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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P 1위' 투수가 5선발이라니…문동주 폭풍 성장→최소 볼넷 1위 놀랍다, 대체 무슨 변화가 있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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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문동주.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문동주. /한화 이글스 제공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파이어볼러 문동주(22)가 진정한 선발투수로 거듭났다. 최고 시속 160km 강속구가 트레이드마크이지만 최근 들어 변화구 구사가 눈에 띄게 좋아지며 제구까지 안정됐다.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인데 9이닝당 볼넷이 가장 적은 투수로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났다.

문동주는 지난 2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치러진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7⅔이닝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 호투로 한화의 2-1 승리를 이끌며 2연패도 끊어냈다.

지난 13일 대전 키움전(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 비자책), 19일 대전 NC전(5이닝 5피안타 1볼넷 1사구 7탈삼진 2실점)에 이어 최근 3경기 모두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3승(1패)째를 거둔 문동주는 평균자책점도 3.68에서 3.03으로 낮췄다. 이닝당 출루 허용인 WHIP는 규정이닝 투수 32명 중 전체 1위(0.84)로 올라섰다.

압도적인 투구였다. 권동진에게만 안타 3개를 맞았을 뿐 나머지 8명의 타자들에게 안타를 맞지 않았다. 7회까지 2루 베이스조차 허용하지 않을 만큼 위력적이었다. 7회까지 총 투구수 84개로 데뷔 첫 완봉승까지 노려볼 만한 페이스. 8회 볼넷, 안타, 희생플라이로 1점을 주고 투구수 100개를 채운 뒤 1만7000명 만원 관중의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으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한화 문동주.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문동주. /한화 이글스 제공


경기 후 문동주는 완봉승 도전에 대해 “전혀 아쉽지 않다. 8회에 투구수가 많아져도 우리 팀 불펜이 워낙 좋기 때문에 한 타자, 한 타자 아웃을 잡는데 집중했다”면서도 “8회 선두타자(유준규) 볼넷이 아쉽다. 선두타자를 잡고 갔으면 8회를 제가 마무리할 수 있었을 텐데 스스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며 실점의 빌미가 된 볼넷을 아쉬워했다.

이날 문동주의 볼넷 2개는 올 시즌 개인 6경기 통틀어 가장 많은 것이다. 앞서 5경기 중 2경기가 1볼넷, 3경기가 무볼넷. 올 시즌 29⅔이닝을 던지며 삼진 32개를 잡았고, 볼넷은 4개만 내줬다. 9이닝당 볼넷 1.21개는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32명 중 가장 적다. 지난해까지 3년간 9이닝당 볼넷이 3.27개였는데 올해 크게 줄였고, WHIP 1위로 올라선 배경이 됐다.


150km대 중후반 강속구를 뿌리는 파이어볼러는 어느 정도 제구 불안을 동반하기 마련인데 이렇게 볼넷이 적다는 점이 놀랍다. 직구뿐만 아니라 변화구 구사 능력이 향상되면서 훨씬 더 공격적인 승부를 들어가고, 효율적인 투구가 이뤄진 영향이다.

한화 문동주.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문동주. /한화 이글스 제공


이날 KT전에도 문동주는 최고 시속 156km, 평균 152km 직구(42개)보다 슬라이더(24개), 포크볼(20개), 커브(8개), 투심(6개) 등 변화구를 더 많이 사용했다.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변화구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을 정도로 투구 패턴도 강속구 투수의 정석을 벗어났다. 슬라이더, 커브로 카운트를 잡으며 결정구로 포크볼과 직구를 썼다. 이날 탈삼진 8개 중에서 6개의 결정구가 포크볼이었다.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는 주무기. 여기에 강속구로 허를 찌르면서 루킹 삼진 2개를 뺏어내기도 했다.

최근 변화구 비율이 높아진 것에 대해 문동주는 “구종이 조금 많아지면서 (레퍼토리가) 다양해졌고, 직구에 헛스윙 비율도 높아진 것 같다. 직구가 (맞아서) 앞으로 나가는 타구도 많이 없어졌다. 변화구가 다양해지니 직구도 더 자신 있게 쓸 수 있게 됐다”며 “모든 구종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할 수 있다 보니 변화구 비율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프로 1~2년차 때까지 문동주는 직구와 커브 비중이 높은 투수였다. 강한 공을 뿌리지만 단조로운 이미지가 있었고, 제구가 안 좋은 날에는 타자들이 직구만 노리고 공략했다. 하지만 지난해 후반기부터 고교 시절에 쓴 포크볼을 봉인 해제했고, 올해는 슬라이더의 구종 가치가 상승했다. 커터처럼 빠르게 휘는 것이 있고, 느리지만 각이 있는 것도 있다. 두 가지 종류의 슬라이더 같은데 문동주는 “그건 아니다. 그냥 천천히 던졌다 세게 던졌다 (속도 조절) 하는 것이다. 타자들이 두 가지 구종으로 느낀다면 저한테는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화 문동주.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문동주. /한화 이글스 제공


이렇게 변화구 완성도가 높아진 이유에 대해 문동주는 “비결은 없고, 열심히 잘 준비했다. 포수 최재훈 선배님 리드가 정말 크고, 전력분석을 해주시는 (윤)윤덕이 형이 매 경기마다 포인트를 잘 짚어주신다. 거기다 던지기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드니 불안함보다 확신이 선다”며 뒤에서 도와준 윤윤덕 전력분석원에게 특별히 고마움을 전했다.

제대로 쓸 수 있는 변화구가 늘어나며 레퍼토리가 다양해지고, 직구 위력이 상승했다. 확실한 전력분석 속에 공격적으로 승부를 들어가면서 볼넷이 확 줄고 투구수 관리도 이뤄진다. 이닝당 투구수(14.4개)도 규정이닝 투수 중 3번째로 적다. 저절로 이닝 소화 능력도 좋아질 수밖에 없다. 겨우내 어깨 재활로 인해 시즌 초반에 빌드업 과정을 밟으면서 투구수 제한이 있었지만 이제는 완전히 풀렸다.

문동주는 “오늘 긴 이닝을 던지며 선발투수로서 역할을 잘 해낸 것 같아 좋다. 앞으로도 이런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겠다”며 “우리 팀에선 제 실력이 5선발이다. 저만 잘하면 우리 선발진이 국내 최고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선발진에 누가 되지 않게끔 잘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동주 같은 투수가 5선발이라니, 한화의 성적이 안 날 수가 없다. /waw@osen.co.kr

한화 문동주.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문동주. /한화 이글스 제공