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AI 먼데이'가 던진 질문에 후보자가 답하는 방식
"젊은 층들이 낸 새로운 아이디어…순발력·진정성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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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 진행된 'AI 악플읽기' 코너에서 한동훈 후보가 AI의 평가를 받고 있다. /MBN 유튜브 갈무리 |
[더팩트ㅣ이하린 기자] 인공지능(AI)의 활동 영역이 대통령선거 토론회로까지 확대됐다. 진행자가 토론을 진행하던 과거와 달리 AI가 직접 후보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읽어주고 후보에게 답을 요구하거나 AI가 제작한 그림을 바탕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등 대선 보도의 풍경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 경선 토론에 AI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인 챗GPT 기술을 적극 도입했다. 지난 26일 MBN 주관으로 개최된 국민의힘 2차 경선 4강 토론회에서 AI가 사회자 대신 '불편한 질문'을 던졌다. 후보자들은 자신과 관련된 악플을 듣고 1분 내로 답변해야 했다.
AI가 후보자의 약점을 지적한 뒤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대선을 앞두고 진행되는 후보자 토론회에서 AI 챗봇을 활용해 질문을 던지는 방식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토론회에서는 사회자 역할을 하는 앵커의 역할이 컸다. 이들은 주로 토론의 흐름과 쟁점을 주도하며 긴장감 있는 분위기를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지난 2017년 4월 25일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JTBC는 '경제 불평등·안보'를 주제로 60분간 원탁토론을 실시했다. 쟁점이 불분명해지면 사회를 보는 앵커가 논점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당시 손석희 앵커가 사회를 맡아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다소 딱딱한 분위기로 흐를 수 있어 당은 청년층의 시각을 반영해 국민의 흥미를 유도하고자 했다. 호준석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 대변인은 해당 코너에 대해 "젊은 층이 낸 대선 토론회의 새로운 아이디어"라면서 "후보들의 순발력이나 진정성을 검증하려는 의도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AI 도입으로 후보자가 예상치 못한 비판에 즉각 대응해야 하는 코너의 경우, 후보자의 실제 성향과 순발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준비된 발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토론회보다 가볍고 참신한 분위기로 2030세대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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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대선 토론에 AI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인 챗GPT 기술을 적극 도입해 코너를 신설했다. 사진은 김문수,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왼쪽부터)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
다만 전통적인 토론의 긍정적인 영향을 축소시킬 우려도 있다. 심도 있는 논의의 장으로 이끌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사회자가 예리한 질문을 구성하거나 후보 간 논쟁을 유도해 토론을 더 활발하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해 자칫 후보자를 희화화할 수 있다.
아울러 책임 회피의 문제도 있다. 후보가 다소 불편해할 수도 있는 질문에 'AI가 읽은 것'이라며 상황을 넘기거나, 사회자가 직접적인 책임을 회피하는 문제가 지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민주당은 이번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전통적인 토론 방식을 유지했다. 민주당 경선 토론회에서는 AI 기반 토론은 진행되지 않았다. 사회자가 후보에게 경제 정책이나 외교 노선 등 정책에 대한 공통 질문을 하고 후보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어디를 먼저 방문하고 누구를 만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 후보자가 이에 답변하는 방식이다.
일부 언론사는 AI를 활용한 대선 보도도 이어 나가고 있다. 이미 나온 이야기를 새로운 기술로 재해석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YTN은 앵커리포트에서 '대선 AI 한컷'이라는 코너를 활용한다. 각 후보의 대선 행보를 AI가 그림으로 형상화해 소개한다. 예컨대 후보 발언이나 행동 패턴을 AI가 분석해, 기존과 다른 새로운 관점에서 후보들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underwat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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