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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정전 사태로 어두운 거리 /AFP=연합뉴스 |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남유럽에 광범위하게 일어난 대정전 사태로 관광객과 시민 수백명이 불이 꺼진 채 멈춰 선 기차와 지하철에 갇히는 등 대혼란이 벌어졌다.
스페인의 최대 일간지 엘파이스는 28일(현지시간) 월요일 대낮에 갑자기 발생한 최악의 대정전 사태로 온 나라가 마비됐다며 이렇게 전했다.
700만 인구가 사는 수도 마드리드와 제2의 도시 바르셀로나 등 주요 도시들이 일제히 정전 피해를 겪으면서 일부 전화와 인터넷도 먹통이 됐다.
사람들은 행인을 붙잡고 휴대전화를 빌렸고, 학교 앞은 자녀를 일찍 데리러 온 학부모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도로 신호등까지 작동을 멈추면서 도로 위는 "먼저 속도를 내는 사람이 이기는" 무법지대로 변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신호등 대신 경찰관들이 수신호로 차량을 통제했지만 역부족이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차에서 내려 통제에 나서기도 했다.
관광객과 통근객들은 갑자기 멈춰선 지하철과 열차 등에 갇히기도 했고, 지하철이 마비되자 택시를 타기 위한 시민들이 거리에 몰려나오면서 '택시 대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날 스페인 대부분 지역과 포르투갈, 프랑스 남부 일부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하면서 인터넷과 결제 시스템 등 통신망도 차질을 빚었다.
스페인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슈퍼마켓과 주유소에는 연료와 비상식량 등을 사두려는 행렬이 이어졌지만 대부분 매장에서 카드 결제기 작동이 어려워 현금 없는 시민들은 구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매일 바르셀로나에서 근교 도시 바달로나로 출·퇴근을 한다는 후안 카를로스 레옹(49) 씨는 엘파이스에 "기차를 타지 못해서 출근을 포기하고 근처 가게에서 휴대용 배터리와 라디오, 촛불 등 생존 키트를 샀다"고 전했다.
저녁까지 이어진 이날 정전은 늦은 밤이 되어서야 일부 전력이 복구되기 시작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TV 연설에서 전력망의 절반 가량을 복구 완료했다고 밝혔지만, 완전 복구가 언제 이루어질지는 밝히지 않았다.
스페인 당국은 정전 원인을 조사 중이라면서 아직 어떤 요인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장동욱 기자(eastwoo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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