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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는 건 기대하지 않아"…거장 '앤디 워홀' 작품, 실수로 쓰레기통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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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호르스트 지방자치 당국이 보유
대형 폐기물과 함께 버려진 것으로 추정
미국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1928~1987)의 작품이 네덜란드에서 당국자의 실수로 폐기되는 일이 벌어졌다.

26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지난 24일 네덜란드 남부 마스호르스트 지방자치 당국이 보유 중인 예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워홀의 실크스크린 판화 작품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해 독립 기관에 조사를 의뢰했다고 보도했다. 사라진 작품은 1980년대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 네덜란드 여왕이었던 베아트릭스를 묘사한 초상화다.

앤디 워홀의 1985년작 '군림하는 여왕들'. 최상단이 네덜란드의 전 여왕 베아트릭스의 초상화다. 위피피디아

앤디 워홀의 1985년작 '군림하는 여왕들'. 최상단이 네덜란드의 전 여왕 베아트릭스의 초상화다. 위피피디아

당국 관계자들은 이 작품이 실수로 '대형 폐기물'과 함께 버려졌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해당 예술 작품을 찾을 수 있다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워홀의 작품 외에도 45점의 다른 작품도 같은 방식으로 분실됐다. 잃어버린 예술품의 가치는 총 2만2000유로(약 35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작품들은 모두 자치단체 건물 보수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지하실에 보관되었다가 이후 보호 조치 없이 다른 장소로 옮겨졌고, 2023년 누수 사고로 인한 피해를 본 뒤 다른 장소로 옮겨졌다. 현지 언론은 해당 사고를 책임질 담당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어떻게 이런 실수가 발생했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건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당국은 11월에 예술품이 사라진 사실을 지난해 11월 알아차리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신속하게 조처하지 않았다.

한편 예술품이 실수로 버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네덜란드 다른 지역의 한 박물관에서는 엘리베이터 기술자가 빈 맥주 캔 두 개처럼 보이도록 만든 예술 작품을 실수로 버렸다가 되찾은 일이 있었다. 이 작품들은 쓰레기 봉지에서 발견됐고, 두 캔 모두 온전한 상태였다. 이후 해당 작품은 세척된 후 다시 전시됐다.

또 2019년 미국 마이애미에 전시된 이탈리아 현대미술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은 단순히 벽에 덕트테이프와 함께 붙인 바나나 한 개가 약 12만달러(약 1억6800만원)라는 거액에 팔리면서 화제가 됐다. 그런데 전시 개막 도중 퍼포먼스 아티스트 데이비드 다투나가 전시된 바나나를 떼어내 먹어버리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이를 '배고픈 예술가'라는 작품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사건 후 갤러리는 바나나를 즉시 교체하는 한편 "작품의 진정한 가치는 바나나 자체가 아닌 그 아이디어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3년 한국에서도 해당 작품이 서울 리움미술관에 전시됐는데 한 대학생 관람객이 배가 고프다며 바나나를 먹어버린 일이 일어났다. 이때도 미술관은 바나나를 새것으로 교체해 전시를 이어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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