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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잊혀지기 전에" 영화로 본 국군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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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북한 문제, 특히 국군포로를 주제로 만들어진 청년들의 단편영화 2편이 공개됐는데요.

갈수록 잊혀지고 있는, 익숙치 않은 문제를 젊은 감독들은 어떤 시선으로 봤을까요.

이상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영화관에 생소한 포스터 2개가 내걸렸습니다.


한 대북인권단체가 주최한 북한 주제 단편영화 공모전에서 선정된 청년 작품들입니다.

[차동길/물망초 이사장]
"국군포로와 같은 역사의 조난자를 기억하고 그 분들의 아픔과 희생을 잊지 않기 위한 저희들의 노력입니다."


처음 열린 시사회에 관람석은 금세 채워졌는데요.

20분 분량의 첫 번째 영화는 북한과 가까운 한적한 섬마을, 그곳에서 평생을 살아온 할머니의 소소한 일상으로 시작됩니다.

한국전쟁 때 남편이 북한에 포로로 끌려간 뒤로 온갖 차별과 고통 속에서 홀로 세 남매를 키우며 견뎌냈던 시간들.


그 세월을 뒤로 한 채 직접 지은 수의로 갈아입고, 반드시 돌아오겠다는 그리고 끝까지 기다리겠다는 서로의 약속을 곱씹으며 한 많은 눈을 감습니다.

"건강해라. 난 꼭 돌아간다. 걱정마라. 꼭 가족 품으로 돌아갈 거다."

[최예진/'마지막 약속' 프로듀서]
"쓸쓸하고 고통스러운 정서들, 그런 것들을 관객한테 강요하는 게 아니라 담담하게 풀어내고자 했고요."

두 번째 영화엔 귀환한 국군포로 할아버지가 탈북 청년과 함께 등장합니다.

전세 사기를 당한 뒤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살아가는 탈북 청년에게, 국군포로로 같이 끌려갔던 친구를 데려오자고 제안하는데요,

"자네 할아버지, 용근이 형님 유해를 북한에서 고향으로 송환하려고 해. 전 과거보다 지금이 더 중요해요. 그 뿌리 자르고 산 지 오래 됐습니다."

흔적이 지워진 채, 또 뿌리 없이 떠돌던 두 남자가 함께 머물 자리를 찾아가는 이야기.

[정재훈/'자리' 감독]
"국군포로 문제에 익숙하지 않았던 지금 세대의 청년들에게 이런 분들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라고 하는 주제를 전달하려고..."

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예술적으로 해석해본 신선한 시도에 관객들은 감동 어린 박수를 보냈습니다.

MBC뉴스 이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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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기자(sho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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