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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진화’ 헬기의 중요성 - 대구 북구 함지산 산불 이틀째인 29일 오후 산불 진화 작전에 투입된 산림청 헬기와 군용 헬기가 함지산 상공에서 물을 뿌리고 있다. 2025.4.29. 뉴스1 |
대구 북구 아파트 밀집 지역을 위협한 함지산 산불이 발생 23시간 만에 잡혔다. 불씨가 강한 바람을 타고 비화(飛火) 현상이 나타나는 등 불길이 무섭게 번지기도 했으나, 야간 진화에 총력을 기울여 밤새 산불 확산을 막아냈다.
29일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2시 1분쯤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의 주불이 23시간 만인 이날 오후 1시쯤 진화됐다. 산불 영향 구역은 260ha로 추정된다. 축구장 364개에 달하는 면적이다.
산불 발생 초기 초속 15m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불면서 산림 당국은 산불 대응 3단계를, 소방청은 국가 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건조한 날씨에 강풍이 불면서 산불은 조야동 민가 인근까지 내려왔고, 아파트 밀집 지역인 서변동 방면으로 번졌다. 대피소로 사용된 팔달초에서 만난 박성주(48)씨는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불길이 사라졌다가 도깨비불처럼 수십m를 날아갔다. 경북 산불 때와 같은 모습이라 심각성을 느끼고 가족들과 대피소로 이동했다”며 “다량의 연기가 지속해 뿜어져 나와 바로 앞에 있는 사람도 분간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당국은 전날 해가 지기 전 불길을 잡지 못했고, 오후 7시 30분까지 진화율은 19%에 그쳤다. 이에 관계 당국은 야간 진화 체제로 전환하고 수리온 헬기 2대를 사실상 처음으로 야간 진화 작업에 투입했다. 헬기들은 현장을 18차례 왕복하며 약 2만7000ℓ의 물을 뿌리는 등 맹활약 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진화 인력과 고성능 산불 진화차량 등 지상 진화 자원도 대폭 늘렸다. 그 결과 이날 오전 4시까지 진화율을 60%까지 올라갔다.
이후 당국은 이날 일출 직후 바람이 잦아들자 진화 골든타임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산불 현장인 조야·노곡동 일대에 진화헬기 53대와 인력 1551명, 장비 205대를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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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산불 야간 진화에 나서는 수리온 헬기 - 28일 대구시 북구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를 위해 야간 진화가 가능한 산림청 수리온 헬기를 투입되고 있다. 2025.4.28. 뉴스1 |
산림 당국은 빠르게 산불을 진화한 배경에 수리온 헬기 투입 등 효과적인 야간 진화 작업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임하수 남부지방산림청장은 “이번 야간 진화에 처음으로 2대의 수리온 헬기가 투입되면서 진화율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향후 산불 현장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야간 진화 시 수리온 헬기를 적극 투입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명피해가 없었던 배경에는 당국의 선제적 대응이 꼽힌다. 한 달여 전 경북 북부권을 집어삼킨 초대형 산불 당시 초동 대처가 늦어 인명피해가 컸던 데서 교훈을 얻어 이번에는 산불영향권에 있는 지역 주민 6500여 명에게 7개 대피소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산림 당국 관계자는 “도시형 산불의 경우 인명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게 가장 불리한 여건”이라며 “선제적인 대피가 관건이라 보고 산불확산예측 시스템을 활용해 주민들을 대피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관계 당국은 잔불 진화까지 마무리되는 대로 산불 원인을 밝히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대구시가 지난 1일부터 지역 전역에 입산 통제 행정명령을 내렸음에도 산불이 났기 때문이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행정부시장은 “산불 원인에 대해서는 북구청, 소방, 경찰 협조로 조사를 거친 뒤 불을 낸 사람을 신속히 잡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며 “용의자가 붙잡히면 입산 통제 행정명령을 위반했기에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민경석·김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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