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회동 뒤 거듭 푸틴에 휴전 촉구
젤렌스키 동의 가능성… 무기 지원 시사
경고 무소용? 러, 우크라에 무더기 드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종전 중재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압박의 방향을 러시아 쪽으로 틀었다. 크림반도 영유권 등 협상안 쟁점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동의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대(對)우크라이나 공습을 이어 갔다.
백악관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州)에서 수도 워싱턴으로 출발하기 전에 취재진과 만나 “나는 그가 공격(shooting)을 멈추고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협정에 서명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이 제시한 종전 방안을 수용하라고 재차 촉구한 것이다. 그는 전날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 참석을 계기로 바티칸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난 뒤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사실을 거론하며 “그(푸틴)는 전쟁을 중단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언급한 뒤 금융 및 2차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러 유인책은 이미 내놨다. 침략국인 러시아를 편든다는 비판을 무릅쓰고 ‘크림반도는 물론 러시아가 현재 점령한 땅도 러시아 영토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들어간 종전 협상안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전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4년 러시아가 빼앗은 크림반도를 단념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크림반도를 포기할 준비가 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번 회동을 통해 모종의 진전이 있었다는 듯한 암시다.
젤렌스키 동의 가능성… 무기 지원 시사
경고 무소용? 러, 우크라에 무더기 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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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이 열린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대화하고 있다. 바티칸=UPI 연합뉴스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종전 중재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압박의 방향을 러시아 쪽으로 틀었다. 크림반도 영유권 등 협상안 쟁점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동의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대(對)우크라이나 공습을 이어 갔다.
크림반도 점령 합법화 카드
백악관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州)에서 수도 워싱턴으로 출발하기 전에 취재진과 만나 “나는 그가 공격(shooting)을 멈추고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협정에 서명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이 제시한 종전 방안을 수용하라고 재차 촉구한 것이다. 그는 전날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 참석을 계기로 바티칸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난 뒤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사실을 거론하며 “그(푸틴)는 전쟁을 중단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언급한 뒤 금융 및 2차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러 유인책은 이미 내놨다. 침략국인 러시아를 편든다는 비판을 무릅쓰고 ‘크림반도는 물론 러시아가 현재 점령한 땅도 러시아 영토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들어간 종전 협상안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전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4년 러시아가 빼앗은 크림반도를 단념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크림반도를 포기할 준비가 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번 회동을 통해 모종의 진전이 있었다는 듯한 암시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실제로 이에 동의했는지는 불분명하다.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 헌법상 영토로 명시돼 있는 데다 러시아에 강제 병합될 당시 큰 충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포기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美 국무, 시한 설정한 듯
미국은 시한도 설정한 듯하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미 NBC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주는 우리가 이(종전 중재) 노력을 계속할지 아니면 다른 문제에 집중할지 결정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전쟁의 유일한 해결책은 양측이 서로 원하는 것을 포기하고 원하지 않는 것을 양보하는 협상에 합의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정황상 러시아를 상대로 하는 얘기일 개연성이 있다.
압박 수단은 제재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에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동에 대해 “아름다운 회의였다”고 평가한 뒤 젤렌스키 대통령이 추가 무기 지원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나는 (종전 협상에서) 러시아와 관련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경고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미국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을 모두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둘 다 사용할 뜻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간밤에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발사한 공격용 무인기(드론) 149대 중 57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해당 공습으로 최소 4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숨졌고 우크라이나도 드론 공격과 포격으로 반격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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