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에 대한 내부 불만 ‘공공의 적’ 트럼프 향해
정치인·기업가·일반 시민 똘똘 뭉쳐…"中엔 실존 문제"
벼랑끝 시진핑에 트럼프 관세가 ‘애국심’ 무기 쥐어줘
트럼프도 내부 압박…習, 경제악화 이후 본격 시험대
정치인·기업가·일반 시민 똘똘 뭉쳐…"中엔 실존 문제"
벼랑끝 시진핑에 트럼프 관세가 ‘애국심’ 무기 쥐어줘
트럼프도 내부 압박…習, 경제악화 이후 본격 시험대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민족주의’ 지지 물결을 촉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정치인부터 기업가, 일반 시민 등까지 외부의 ‘공공의 적’에 맞서기 위해 똘똘 뭉치고 있다는 것이다.
中, 시진핑에 대한 내부 불만 ‘공공의 적’ 트럼프 향해
블룸버그통신이 28일(현지시간) “민감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기 위해 익명을 요구한 중국 재계 및 정부 관계자 수십명과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미국의 145% 관세에 맞서 강력히 맞서 싸워야 한다는 굳건한 합의가 형성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때는 중국 내부에서도 시 주석이 너무 빨리 중국의 부상을 외부에 드러냈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지금은 반론이 거의 사라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극단적인 관세 정책이 중국 내부를 똘똘 뭉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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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
中, 시진핑에 대한 내부 불만 ‘공공의 적’ 트럼프 향해
블룸버그통신이 28일(현지시간) “민감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기 위해 익명을 요구한 중국 재계 및 정부 관계자 수십명과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미국의 145% 관세에 맞서 강력히 맞서 싸워야 한다는 굳건한 합의가 형성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때는 중국 내부에서도 시 주석이 너무 빨리 중국의 부상을 외부에 드러냈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지금은 반론이 거의 사라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극단적인 관세 정책이 중국 내부를 똘똘 뭉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중국 내부에선 시 정권에 대한 회의론과 불만이 팽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엄격한 봉쇄조치에 항의하는 동시다발적인 거리 시위가 2022년 말 이례적으로 벌어졌고, 경기 둔화에 따른 팍팍해진 삶, 기업가들에 대한 공격 등을 거치며 불만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이는 최근까지도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이나 묻지마 범죄 등을 통해 표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동부 해안 지역의 금융 투자자, 제조업자, 다양한 부처의 정책 입안자들, 심지어 시 주석과의 권력 다툼에서 밀려난 엘리트 파벌들조차 모두 그를 지지하고 있다. 모두가 시 주석이 미국의 전례 없는 공격에 맞서 굳건히 버티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 저장성의 해안 도시 닝보에서 가구를 수출하는 제임스 장은 “사람들이 절대로 무릎 꿇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포기는 앞으로 나아갈 길이 아닌 막다른 길만 만들 뿐”이라고 말했다.
벼랑끝 시진핑에 트럼프가 ‘애국심’ 무기로 쥐어줘
미국의 대중 관세 145%와 중국의 125% 보복 관세는 세계 최대 경제대국 간 무역을 사실상 전면 중단시킬 수 있는 수준이다. 미국과 중국 모두 경제적 타격을 입겠지만, 당초 무역전쟁이 계속될수록 시 주석은 치명적인 위험을 동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단순한 관세 문제를 넘어 중국의 경제 성장과 향후 수십년 간의 글로벌 영향력까지 좌우할 수 있는 사안이어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현재 수준의 관세가 유지되면 중국의 대미 수출이 80% 이상 감소해 국내총생산(GDP)의 2%를 떨어뜨릴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인 스콧 케네디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무역전쟁은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는 것이지만 중국에는 실존적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마오쩌둥 이후 가장 강력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는 시 주석을 관세로 압박해 먼저 전화 협상을 이끌어내려 시도했다. 즉 시 주석이 먼저 무릎 꿇는 모습을 연출하려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굳건한 애국심’이라는 무기만 쥐어주고 시 주석의 시간을 벌어주는 꼴이 됐다는 분석이다.
알리바바, JD닷컴, 핀둬둬 등 중국 빅테크들도 수출업체를 지원하거나 애국심을 앞세운 캠페인을 벌이는 등 중국 정부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이다. 중형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임원인 비비안 첸은 “이제는 미국과 협상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안한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라나 미터 석좌교수도 “중국 정부가 경제 상황 악화를 설명하거나 정당화해야 할 때, 설령 관세가 실질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이제는 관세 때문이라고 핑계를 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대화할 의향을 내비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확신하지 못해 주저하는 모습이다. 중국 관리들은 어떤 양보를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른 요구를 들고 나올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이 과정에서 시 주석이 약하게 비춰질 수 있는 상황도 극도로 경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관세 부과 이유로 펜타닐과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문제 삼고 있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에도 중국 견제를 압박하는 것을 보면, 중국의 부상을 억누르고 미국의 승리를 분명히 하려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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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
트럼프도 내부 압박…習, 경제악화 이후 본격 시험대
최근엔 트럼프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및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내부에서 더 압박을 받는 모습이다. 중국과의 글로벌 패권 다툼에서도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폐쇄해 신흥국들에 대한 영향력을 스스로 줄였고, ‘미국의소리’(VOA)에 대한 지원 중단으로 중국의 치밀한 선전 전략이 효과를 볼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다.
중국 공산당은 이를 기회로 삼고 있다. 최근 중국 SNS와 인터넷에서는 평화롭고 번영하는 중국을 관세와 폭력으로 괴롭히는 국가로 미국을 묘사하는 콘텐츠가 범람하고 있다. “트럼프 동지가 중국을 세운다”는 농담도 유행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수년 간 중국 관영 매체 보도, 미국 전문가 보고서, SNS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다수 중국인들이 미국이 쇠퇴하고 중국의 시대가 왔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러한 애국주의 분위기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당장은 중국 국민 대다수가 시 주석을 응원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면 그 역시 진짜 시험대에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시 주석은 관세뿐 아니라 소비 악화, 부동산 위기, 인공지능(AI) 시대를 이끌 첨단 칩 개발 부진 등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시 주석의 나이가 올해 71세인 만큼, 2027년 공산당 당대회를 앞두고 후계자 문제도 부상할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이번 위기를 잘 넘기면 중국은 더욱 회복력 있는 국가로 재탄생하고 기술 혁신을 이뤄 세계와 더 깊이 통합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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