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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산업 반도체’ 스판덱스 살아난다…주목받는 세계 1위 효성티앤씨 [비즈360]

헤럴드경제 고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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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산업 반도체’ 스판덱스 살아난다…주목받는 세계 1위 효성티앤씨 [비즈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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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판덱스 산업, 과거 대비 재고 부담 등 커져
효성티앤씨, 원가 경쟁력으로 수익성 개선
최대 소비국 중국 수요 회복 기대감 솔솔
효성티앤씨의 인도 스판덱스 공장. [효성티앤씨]

효성티앤씨의 인도 스판덱스 공장. [효성티앤씨]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글로벌 스판덱스 시장의 수요 회복 조짐이 나타나면서 세계 1위 업체인 효성티앤씨의 고공실적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수요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내수 소비 진작책이 본격화되며, 장기간 침체됐던 시장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효성티앤씨는 자체적인 원가 절감 개선 노력도 펼치고 있다.

원료 PTMG 직접 생산…중국·베트남 증산
‘섬유 산업의 반도체’로 불리는 스판덱스는 고무보다 3배 이상 강하고, 최대 7배까지 늘어나는 탄성을 지녀 주로 속옷, 수영복, 스타킹 등에 사용된다. 세계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확보한 효성티앤씨는 중국, 베트남, 인도, 튀르키예, 브라질 등 6개국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29일 중국화섬협회 및 현지 매체에 따르면 2021년 월평균 10일 수준이었던 스판덱스 재고 일수는 올해 12일 현재 평균 44일 수준이다. 이처럼 스판덱스 산업은 과거와 비교해 원자재 가격 하락과 공급 과잉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가 지속되며, 재고 부담도 여전한 상황이다.

하지만 효성티앤씨는 원가 경쟁력 강화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가시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스판덱스 원료 폴리테트라메틸렌 에테르 글리콜(PTMG)을 직접 생산하며 안정적 공급 기반을 갖춘 것이 강점이다. 효성티앤씨는 중국에서 기존 PTMG 연산을 기존 10만톤(t)에서 올해 20만t까지 확대한 데 이어, 향후 30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베트남에선 지난 2023년 증설을 완료하고 연산 15만t까지 늘렸다.

이를 통해 올해 1분기 스판덱스를 포함한 섬유사업부 영업이익률은 7.5%로 전분기(3.2%) 대비 대폭 개선됐다. 회사 측은 “스판덱스 원가 경쟁력 강화와 차별화 제품 확대, 나일론폴리에스터 부문의 원가 절감이 실적 개선 배경”이라고 밝혔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효성티앤씨의 1분기 스판덱스 영업이익률도 10.9%로, 지난해 연간 평균(9.7%) 대비 상승하며 두자릿수를 달성했다.


효성티앤씨의 실적은 스판덱스를 중심으로 구성된 수익 구조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전체 매출에서 섬유 부문은 45%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의 71%를 책임지는 주력 사업이기 때문이다. 스판덱스의 수요나 단가 변화가 곧 실적에 직결되는 구조다.

이 구조는 2021년 2분기 팬데믹 호황기 당시 뚜렷하게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실내 활동이 늘면서 애슬레저(일상복처럼 입는 운동복) 수요가 폭증했고, 스판덱스는 ‘없어서 못 파는’ 품귀 현상을 겪었다. 이에 효성티앤씨는 연간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기록, 그룹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이 시기 튀르키예와 브라질 등지에 공장 투자를 단행해 글로벌 생산능력을 확대, 세계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확보하며 1위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2022년부터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중국 내 신규 공장 가동과 대규모 증설, 여기에 도시 봉쇄와 소비 위축이 겹치면서, 판매 감소부터 단가 하락, 재고 누적 등 악재가 실적에 타격을 미쳤다.


“中 수요 살아나나”…반등 기대감 커져
그러다 최근 들어 스판덱스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세계 의류 브랜드와 중국 원단 업체들의 낮아진 재고 수준, 글로벌 해상 운임 상승 등 외부 여건이 개선되며, 중국 외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됐다. 중국 역시 수요가 팬데믹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정부의 내수 진작 정책이 본격화되는 5월 이후 수요 반등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효성티앤씨도 닝샤 현지 법인 가동률을 높이며, 중국 내수 회복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스판덱스 산업의 구조 재편도 이뤄지고 있다. 2015년 전체 판매 비중의 39%를 차지했던 기타 생산업체(효성·화펑·화화이·바일루·얀타이 등 5개사 제외) 비중은 2024년 18%로 감소했으며, 업체 수 역시 같은 기간 22개에서 11개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반면 효성티앤씨는 중국 시장 점유율 20%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6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효성티앤씨 관계자는 시장 전략과 관련, “중국 내에서는 차별화 제품 확대 및 로컬 브랜드와의 협업 마케팅을 강화하고, 중국 외 시장에서는 인도 등 지역별 성장 수요에 맞춰 지배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친환경 원료 생산을 통한 사업 영역 확대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