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대건 기자]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AI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며 고성능·고용량 제품 중심으로 시장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 딥시크 등 오픈소스 AI 모델의 등장이 진입장벽을 낮추고 메모리 수요를 서버에서 소비자 기기까지 확산시키는 새로운 전환점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연평균 약 5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주요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국가별 자체 AI 생태계 구축 노력이 HBM의 장기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AI로 인한 메모리 사업의 구조적 변화가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17.6조 원의 매출과 4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은 이러한 시장 변화를 보여준다.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AI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며 고성능·고용량 제품 중심으로 시장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 딥시크 등 오픈소스 AI 모델의 등장이 진입장벽을 낮추고 메모리 수요를 서버에서 소비자 기기까지 확산시키는 새로운 전환점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연평균 약 5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주요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국가별 자체 AI 생태계 구축 노력이 HBM의 장기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AI로 인한 메모리 사업의 구조적 변화가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17.6조 원의 매출과 4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은 이러한 시장 변화를 보여준다.
AI 메모리 시장 구도는 올해 초 공개된 딥시커(DeepSeek)로 급물살을 탔다. 딥시크가 준 충격은 AI 모델 개발 비용의 획기적 절감이다. 동일 성능의 AI를 더 적은 하드웨어 자원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되면서 AI 개발 시장의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 이로 인해 AI 개발 시도가 급격히 증가했고, HBM뿐만 아니라 고용량 서버 DIMM 수요도 크게 확대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SK하이닉스는 설명했다.
올해도 AI 모델 개발과 추론 작업을 위한 고용량 DIMM 수요가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동안 DDR5 기반 96GB 모듈 수요가 증가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특히 고사양 고용량 서버 D램 수요는 일반 메모리에 비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오픈AI의 o3나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공개한 알파폴드2(Alphafold2) 등 추론 AI 모델의 개발 추세는 더 정확한 결과를 위해 추론 과정을 길게 수정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필연적으로 더 많은 메모리를 필요로 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딥시크가 기폭제가 되어 AI 개발 저변이 확대된 영향을 고려하면 앞으로 AI 개발 및 응용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품질 추론 서비스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모델 훈련도 필요하기 때문에 고용량 서버 인프라 확대는 필연적인 흐름이라는 것이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은 고성능 제품 중심으로의 시장 전환세를 보여준다. 1분기 D램 매출 비중은 80%까지 확대되며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그중에서도 HBM3e와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가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이었다.
이는 D램 시장에서 매출액과 수익성 모두 1위를 달성했다는 조사 기관의 발표로도 입증됐다. 회사는 이러한 추세에 맞춰 DDR5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고수익 AI 메모리 중심으로 D램 리더십을 입증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24GB·32GB와 같은 고집적 제품으로 전환해 원가 경쟁력과 전력 효율을 높여갈 계획이다. 이는 일반 D램 시장에서도 고부가가치 전략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다.
또 데이터센터 내 인프라 확충이 필요해지고 있다. 추가적인 메모리와 검색 지식 저장소를 위한 인프라가 요구되면서 HBM과 D램뿐만 아니라 고성능 TLC SSD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낸드 시장에서도 고용량 QLC SSD 제품 기반으로 eSSD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엔터프라이즈 SSD 매출은 전년 대비 300% 이상 성장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특히 고용량 ESSD 수요가 60TB에서 올해는 122TB로 무게중심이 옮겨지는 추세다.
세계 최고층 321단 기반의 244TB 제품 개발도 추진하고 있어 초고용량 ESSD 시장 선도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일부 빅테크 기업들은 특정 워크로드에서 기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QLC 기반 엔터프라이즈 SSD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가 유의미한 성과로 이어진다면 낸드 시장의 중요한 성장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AI 수요는 서버와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넘어 소비자 기기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PC 시장도 윈도우 10 종료로 인한 교체 수요와 AI PC의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더불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sLLM과 같은 AI 모델 탑재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LPDDR5, LPDDR5X, LPDDR5T와 같은 고성능 모바일 D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미 SK하이닉스는 AI PC용 고성능 메모리 모듈을 1분기부터 일부 PC 고객에게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AI가 서버부터 소비자 기기까지 전 영역에서 메모리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리더로서 파트너들과 적극 협력하며 기술 한계를 꾸준히 극복해 나가고, 차별화된 실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반도체 시장의 급성장으로 HBM 수요는 올해에도 공급 부족 상황이 계속될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공급 업체 간 수주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52.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차세대 HBM3E 영역에서의 기술 리더십이 뒷받침한 결과다.
삼성전자는 HBM3E 12단 등 차세대 제품 양산과 공급 확대를 통해 점유율 회복을 노리고 있다. 전체 HBM 시장으로 보면 42.4%의 점유율로 SK하이닉스를 추격하는 형국이기도 하다. 초기 HBM3E 8단 모델 성능 검증 지연으로 시장 대응이 다소 늦었다는 평가가 있지만, 생산 능력 면에서는 SK하이닉스를 앞선다는 분석도 있다.
3위인 마이크론은 5.1%의 시장 점유율로 아직 격차가 크지만, 최근 엔비디아 공급망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HBM3E 12단의 대량 양산을 시작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HBM3E 12단이 출하량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HBM3E 12단은 엔비디아의 GB300에 맞춰 설계됐다"며 "HBM에 대한 고객 인증에서 좋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로써 SK하이닉스에 이어 엔비디아에 HBM3E 12단을 공급하는 두 번째 업체가 됐다.마이크론은 2025년 말까지 HBM 시장 점유율을 2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업계 3사 간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에도 SK하이닉스는 오는 2028년까지 HBM 수요가 연평균 약 50%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장기적인 시장 성장에 확신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수요 가시성이 높고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투자 효율성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역시 SK하이닉스가 2026년까지 50% 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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