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발생한 지 5분도 안 돼 불길 바람 타고 산 뛰어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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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틈타 확산하는 산불 |
(대구=연합뉴스) 김선형 윤관식 박세진 황수빈 기자 = 28일 대구 북구 함지산 산불로 인한 인근 아파트 등 민가 피해를 막기 위해 관계 당국이 불길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8시 30분께 언론 브리핑에서 "인명 피해 방지를 위해 조야동과 노곡동 900세대 2천216명에 대피 명령을 내리고 동변중과 팔달초로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노곡동 400세대 676명은 팔달초와 매천초로, 조야동 500세대 1천540명은 동변중으로 대피를 마쳤다.
서변동 2천164세대 3천414명에 대해서도 동변초와 연경초로 선제적 대피에 나섰다.
이날 당국은 북구 조야동, 노곡동, 동변동, 서변동 외 구암동 주민에게도 사전 대피 명령을 발령했다.
일대 요양시설은 총 5곳으로 수용 인원 96명을 요양시설 종사자의 자택이나 대구 의료원 등으로 분산 이송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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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심초사 |
대구의 관문인 북대구 IC는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이날 오후 4시부터 진출입이 통제됐다.
산림당국은 야간에도 소방관, 군 부대 등 인력 766명을 투입해 민간 방어선을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소방본부 진화인력은 인구 밀집지역인 조야동과 서변동에서 방화선을 치고 건축물에 사전에 물을 뿌리는 작업을 할 예정이다.
산림청 진화인력은 화선에 따라 야간 진화지를 지정해 배치될 계획이다.
또 수리온 헬기 2대가 야간에도 투입돼 주택시설물 방어에 집중 투입된다.
산불은 이날 오후 2시 1분께 북구 노곡동 산12에서 시작돼 북구 서변동과 조야동 등 민가 쪽으로 확산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다.
산불은 다량의 연기를 내뿜어 발화 지점에서 수㎞ 떨어진 도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오후 6시께는 '산불 3단계'로 대응 단계가 최고로 격상됐다.
바람은 이날 오후 10시께 잦아들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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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대구 북구 산불 발생 |
조야동 일대에는 "산불이 번지고 있어 주민들께서는 인근 초등학교로 대피하시기를 바란다"는 재난안내 방송이 이어졌다.
목격자들은 연합뉴스에 산불이 발생한 지 5분도 안 돼 불이 바람을 타고 산을 뛰어넘었다고 전했다.
고석만(45·조야동) 씨는 "산에 불이 붙었다가 봉우리에서 또 저쪽 봉우리로 뛰어넘어갔다"며 "산불이 엄청나게 빠르게 넘어가서 감당이 안 될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조야동 주민 A(60대)씨는 "집 바로 근처까지 불길이 왔는데 건물주가 소방용 호스로 물을 막 뿌려 불을 막았다"라며 "집에서 귀중품만 챙겨서 빠져나왔다"고 했다.
한전은 배전선로 일부 구간에 피해가 예상돼 조야동 일대 7가구에 전기를 사전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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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가 위협하는 산불 |
발화 지점은 금호강과 북대구IC 주변이다.
이날 대낮에는 대구 북구와 인접한 중·서구는 물론이고 발화 지점에서 19㎞ 떨어진 경북 경산시 압량읍에서도 산불로 인한 연기가 맨눈으로 확인됐다.
발화 지점에서 직선거리로 7㎞ 떨어진 동구 신암동 동구청에서는 연기와 함께 탄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불이 발생한 북구 일대에는 한때 순간최대풍속 11㎧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강풍이 만들어낸 시커면 연기로 인해 산불이 발생한 지점으로부터 일대 수백m 상공에서 시야가 확보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30분 기준 산불영향구역은 151㏊, 잔여 화선 8.6km, 진화율은 19%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헬기 29대, 진화 차량 73대, 진화인력 738명 등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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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에 번지는 산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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