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OSEN=고성환 기자] 결국 34경기 만에 19패를 기록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 홋스퍼 역사상 최악의 사령탑으로 남게 되는 분위기다.
토트넘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34라운드에서 리버풀에 1-5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리버풀은 승점 82(25승 7무 2패)로 2위 아스날(승점 67)과 격차를 15점으로 벌리며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통산 20회 우승을 달성한 리버풀은 홈 팬들 앞에서 기쁨을 만끽했다. 반면 아스날은 3년 연속 준우승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반면 토트넘은 선제골을 넣고도 내리 5실점하며 참패를 피하지 못했다. 벌써 올 시즌 리그 19번째 패배. 토트넘은 승점37(11승 4무 19패)로 16위에 머물렀다.
이는 1992년 PL 출범 이후 토트넘의 한 시즌 최다패 기록(1993-1994시즌, 2003-2004시즌)과 동률이다. 앞서 토트넘은 1993-1994시즌과 2003-2004시즌에 19번 패한 적 있다.
![]() |
문제는 아직도 4경기가 남아있다는 것. 토트넘은 앞으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크리스탈 팰리스, 아스톤 빌라,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맞대결을 치러야 한다. 17위 웨스트햄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강팀이다. 팰리스도 에베레치 에제와 장필리프 마테타 등 폭발적인 공격력을 갖춘 팀이다.
이제 토트넘은 앞으로 한 번만 더 패하더라도 20패를 달성하면서 구단 역사상 38경기 체제 한 시즌 최다 패배 타이 기록을 쓰게 된다. 이는 무려 112년 만의 굴욕. 토트넘은 피터 맥윌리엄 감독이 지휘했던 1912-1913시즌 이후 38경기에서 20번 넘게 패한 적이 없었지만, 이번 시즌엔 최악의 기록을 갈아치울 위기다.
만약 토트넘이 남은 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23패로 시즌을 마친다면 42경기 체제까지 통틀어 한 시즌 최다 패배 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토트넘은 1953-1954시즌과 1974-1975시즌, 1976-1977시즌에 나란히 21패를 기록했고, 1934-1935시즌에는 22패를 기록한 바 있다.
산술적으로 이마저도 뛰어넘을 수 있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토트넘. 게다가 토트넘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리그는 소홀히 하고 있다. 토트넘이 리그에서 어디까지 떨어질지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입스위치 타운과 레스터 시티, 사우스햄튼 3팀의 강등이 확정되지 않았다면 잔류도 장담할 수 없을 처지였다.
![]() |
호주 출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23년 여름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다. 시즌 도중 결별한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후임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스코틀랜드 셀틱을 제외하고는 유럽 커리어가 없었기에 우려의 시선도 많았지만, 그는 시즌 초반 토트넘을 프리미어리그 1위로 올려놓는 돌풍을 일으켰다.
이때까지만 해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자신하는 '공격 축구'가 빛을 발휘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단조로운 공격 전술과 무리한 경기 운영으로 조금씩 구멍이 생기기 시작했고, 강도 높은 훈련과 플레이로 인해 줄부상까지 발생하면서 후반기 와르르 무너졌다.
![]() |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럼에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그는 자신은 언제나 2년 차에 우승했다며 호언장담했고, 토트넘 보드진도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를 투자해 스트라이커 도미닉 솔란케를 영입해줬다. 하지만 토트넘은 더욱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어쩌다 강팀과 맞서 싸워 이기긴 해도 전력상 약팀을 상대로 번번이 발목을 잡히며 승점을 쌓지 못했다.
당연히 토트넘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이들은 이미 몇 달 전부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며 들고 일어났지만, 정작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꿈쩍하지 않았다. 그러자 팬들의 야유와 비난은 갈수록 커졌고, 경기장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충돌하는 일도 발생하곤 했다.
![]() |
![]() |
이제는 토트넘 보드진의 인내심도 바닥난 모양새다.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만약 UE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더라도 시즌을 마친 뒤 경질될 예정이다. '텔레그래프'는 "포스테코글루는 UEL 우승 및 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여부와 상관없이 팀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우승과 관계없이 토트넘에서 나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마지막 희망은 UEL 우승으로 보였다. 현재 토트넘은 어렵사리 대회 준결승에 진출해 있다. 4강 상대는 노르웨이의 보되/글림트. 객관적 전력에선 토트넘이 크게 앞선다. 하지만 여기서 우승해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에서 미래가 없다는 것.
매체는 "포스테코글루의 팀은 리그 19패라는 구단 최다 패배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UEL 우승과 다음 시즌 UCL 진출을 통해 이번 시즌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UEL 결과와 관계없이 포스테코글루가 시즌 종료 후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UEL에서 탈락하거나 서로 이별하는 방식으로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후임으로 안도니 이라올라 본머스 감독과 마르코 실바 풀럼 감독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라올라 감독은 토트넘을 거절하고 본머스와 재계약이 유력하다. 이 때문에 실바 감독이 가장 현실적인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카이 스포츠, BBC, 토트넘, 스쿼카 소셜 미디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