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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석을 예쁘다고 극찬한 것도, 일찌감치 팀 5선발로 낙점한 것도 이유가 있었다. 불펜 피칭에서 볼이 워낙 좋았다. 평소 상대 팀 선수로 오원석을 많이 봤던 이 감독이지만 실제 지켜보니 더 좋고, 또 더 좋아질 여지가 한눈에 보였다. 이 감독은 자신의 휴대전화에 오원석의 폼이 찍힌 사진을 저장해놓고 매일 같이 연구했다. 두 가지 정도만 바뀌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이라 장담했다.
우선 상체의 움직임이었다. 오원석은 와인드업을 할 때 팔을 높게 드는 스타일이다. 힘을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겠지만, 그만큼 상체 움직임이 심해 제구 측면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투구시 뒷다리가 뜨는 경향이 있었다. 영점이 날리는 두 가지 이유였다. 이 감독은 두 가지만 잘 고쳐지면 대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만큼 공도 많이 들였고, 대화도 많이 했다.
그런 오원석은 올 시즌 kt 선발의 한 축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27일까지 시즌 6경기에 등판해 33⅓이닝을 던지면서 3승2패 평균자책점 2.97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6경기 중 4경기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이었고, 4경기는 2실점 이하 경기였다. 그냥 운이 아니었다. 피안타율 0.188,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1.05다. 성적표에 이름을 가리고 세부 지표를 놓고 보면 에이스급 투수의 성적으로 충분히 착각할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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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오락가락하는 점은 있다. 이 감독은 “드래그 라인을 만드는 것은 생각은 계속 하는데 또 안 될 때가 있다. 하루 아침에 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높낮이는 (기복은)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근래에는 아예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세트포지션으로 던지는 날도 있다. 상체 움직임을 줄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렇다고 구속이 줄어든 것도 아니다. 이 감독은 오히려 마음가짐의 차이라고 설명한다. 이 감독은 “2S에서는 148㎞이 나오고, 2B에서는 142~143㎞이 나온다”고 했다. 구속은 충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고, 단지 심리적인 문제만 극복하면 된다는 것이다.
꾸준하게 상담하고 면담하며 선수의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이 감독은 “볼넷을 줄 때 너무 신기하게 보낸다. 택도 아닌 공을 던진다. 왜 그렇게 볼이 들어갔는가에 대해 생각하는 여유를 가지라고 자꾸 이야기를 한다. 마운드에서 한 번 더 생각할 여유가 있어야 한다. 자꾸 주입을 시켜야 한다”고 오원석이 아직은 과도기에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예전처럼 피해가거나, 그냥 집어넣는 공이 많이 줄어든 것은 수확이다. 좋은 성적에도 칭찬보다는 보완점을 더 길게 설명한 이 감독도 “2S때 강한 볼을 던지더라. 많이 좋아졌다”고 흐뭇한 미소는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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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도 “원석이가 5선발인데 2~3선발처럼 던져준다”고 끝내 참았던 칭찬을 터뜨렸다. 그렇다면 이 감독이 불펜에서 봤던 그 공은 도대체 어떤 수준이길래 더 채찍질을 하는 것일까. 이 감독은 “불펜 때 구위가 나오면 나는 손도 못 댈 것 같다”고 했다. 이 수준이 지금 오원석의 기대치다. 이제 24살의 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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