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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숨통 트이나···트럼프, 부품 관세율 낮추고 사후환급으로 車업계 공포 달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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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100일 미시간 행사에서
車업계 관세고통 경감 대책 발표할 듯
내달 적용 25% 부품 관세율 조정하고
차값의 3.75% 환급해 관세고통 경감
현대차 대미사업 불확실성 완화 기대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내 행사를 진행하며 발언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내 행사를 진행하며 발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자릿수 자동차 신규 관세를 둘러싼 자동차 업계의 반발을 의식한 듯 수입 부품에 대한 신규 관세율을 낮추고 높아진 관세율 일부를 사후 환급하는 보완책을 추진한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월스트트리트저널(WSJ) 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제조되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외국산 부품에 대한 일부 관세를 완화하고 외국산 자동차에 여러 관세가 중첩되지 않도록 완성차 업계의 관세 고통을 경감시키는 조치를 조만간 발표한다.

이는 트럼프 2기에서 25%로 책정된 자동차 및 부품 관련 고율관세 여파로 미국 완성차 업계가 생산과 경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시장 반발을 청취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5월 3일부터 적용되는 25%의 수입 부품 관세율을 하향 조정할 예정으로 구체적인 수정 세율은 화요일 오후(한국시간 수요일 새벽) 트럼프 대통령의 미시간주 방문을 계기로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WSJ도 관련 단독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시간주 방문을 앞두고 중복 관세에 대한 환급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을 거론했다.

예컨대 25%의 자동차 관세와 함께 미국 완성차 업체들은 철강·알루미늄 관련 25% 관세까지 더해져 고통이 증폭되는 만큼 관세 환급 조치로 이 같은 이중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다.


WSJ는 시행 첫 해에 자동차 가격의 3.75%에 해당하는 금액을 1년간 환급해준 뒤 2년차에서는 이를 2.5%로 축소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환급을 축소, 페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째가 되는 29일 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외곽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석해 쇠락한 미국 제조업을 부활하기 위한 트럼프 2기의 노력과 성과를 호소할 예정이다. 미시간주는 미국 제조업의 쇠락을 뜻하는 러스트벨트 지역 중 한 곳이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WSJ에 “이 조처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부품 공급망을 미국으로 되돌릴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제조업체들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극심한 관세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차 대미사업에도 일부 개선이 기대된다.


같은 날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및 미국 노동자들과 중요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려 한다고 밝혔다. 러트닉 상무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 위대한 우리 미국 노동자들과 중요한 제휴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그러나 최근 편집위원회 사설에서 트럼프 관세정책이 헛된 보조금 지출로 정책 실패와 부패를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개발(R&D)과 반도체, 친환경 에너지 등에 대한 감세와 보조금이 투자와 산업 경쟁력 강화 효과를 거두는 반면 관세 피해를 보는 기업에 직접 주는 보조금과 세금 감면은 경쟁력 강화와 거리가 멀고, 오히려 정부의 잘못된 경제 정책에 대해 시장에 보상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비판이다.


WSJ는 “이런 식의 새로운 감면 방안이 추가되면 미국 세법은 엉망이 되고 법인세 수입이 줄어들 것이며 이는 공화당에 법인세율 인상이라는 압박을 가할 것”이라며 “관세는 직접적인 피해자들을 양산해 경제적으로도 해로울 뿐만 아니라 로비스트들의 면세 및 각종 보조금 요구로 정치적으로도 부패하게 만든다”고 질타했다.

강경 일변도의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정책을 바꾸기 위한 백악관 참모와 외부 기업인들의 변화 압력도 커지고 있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무역 전쟁이 백악관 보좌관이나 내각 각료, 그리고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해 간접적인 수단과 기술을 동원하고 있다.

백악관 참모들은 부드러운 압박과 아첨을 섞어 트럼프 대통령의 세계관을 바꾸기 위해 매일 노력 중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하며 무역 전쟁 완화론자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이 없을 때 트럼프 대통령과 급히 회의를 하는 사례를 들었다.

반대로 지난주 월마트, 타깃, 홈디포 등 미국 대형 소매업계 CEO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도록 주선해 경제난에 대한 시장의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른바 ‘충격’ 요법을 주려는 참모들의 전략이라는 평가다.

악시오스는 백악관 참모들이 데이터와 트럼프의 측근, 트럼프가 존경하는 CEO 등의 조합을 활용해 은밀하고 서서히 트럼프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하며 트럼프가 시청하는 TV 프로그램에 CEO들을 출연시켜 적절한 경고 메시지를 전하게 하는 것도 설득 전략 중 하나라고 전했다.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나 폭스비즈니스뉴스에 많은 관세 관련 뉴스가 보도되는 이유라고 악시오스는 설명했다.

아울러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관리나 제약을 받는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선에서 정보 전달 환경을 조성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을 CEO나 자동차 회사, 주요 소매업체들과 수많은 회의로 가득 채웠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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