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강제 추행 후 무너졌다"… 메이딘 출신 A씨 母, 143엔터에 사과 요구 [종합]

143엔터 소속 메이딘 출신 A씨 강제추행 고소 관련 기자회견
A씨 모친, 143엔터 대표 B씨 강제추행 사과 요구
이달 강남경찰서에 아청법 위반 고소장 접수

29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에서는 143엔터테인먼트(이하 143엔터) 소속 그룹 메이딘 출신 A씨의 강제추행 고소 관련 기자회견이 열렸다. 우다빈 기자

143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메이딘 출신 멤버 A씨의 소속사 대표 B씨를 강제추행으로 고발한 가운데 심적인 피해를 호소했다. 이와 함께 B씨의 각서를 공개한 A씨 측은 B씨의 공개적인 사과 요구와 전속계약 즉시 해지·피해자 동의 없이 보도한 '사건반장'에 대한 대응 등 향후 대응을 이어갈 예정이다.

29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에서는 143엔터테인먼트(이하 143엔터) 소속 그룹 메이딘 출신 A씨의 강제추행 고소 관련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이하 한빛센터) 김영민 센터장의 사회로 기자회견이 진행됐으며 피해자 A씨의 어머니가 참석했다. 이 외에도 A씨의 법률대리인 문효정 변호사, 전 143엔터 A&R팀장 허모씨, 문화연대 김재상 사무처장 등이 자리했다.

이 기자회견은 지난해 10월 불거진 143엔터 설립자이자 대표 프로듀서에 대한 강제추행 의혹 제기와 사건 경위 설명과 143엔터 측에 공식 사과 및 가해자 퇴출 등을 요구하는 취지로 열렸다. A씨과 A씨의 부모에 따르면 소속사 대표 B씨는 A씨를 대표실로 불러서 3시간 동안 폭언과 협박을 가한 후, 강제추행과 성적 모멸감을 주는 성희롱을 가했다. 당시 A씨는 만 19세 미만으로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의 보호를 받는 미성년자였다.

A씨 측은 B씨가 사건 직후에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일선에서 물러나서 피해자와의 공간분리를 약속했으나 이내 사실을 부정하고 피해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한 143엔터가 B씨의 가해 사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거짓으로 일축하고 A씨에 아무런 통보 없이 소속 그룹에서 탈퇴시켰다며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한 상황이다.

A씨 모친, 눈물로 143엔터 입장에 반박

이날 A씨의 어머니는 마이크를 잡고 취재진 앞에서 "아이는 사람들의 관계를 소중하게 여기며 밝은 아이였다. 아이돌의 꿈을 꾸고 진심으로 행복해 했다"라면서 A씨가 그룹 활동에 진심이었다고 짚었다. 이후 B씨가 멤버들 사이에 불화를 종용했고 A씨가 고등학교 졸업 후 신체적 접촉이 더욱 심해졌다면서 "아이가 몇 번이고 제게 구조 신호를 보냈음에도 듣지 않았고 제 아이가 상상도 못 할 일을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팬들이 소중하며 그룹 활동을 하고 싶다고 했다. 아이의 의사를 존중하기 위해 대표에게 각서를 받고 상황을 조용히 마무리하려고 했다"라면서 A씨가 그룹 활동을 이어가기 위한 의지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사건반장'에서 아이의 녹취가 방송됐다. 동의한 적도 없으며 존재한 지도 몰랐던 녹취다. 아이는 두려움에 떨게 됐다. 아빠가 대표를 만났으나 B씨는 아이에게 거짓 입장문을 올리라고 했다. 왜 피해자가 가해자처럼 행동해야 하는가. 어릴 때부터 모든 것을 이 회사에 걸었다. 아이돌 활동도 대표의 사과도 기대할 수 없다"라고 호소했다.

A씨의 법률대리인 문효정 변호사는 "현재 관할 경찰서에 고소장이 접수됐으며 B씨는 피의자 신분이다. 피의자는 경찰 출석을 앞두고 있다. 이 사건의 핵심은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아이돌 걸그룹 멤버에 대해 소속사 대표가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B씨는 추행 사실을 여러 차례 인정하고 사과했으나 걸그룹으로 데뷔하고 활동하려는 의지를 이용해 입장을 번복, 성적 접촉에 강제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라면서 신속한 수사 진행을 당부했다.

강남경찰서에 고소장 제출, 신속한 조사 당부

그룹 메이딘 출신 A씨 모친이 공개한 소속사 대표 B씨의 각서. 해당 문서에는 본인은 성추행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향후 143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계약 관계에 있어서 법률상 대표 이사를 떠나 본인이 불이익이 없도록 책임을 질 것이며 계약의 연장 및 기타 계약 관계에 있어 A에게 우선적인 선택권을 부여하겠습니다라는 문구와 자필 서명이 적혀 있다. 우다빈 기자

현재 A씨 측은 이달 강남경찰서에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으로 B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19세 미만 청소년을 추행한 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짚은 문 변호사는 "이러한 범죄 피해자는 감당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으며 평생 치유하기 힘든 정신적 고통을 입는다. 피해자에겐 여러 증거들이 있으며 제출할 예정이다. 인권위원회에도 조치할 예정이다. 범행을 부인한 결과가 어떻게 될지 지켜봐 달라"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B씨가 작성했다는 자필 각서가 공개됐다. 해당 문서에는 "본인은 성추행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향후 143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계약 관계에 있어서 법률상 대표 이사를 떠나 본인이 불이익이 없도록 책임을 질 것이며 계약의 연장 및 기타 계약 관계에 있어 A에게 우선적인 선택권을 부여하겠습니다"라는 문구와 자필 서명이 적혀 있다.

과거 근무한 팀장 증언 "B씨 증거 확보"

과거 메이딘 멤버들을 캐스팅하며 일부를 케어하는 업무를 담당했던 팀장 허씨는 "업무 중 B씨가 일부 멤버들을 편애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멤버들을 이간질하는 상황도 있었다. 이후 B씨에게 멤버들의 청소년기 예민함을 고려해 저를 거쳐 소통하라고 했으나 달라지지 않았다"라면서 "방송에서 언급했던 A 멤버가 물의를 일으켰던 것은 사실이 아니다. A는 늘 멤버들 사이를 조율하고자 하는 아이였다. 제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과거 B씨는 앨범 사재기 명목으로 멤버 부모에게 수천만 원부터 억 단위의 금액을 요구했으며 다른 연습생에게 강제추행 및 교제 요구 등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 이는 제가 직접 당사자로부터 확인했으며 가해자의 사과가 없다면 확보한 증거를 공개할 예정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지난해 11월 방송된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세간에 알려진 사건이다. '사건반장'은 신인 걸그룹 멤버 중 한 명이 소속사 대표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녹취록과 제보를 다뤘고 이후 메이딘의 특정 멤버 A씨가 제보자로 지목됐다. 당시 소속사는 성추행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면서 대표와 해당 멤버 사이에는 어떠한 성적 접촉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