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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뉴시스 |
‘바람의 손자’의 안타 행진은 계속된다.
연이틀 아쉬운 심판 판정이 나온 가운데 외야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흔들림 없이 존재감을 뽐냈다.
그는 27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미국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와 홈경기에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시즌 타율은 0.330에서 0.327(104타수 34안타)로 소폭 하락했지만,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제아무리 까다로운 투수라도 문제없다. 첫 타석부터 빼어난 컨택 본능을 선보였다. 이정후는 1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텍사스 우완 투수 타일러 말리가 3구째 던진 시속 135㎞ 커터를 때려 좌익수 앞 안타를 신고했다. 타구속도는 155.3㎞가 나왔다.
두 번째 타석에선 더 강한 타구를 만든 이정후다. 팀이 0-2로 뒤처진 3회 말 1사 1루에서 말리의 스플리터를 쳐 161.3㎞ 총알타구를 쐈다. 텍사스 유격수 닉 아메드의 호수비에 걸려 안타로 이어지진 못했지만, 좋은 타구를 만들어 낸 것은 틀림없다.
이 두 타석의 의미는 크다. 이날 등판한 상대 선발 말리는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0.68을 기록할 만큼 최고의 투구를 펼치고 있다. 이날 5이닝 2실점을 허용했지만, 여전히 평균자책점 1.14(31⅔이닝 4실점)로 MLB 전체 2위다. 이 같은 투수를 상대로 이정후는 첫 타석 커터, 두 번째 타석 스플리터를 타격해 좋은 타구를 만들어냈다. 그만큼 약점 없는 타자로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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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뉴시스 |
존재감이 커지는 만큼 개운치 않은 판정도 많아지고 있다. 5회 타석에서 말리의 2구째 하이패스트볼이 바깥쪽 높게 들어왔다. 하지만 주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MLB닷컴에서 제공하는 게임데이의 투구 추적에 따르면 스트라이크존을 걸치지 않고 벗어난 공이다. 그대로 불리한 수싸움을 받아 든 이정후는 3구째 반대 배터박스로 온 스플리터에 배트를 내밀 수밖에 없었고,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비슷한 상황은 전날에도 나왔다. 지난 26일 같은 곳에서 열린 텍사스전 9회 말 몸쪽 공을 피하려다 배트에 닿은 이정후의 파울성 타구가 헛스윙 삼진으로 판정된 바 있다. 이정후는 파울이라고 주장했고, 실제 중계방송서 나온 느린 장면에서도 배트에 맞은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억울하지만, 그만큼 이방인의 존재감이 커졌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작은 불운을 딛고 묵묵히 제 길을 가야 할 시점이다. 이정후는 4월 내내 가파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올 시즌 출루율(0.388)과 장타율(0.558) 모두 고공행진을 유지하는 중이다. 필요할 때면 장타는 물론, 특유의 빠른 타구로 상대 수비를 끊임없이 압박하고 있다는 점도 돋보인다. 매 순간 자신의 가치를 꾸준히 증명해 나가고 있는 ‘빅리그 2년 차’ 이정후를 향해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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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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