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율 89.77% 민주당 후보 확정
"대통령 제1과제 국민통합 책임"
3년 전과 달리 성장·실용주의 앞세워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는 수락연설에서 '사상과 이념에 얽매이지 않는 실용주의로 진짜 대한민국을 열어가겠다'며 △민주주의 회복 △국민대통합 △새로운 경제 성장 등을 미래 비전으로 제시했다. 3년 전 대선 당시 "부패 기득권 세력과의 최후 대첩" 등을 거론하며 한껏 날을 세웠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태도다.
다만 내란 세력에 대해선 엄정 처벌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국가 폭력 범죄자의 경우 살아 있는 한 언제라도 처벌받을 수 있도록 공소시효를 없애고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수도권 정견 발표)며 내란 세력에 대한 일벌백계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국민대통합과 실용을 내세우면서도 내란세력과는 함께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한 것이다.
3년 만에 다시 '민주당 후보'가 된 이 후보가 선택한 단어는 '통합'이다. 이 후보는 27일 경기 고양킨텍스에서 열린 마지막 경선에서 최종 후보로 선출된 직후 수락 연설을 통해 '통합'을 총 14번 언급했다. '국민(51번)'과 '대한민국(17번)'을 제외하고 이날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다. 3년 전 수락 연설에서 이 후보가 통합을 불과 2번만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통합에 대한 이 후보의 인식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대통령 제1과제 국민통합 책임"
3년 전과 달리 성장·실용주의 앞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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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경선 및 최종 후보자 선출 대회'에서 최종 후보로 확정된 뒤 손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는 수락연설에서 '사상과 이념에 얽매이지 않는 실용주의로 진짜 대한민국을 열어가겠다'며 △민주주의 회복 △국민대통합 △새로운 경제 성장 등을 미래 비전으로 제시했다. 3년 전 대선 당시 "부패 기득권 세력과의 최후 대첩" 등을 거론하며 한껏 날을 세웠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태도다.
다만 내란 세력에 대해선 엄정 처벌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국가 폭력 범죄자의 경우 살아 있는 한 언제라도 처벌받을 수 있도록 공소시효를 없애고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수도권 정견 발표)며 내란 세력에 대한 일벌백계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국민대통합과 실용을 내세우면서도 내란세력과는 함께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한 것이다.
3년 전 딱 두 번 외친 통합, 14번 쏟아냈다
3년 만에 다시 '민주당 후보'가 된 이 후보가 선택한 단어는 '통합'이다. 이 후보는 27일 경기 고양킨텍스에서 열린 마지막 경선에서 최종 후보로 선출된 직후 수락 연설을 통해 '통합'을 총 14번 언급했다. '국민(51번)'과 '대한민국(17번)'을 제외하고 이날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다. 3년 전 수락 연설에서 이 후보가 통합을 불과 2번만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통합에 대한 이 후보의 인식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이 후보는 "지금 이 순간부터, 이재명은 민주당의 후보이자 내란 종식과 위기극복, 통합과 국민행복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의 후보"라며 "더 낮은 자세로 정치의 사명이자 대통령의 제1과제인 국민통합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3 불법계엄을 두고도 "대화와 타협을 배제하고 상대를 말살하겠다는 저열한 욕망"으로 규정하며 "미세한 차이로 승리했지만, 모든 것을 차지한 저들은 교만과 사욕으로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다짐이자 '0.73%포인트 승리'에 안주하지 않고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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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왼쪽부터), 김경수, 김동연 예비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
이 후보는 통합이야말로 국정의 최우선 가치이자 최종 목표라고도 언급했다. "민주주의 복원과 성장 회복, 격차 완화의 길 모두 국민통합의 길"이란 것이다. 다만 불법계엄 세력에 대해선 '묻지마 봉합' 대신 철저한 책임규명을 통한 '선별적 통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념·사상 무의미... 실용주의 앞세운 성장
통합의 다음은 '성장(5번)'이다. 3년 전 이 후보를 상징했던 "소년노동자" "변방의 아웃사이더"는 사라졌다. 그 대신 실용주의와 먹사니즘, 잘사니즘이 빈자리를 채웠다. 그는 "'먹사니즘'의 물질적 토대 위에 '잘사니즘'으로 세계를 주도하는 '진짜 대한민국'으로 도약하자"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어떤 사상과 이념도 국민의 삶과 국가의 운명 앞에서는 무의미하다"며 실용주의 원칙도 재차 강조했다. "불로소득을 완전히 뿌리 뽑겠다"며 기득권 세력의 강한 반발을 샀던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그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고루 나누는 것이 양극화를 완화하고 함께 잘 사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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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된 후 수락연설을 하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성장 담론 관련해선, 그가 당대표·경선 시절부터 내세운 'ABCDEF' 성장 전략이 대표적 어젠다가 될 것으로 보인다. ABCDEF 성장 전략은 인공지능(AI), 바이오(Bio), 문화(Culture), 방위산업(Defense), 에너지(Energy), 제조업(Factory) 분야를 국가의 중점 추진 과제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인데, 이날 연설문 곳곳에도 내용이 배치됐다.
반성문 쓴 대선 3수생, 성남 시절 '초심' 언급도
대선 3수생인 이 후보인 만큼 이번 대선 '승리'(10번)에 대한 간절함도 묻어났다. 3년 전 대선 패배에 대한 반성문으로 연설을 시작한 그는 "패배도 아팠지만, 패배 그 이후는 더 아팠다"며 "그 뼈아픈 패배의 책임자, 저 이재명을 여러분이 다시 일으켜 주셨다.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변호사 이재명'에서 '정치인 이재명'으로 변신한 계기가 됐던 2004년 성남시립병원 설립 운동을 떠올리며 "주권자가 맡긴 권력으로 주권자를 꺾고, 국민의 혈세로 국민을 공격하는 반정치, 반민주주의를 극복하고 싶었다"는 '초심'도 언급했다. 그는 당시 1만여 명의 주민 동의를 얻어 전국 최초의 주민발의 조례안을 발의했지만 좌절됐고, 항의 과정에서 그의 정치 인생 내내 꼬리표처럼 따라 붙게 될 전과(특수공무집행방해)를 얻기도 했다.
그는 "경기도민의 부름을 받아 경기도를 바꾸었고, 민주당원들의 소망을 따라 당원중심 민주정당, 유능하고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었다"며 "국민의 염원, 당원의 소망을 따라 새로운 대한민국을 꼭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라는 국호 그대로 이 땅 위 모든 사람이 주인으로 공평하게 살아가는 '진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자"고 각오를 다졌다. 이 후보는 후보 수락 연설이 끝난 뒤 지지자들을 향해 5초간 큰절을 했고, 지지자들은 박수를 보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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