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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지만 잘 싸웠다' 김동연·김경수, 정책 대결로 대권 잠룡 '각인'

머니투데이 김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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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뉴시스] 조성우 기자 =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된 후 인사를 하고 있다. 2025.04.27.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고양=뉴시스] 조성우 기자 =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된 후 인사를 하고 있다. 2025.04.27.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이재명 후보의 압도적인 승리로 막을 내렸다. 김경수·김경수 경선 후보는 열세임에도 비방이 아닌 자신만의 정책과 비전을 무기로 레이스를 완주하며 민주당의 잠재적 대선 주자임을 각인시켰다.

민주당은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수도권(서울·경기·인천) 및 강원·제주지역 합동 순회경선을 실시하고 이날까지 집계된 순회경선 결과와 재외국민 선거인단 투표, 국민여론조사 등을 합산한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대선 후보를 선출했다. 이재명 후보는 누적득표율 89.77%를 기록해 제21대 대선 민주당 후보로 확정됐다. 김동연·김경수 예비후보는 각각 6.87%, 3.36%의 득표율로 고배를 마셨다.

김동연·김경수 후보는 이번 경선에서 상호 비방이 아닌 정책 경쟁에 집중했다. 김동연 후보는 권력기관·공직사회·정치권에 이르는 '기득권 공화국' 해체를 주장했다. 부장급 이상 판검사들의 경우 퇴직 후 5년간 대형로펌에 취업할 수 없게 하고 로펌에서 공직으로의 임용을 금지하는 이른바 '한덕수 방지법'과 부장급 이상 판·검사가 퇴직 후 3년간 선출직 출마를 제한하는 '윤석열 방지법'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김경수 후보도 마찬가지다. 절대빈곤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전 국민 중위소득 40% 최저소득 보장 △돌봄 보험 통합 및 '돌봄 매니저' 배치 △대학 서열화 완화 등을 제안했다. 대학 서열을 막기 위한 공약으로 "한국형 국립대, 사립대 연합체제를 완성해 전국에서 동시에 선진 교육 거버넌스를 작동시키겠다"고 했으며, 징병·모병 혼용제 개편안도 내놓아 신선하다는 반응을 이끌었다. 외교·안보 정책이 정쟁의 대상이 아닌 정권이 바뀌더라도 유지될 수 있도록 평화협력부 설치를 제안하기도 했다.

(고양=뉴스1) 안은나 기자 =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25.4.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고양=뉴스1) 안은나 기자

(고양=뉴스1) 안은나 기자 =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25.4.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고양=뉴스1) 안은나 기자



두 후보는 열세인 상황에서도 민주당 안에서 원팀임을 강조했다. 김동연 후보는 이번 지역순회 경선에서 여러 차례 "내란 종식을 선두에서 이끈 이재명 후보와 단식까지 결행한 김경수 후보를 향해 박수를 보내달라"고 했으며, 김경수 후보도 "이재명·김동연과 함께 단순한 승리가 아닌 압도적 승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날 정견발표에서도 김동연 후보는 "민주당의 이재명, 민주당의 김경수, 민주당의 김동연이다. 모든 당원의 민주당, 모든 국민의 민주당이 되자"고 했다. 김경수 후보 역시 "품격있는 경선을 함께 만들어낸 우리 모두는 한 팀"이라며 "민주당의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반드시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만들어 내야 한다. 오늘은 4기 민주정부로 가는 새로운 시작은 날이다. 반드시 성공시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후보의 이런 자세는 민주당 경선을 분열이 아닌 화합으로 이끌었단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열리게 된 2017년 조기 대선을 앞두고 치러진 민주당 경선에서는 당시 문재인·안희정·이재명 후보 간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며 이른바 '친명·친문 갈등'의 도화선이 됐고, 2022년 대선 경선의 경우 이재명·이낙연 후보 간 흠집 내가 과열 양상을 보여 '명낙대전'이라고 불렸다.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가 이번 경선을 통해 당내 유력 대권 잠룡임을 부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갈등 없는 화합의 승부를 펼쳤다는 점에서 당내 지지층 확장의 가능성을 열어뒀고, 다가오는 전국동시지방선거나 차기 총선에서 민주당을 대표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단 반응이다.

김경수 후보의 경우 복권 후 처음으로 국민·당원 앞에 공식적으로 나서며 중앙 정치 무대에 연착륙했단 반응이 나온다.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인 김동연 후보가 이재명 선거 캠프 전면에 나서긴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김경수 후보의 경우 이런 부담이 덜한 만큼 자신이 지사 직을 지낸 경남을 중심으로 선거 운동에 적극 나서며 자신의 정치 연고지에서도 서서히 녹아드는 계기로 삼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수락 연설을 통해 "김동연·김경수 후보 모두 고생하셨다. 두 분은 민주당의 귀한 자산"이라며 지지자들에 박수와 응원을 부탁했다. 이어 "이제부터 김동연의 비전이 이재명의 비전이고 김경수의 꿈이 이재명의 꿈"이라며 "더욱 단단한 민주당이 돼 원팀으로 승리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양=뉴시스] 조성우 기자 =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김경수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4.27. photo@newsis.com /사진=고승민

[고양=뉴시스] 조성우 기자 =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김경수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4.27. photo@newsis.com /사진=고승민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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