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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선종 후 바티칸의 또 다른 과제 '재정난'…‘프란치스코 효과’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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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이전 부실 경영·부패…지난해 적자 1200억원
트럼프의 USAID 폐지와 기부단체 지원 중단도 타격
자선 단체·기부자, 후임 교황의 프란치스코 ‘포용’ 유산 승계 주시
[바티칸=AP/뉴시스] 디에고 라벨리(왼쪽) 대주교가 26일(현지 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에서 교황 관 위에 성경을 놓고 있다. 2025.04.28.

[바티칸=AP/뉴시스] 디에고 라벨리(왼쪽) 대주교가 26일(현지 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에서 교황 관 위에 성경을 놓고 있다. 2025.04.28.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뒤 장미 한 송이가 남겨진 소박한 그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안치된 교황의 무덤에 참배객이 줄을 잇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떠나고 후임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가 다음달 6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가 12년간 재임하면서 추진했던 포용과 개혁이 후임 교황에 의해 어떻게 승계 처리될 지가 과제로 남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뒤에 남은 것은 또 하나있다. ‘초미니 국가’ 바티칸의 재정난이다.

로마 가톨릭 교회의 ‘바티칸 은행’의 재산은 약 60억 달러에 이른다. 은행은 이를 부동산, 예술품 및 기타 투자 등으로 관리한다.

초미니 국가…오랜 부패 스캔들에 1280억원 손실


오랜 기간 부패 스캔들로 흔들렸던 바티칸의 재정은 프란치스코 취임 이후 손실은 줄어들었지만 지난해 약 8900만 달러(약 128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가 폐렴으로 장기 입원하며 때로는 생사를 오가던 지난 2월에도 교회 모금을 활성화하기 위한 위원회를 세웠다.


‘성좌를 위한 기부 위원회 (Commissio de Donationibus pro Sancta Sede)’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6일(현지 시간) “교황청 조직과 사업에 직접 기부를 요청하는 대담한 시도”로 “프란치스코 교황 취임 이전에 그런 일은 매우 어려웠을 것”이라고 모금 위원회 설립을 평가했다.

그의 선출 이전 수십 년간의 부실 경영과 부패 스캔들로 재정적 평판은 엉망진창이어서 바티칸 은행의 회계 부정과 스캔들이 콘클라베를 뒤덮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직전 이탈리아 은행 당국은 바티칸내 대부분의 ATM(자동입출금기)을 폐쇄하고 바티칸 박물관의 신용카드 거래를 차단했다. 바티칸이 국제 자금세탁 방지 기준을 충족한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다.

100달러 재산 남긴 프란치스코, 감사원 신설·내부 통제 강화


교회에는 뛰어난 신학자만큼이나 뛰어난 사업가적 감각이 필요했다.

떠날 때 100달러의 재산을 남긴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임 중 자신 스스로 청렴한 ‘빈자의 신부’로 살면서 바티칸에는 기부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기부자들에게 안도감을 주기 위해 바티칸의 재정 감독 체계를 현대화했다. 교황 재위 1년 만에 감사원을 신설하고 내부 부패 방지를 위한 통제를 강화했다.

재정투명성 확보를 위해 KPMG와 EY같은 외부 컨설팅·감사 기관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교황청을 더욱 전문적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바티칸은 월가의 자금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중시하는 가치에 투자하기 위한 격년의 ‘임팩트 투자 정상회의’도 개최했다. 기후변화, 보건, 난민, 청년 실업 등을 주제로 이를 지원하는 모델을 찾는 것이었다.

프란치스코는 2023년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에서처럼 주요 국제행사에 연사로 나서기도 했다.

프란치스코가 떠난 뒤 많은 재단과 비영리 단체들은 자신들이 지원하는 인물이 그의 뒤를 계승할 지를 지켜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프란치스코는 중요한 세계적 도덕의 목소리"

차기 교황이 사회 정의와 기후 변화, 이주민, 여성, 그리고 빈곤층의 권리를 위해 노력할까?

비영리 단체와 재단들은 프란치스코의 장례식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국제개발처(USAID) 폐지에 따른 지원 중단으로부터도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서거로 일부 기부자들은 핵심적인 협력자를 잃었다고 느낀다.

세계 최대 규모 가톨릭 자선단체 네트워크 중 하나인 FADICA의 알렉시아 켈리 회장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중요한 세계적 도덕의 목소리였으며 우리는 그를 크게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산 즉 ‘프란치스코 효과’가 화두다. 그는 카리스마와 교황의 권위를 활용해 세계 지도자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까다로운 문제들을 해결을 시도한 것을 지칭한다.

또 다른 의미로는 권력자들을 설득해 자신이 깊이 아끼는 대의를 위해 돈과 영향력을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힐튼재단 바티칸 기부…대부분 프란치스코 교황 재임시인 2020년 이후



콘래드 N. 힐튼재단의 기부 프로그램 담당 부회장 제인 와카히우 수녀는 “아무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리를 완벽하게 대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재단의 바티칸에 대한 기부 약 2850만 달러 중 대부분은 프란치스코 교황 재임시인 2020년 이후 이뤄졌다.

다른 기부 단체들에도 ‘프란치스코 효과’가 이어질지 관심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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