보께서 오늘 이러한 결과를 맞고 보니 제가 잘 보필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선거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5.04.29./사진=뉴시스 /사진=조성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선거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5.04.29./사진=뉴시스 /사진=조성우


이성배 대변인은 "지난 3주간 홍 후보를 24시간 옆에서 모시면서 진정 이재명 후보를 이길 수 있겠구나 믿음이 하루하루 커졌던 시간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홍 후보는 여러분이 알고 계신 것처럼 정말 속시원한 코카콜라 같은 분이셨고 옆집 할아버지처럼 친근한 홍할배였다"며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 14일 "이번 대선은 정권 교체냐, 정권 연장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홍준표 정권이냐, 이재명 정권이냐의 양자택일 선거"라며 '제7공화국 선진대국'을 키워드로 출마선언을 했다.

지난 두 차례의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수개월 전부터 국민의힘 의원들과 스킨십을 늘리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 직후부터 혹시 모를 조기대선에 대비한 공약 준비 등을 철저히 했다고 한다. 친윤석열계인 유상범 의원이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아 "홍준표 후보는 더 이상 독고다이가 아니다"라고 힘을 보탰다.


홍 전 시장 측은 4강으로 후보가 압축된 이후 2차 경선에서 51%를 득표해 본선에 직행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등 줄곧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날 탈락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홍 후보가 이날 기자회견을 짧게 마무리한 것도 3차 경선 진출을 대비한 회견문을 준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문수, 한동훈, 안철수,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후보자 선출을 위한 3차 경선 진출자 발표에서 결과 발표 후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5.04.29. /사진=뉴시스 /사진=

김문수, 한동훈, 안철수,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후보자 선출을 위한 3차 경선 진출자 발표에서 결과 발표 후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5.04.29. /사진=뉴시스 /사진=


일각에선 같은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인 김문수 후보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단일화에 초반부터 우호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현역 의원들이 중반부 이후 급격히 김 후보 쪽으로 쏠린 것이 결정적이었단 분석도 나온다. 4강 경선에서 '찬탄' 표는 한동훈 후보에게 쏠린 반면, '반탄' 표는 홍 후보와 김 후보로 갈린 것도 변수가 됐을 거란 평가다.

홍준표 캠프 핵심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승리 기자회견문을 준비했다. 진짜 예상 못했다. 충격이 너무 크다"며 "결선에 대한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고 했다. 이어 "홍 시장은 당원들에게 섭섭함이 큰 상태일 것"이라고 했다.


홍 전 시장은 정계 은퇴를 선언한 기자회견을 마친 후 SNS(소셜미디어)에 연달아 두 개의 글을 올리고 탈당을 시사했다. 그는 "내일 30년 정들었던 우리 당을 떠나고자 한다"며 "더이상 당에서 내 역할이 없고 더이상 정계에 머물 명분도 없어졌다.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고 밝혔다.

홍 전 시장은 고려대 행정학과 졸업 후 1982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로 활동하다 1995년 정계에 입문했다. 제15·16·17·18·21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대표, 초대 자유한국당 대표, 경남지사, 대구시장 등을 역임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